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이 이렇게 끝나가고 있다. 지금 2025년을 딱 20분 남겨두고 이 글을 쓴다. 나도 참 게을러 빠진 것 같다... 항상 이렇게 늦게 글을 올리다니. 오래 글을 쓰고 싶은 소망을 지키려면 이 습관도 새해가 되면서 버려야 할지 모른다. 아무튼 2025년은 그 해가 가진 격동만큼이나 빠르고 가파르게 지나갔다. 지난 해보다는 조금 괜찮았다고 할 수 있으려나? 그래도 폭풍같았던 작년보다는 조금 돌풍의 속도가 줄어든 건 사실이다.
올 한 해 연예계는 여러 뉴스와 함께 돌아갔다. K-pop의 여전한 인기와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기이기도 했고, 뭔가 한계에 부딫친 아쉬움도 함께 보여준 한 해이기도 했다. 그리고 연예인들의 사건사고가 특정 시기에 완전히 몰려서 터진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었다. 지금 세어보면 올해 활동이 힘들어진 연예인들만 몇 명인지... 매해 소위 '나락' 을 가는 연예인들은 많이 생기지만 유독 올해는 그 스케일이나 사이즈가 남달랐던 것 같다.
2025년, 새해를 마무리하며 몇 가지 연예계 뉴스를 생각해보겠다. 마무리하며 쓴 글인만큼 전문적으로 사건을 분석한 글은 아니라는 걸 양해해주길 바란다. 먼저 4세대 후반기 걸그룹들의 정착이 눈에 띄었다. 3년 전 IVE, 르세라핌, 뉴진스가 4세대 걸그룹의 서막을 열었던 것처럼 올해는 아일릿, 이즈나, 하츠투하츠, 유니스 등 4세대 후반기 걸그룹들이 자신들의 파워를 어느 정도 들어내며 가요계에서 확실한 나와바리를 차지했다는 느낌이다. 보이그룹 시장이 여전히 쇠락기를 못 벗어나는 것과 달리 걸그룹은 아직도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대중적 파워가 남아있다. 아마 2026년 가요계는 좀 어떠려나? 아마 BTS가 완전체로 컴백하는 만큼 보이그룹 시장은 다시 한번 부흥기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걸그룹 시장은 4세대 후반기 걸그룹의 지속적인 성장과 4세대 전반기 걸그룹의 자리다지기가 진행될 것 같다는 예측을 해본다.
특히 4세대 걸그룹 얘기를 하다보면 뉴진스를 빼놓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이전 사설에도 이야기했지만, 뉴진스가 활동을 못 한지 어언 1년 반에 가까운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18개월, 짧지 않은 공백기에도 여전히 뉴진스의 화제성이 식지 않은 걸 보면 그들이 얼마나 인기 많은 걸그룹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오랜 공방 끝에 뉴진스는 결국 며칠 전 4명만 살아남으며 완전체로 뭉치지 못했다. 어도어는 멤버 다니엘 씨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그녀의 가족 중 1명을 이번 분쟁사태에 주요 원인제공자로 지목했다. 그들을 끌어안으려던 어도어가 공식적으로 다니엘을 배제한 만큼 뉴진스가 다시 5명으로 뭉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워졌다. 긴 공백기동안 그들의 컴백을 기다리던 팬들, 버니즈들에게는 사형선고 같은 소식인 것 같다. 난 이 분쟁에 대해 여타부타 말하고 싶지 않지만, 한창 잘 나가던 시절에는 BTS 수준의 세계적 인기와 대중성을 걸그룹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큰 기대를 가졌었다. 이런 전도유망한 그룹이 1년 반만에 어른들의 법적 송사에 인질처럼 엮여 저렇게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된 것이 허탈할 뿐이다. 과연 4명의 뉴진스는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까? 이제 4인조 뉴진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하겠지만, 5명 완전체의 공식이 깨져버린 팬들은 아직 변화된 뉴진스를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 같다.
