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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톨드 갤러리-런던의 숨겨진 미술관 추천

by 온화

코톨드 갤러리 (The Courtauld Gallery)

코톨드 갤러리는 런던 서머셋 하우스에 위치한 미술관이다. 좋은 미술관이 많은 런던에서 숨겨진 보석 같은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미술관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인상주의 작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네, 모네, 고갱, 고흐, 르누아르, 세잔, 쇠라 등 미술사를 접해봤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거장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특히 에두아르 마네의 걸작 <폴리 베르제르의 술집>(원본)과 <풀밭 위의 점심>(원본의 복사본으로, 원본은 파리 오르세에있다) 반 고흐의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과 <크로의 복숭아밭>, 드가의 <무대 위의 두 무회>를 실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폴리 베르제르의 술집>에 숨겨진 구도의 비밀,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에서 공허한지 씁쓸한지 모를 고흐의 표정, <무대 위의 두 무회> 속 두 발레리나의 우아한 몸짓, 이런 그림 속의 정교함을 스스로 음미해보는 시간과, 나아가 인상주의 작품의 향연 속에서 유유자적 거닐어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면 코톨드 갤러리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더불어, 코톨드 갤러리의 전시공간 내부가 아름답다. 특히 핵심이 되는 것은 파란색 나선형 계단이다. 계단의 디자인이 우아하기 때문에 층을 이동할 때마다 눈이 즐겁다. 관광객들이 소장품 사진 못지 않게 계단 사진 촬영에 열을 올릴 정도이다. 또한 입장료가 유료라 사람이 많이 없어 분위기가 조용하고, 소형 갤러리라 내부가 아담하다. 소음이나 체력을 신경쓸일 없이 편하게 내부를 구경할 수 있기 때문에 코톨드 갤러리의 아름다움은 다른 곳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미술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기념품샵이기도 하다. 코톨드 미술관의 기념품샵은 지하 1층에 있는데, 파리 마레지구의 편집샵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감각적이다. 공간 자체가 미술관의 분위기와 어울리게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서 여기서는 기념품뿐 아니라 인테리어에 대한 영감까지 얻어갈 수 있다. 기념품으로는 보라, 분홍, 노랑 등의 파스텔톤을 감각적으로 조합해서 만든 에코백과, 세잔의 사과, 드가의 발레리나 같이 인상주의 작품 속 핵심 소재를 사용해서 만든 벳지가 특히 예쁘다. 가장 유명한 마네와 고흐의 작품이 담긴 마그넷과 엽서 또한 실물과 가깝게 제작되었기 때문에 기념용으로 가져가기 좋다. 입장하는 순간부터 나가는 순간까지의 모든 경험이 만족스러운 이곳이 바로 코톨드 갤러리다.


런던을 떠나 한국으로 온 지 시간이 어느덧 3주 넘게 지났지만 여전히 서머셋 하우스 안에 있는 워치하우스 카페에서 플랫화이트를 마시며 코톨드 갤러리 입장 시간을 기다리고, 학생 혜택으로 갤러리에 무료로 들어가도, 괜히 예쁜 난간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면서 계단을 걸어올라가고, 좋아하는 인상주의 화가의 붓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기념품샵에서 친구가 어떤 색감의 에코백을 좋아할지 고심한 그 모든 순간들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상태에서 런던 여행을 한다면 내셔널 갤러리와 테이트 모던같은 란던의 터줏대감 미술관뿐 아니라 런던의 숨겨진 보석인 코톨드 갤러리도 방문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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