올 초 배우 김새론 씨의 죽음도 연예계의 큰 화제였다. 3년여 자숙을 하고 이제 활동을 재개해보려던 그녀는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한 때 커리어 전환에 성공한 대표적인 아역배우로 많은 기대를 받던 것을 생각하며 너무 허탈한 마무리였다. 더욱 슬픈 건 현재까지도 그녀의 죽음에 남긴 여러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주기에 가까워진 지금도 그녀의 죽음은 해답을 못 찾은 상태다. 너무 많은 것이 꼬여버려 어디서부터 매듭을 풀 수 있을지 이제는 가늠조차 안 되는 것일지 모른다. 김새론 씨의 죽음은 과연 어떤 형태로 최종적으로 기억될 것인가, 그리고 그녀와의 송사에 엮여버린 배우 김수현 씨의 향후 미래는 어떻게 될까? 여러가지 질문들이 떠돌지만 확실한 답은 내릴 수가 없다. 난 한 쪽을 편드는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김수현 씨가 개인적으로 송사가 해결되면 과거 마이클 잭슨이 그랬던 것처럼(MJ는 2005년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뒤 몇 년간 외국에서 거주하며 심신을 정리했다) 외국에 나가서 잠시 쉬었다왔으면 좋겠다. 거기서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며 향후 활동계획을 짜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사건을 계속 흔들며 가만두지 않으려는 국내보다는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조금은 생길 것이다. 누구에게도 여전히 꽉 묶여있는 매듭으로 남아있지 않기를 바래본다.
올 연말에는 사건사고가 줄줄이 터졌다. 과거 11월 괴담이라고 했던가? 11월에 연예인들이 한번에 사건사고에 휘말린다는 연예계의 오랜 괴담이다. 11월을 잘 피했다고 생각했지만 12월 초에 들어서자 조진웅, 조세호, 박나래 씨의 사건이 동시에 터졌다. 특히 박나래 씨의 사건은 키, 입짧은햇님 등 다른 연예인들에게까지 파장이 확장되고 있는 것 같다. 이들은 모두 방송에서 하차하며 대중들과 이별했고 사건은 여전히 진행중인 상태다. 특히 조진웅 씨는 소년범 시절 사건이 밝혀지자 연예계를 은퇴하며 배우라는 직업까지 버렸다. 갑자기 연달아 이런 사건이 터지니 마치 망치로 맞은 듯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이들 모두 사건을 잘 해결하고 각자 선택한 계획대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어느 쪽에게도 불이익은 없도록.
마지막은 좋은 얘기로 끝내겠다. 배우 김우빈-신민아 커플이 결혼을 했다. 김우빈 씨는 몇 년 전 비인두암으로 투병하며 신체적으로도 큰 위기를 겪었던 경험이 있었다. 그 힘든 시간을 신민아 씨가 옆에서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며, 마침내 영원한 사랑에 이르게 되었다는 건 너무 감사한 일이다. 결혼식에서 주례를 선 스님이 말하길 신민아 씨는 김우빈 씨의 완쾌를 위해 공양미를 이고 기도했다고 한다. 알려진 것처럼 신민아 씨는 불자, 김우빈 씨는 나와 같은 가톨릭 신자다. 두 사람의 행복은 예수님과 부처님이 동시에 이뤄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두 분이 같이 힘을 안 쓰곤 이런 좋은 결과를 어떻게 만들 수 있었을까? 나도 가끔은 부처님께 힘 좀 빌려달라는 엉뚱한 기도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나 같은 인간이 좀 사랍답게 살 수 있겠지...
아무튼 2025년이 막을 내려가는 상황에서 올해의 마지막 글을 쓴다. 독자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2026년은 공교롭게도 나의 해인 말띠이다. 말띠에 과연 어떤 행운이 찾아올까? 난 사주팔자를 믿는 사람은 아니지만 말띠의 해인 올해 나에게 조금의 길이라도 열렸으면 좋겠다. 나도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