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하나라는 이름은 지난 몇 년동안 한국 언론의 연예면, 사회면을 주기적으로 장식했던 이름이다.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나름 잘 살던 그녀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여러 연예인들과의 스캔들, 마약 투약 등 각종 구설수로 욕을 먹고 감옥에도 들락거렸다. 황하나 씨의 구설수 때문에 남양유업의 대중적 평판까지 흔들렸다는 중론이 나올 정도로 그녀가 일으킨 사건의 여파는 실로 엄청났다. 출소 후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행방이 묘연하던 그녀는 얼마 전 캄보디아에서 근황이 포착되었고, 최근 국내로 돌아와 마약 투약 혐의로 다시 재판을 받을 운명에 처해있다.
황하나 씨는 귀국 후 인터뷰에서 자신이 처벌을 받을 걸 감수하고라서도 돌아온 이유에 대해 어머니로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그녀를 조롱하지만 난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 같았다. 마약은 스스로를 위해서, 좋아서 하는데 그녀가 드디어 자신이 아닌 남을 먼저 생각하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2세의 탄생은 어찌 보면 황하나 씨로선 다시 괜찮은 삶으로 재기할 수 있는 좋은 시작점이 될 지 모른다. 그 어떤 치료나 처벌보다도 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난 마약을 하는 사람들을 손가락질 받아야 할 나쁜 사람이라곤 보지 않는다. 마약 때문에 삶을 해매는 사람은 사악한 사람이 아니라 편찮은 사람일 뿐이다. 일반 환자와 마약사범의 다른 점은 일반 환자는 의도치 않게 아프게 되었지만, 마약사범은 본인의 선택으로 아프게 되었다는 차이 밖에 없다. 마약을 하는 것도 술, 담배나 도박처럼 본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국가나 사회가 아무리 말린다고 되지도 않고 또 지나치게 개입하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고도 생각한다. 더불어 교도소를 보낸다고 마약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순진한 것이다. 오늘 여기서 이야기하는 황하나 씨의 사례만 봐도 저런 생각은 쉽게 논파할 수 있다. 감옥에 이미 다녀온 그녀는 캄보디아까지 날아가서 마약에 손을 댔고, 거기서 뿌리를 뻗혀 더욱 타락한 삶을 살다가 돌아왔다. 감옥이 한 인간을 마약으로부터 떨어뜨려 놓을 수는 있어도 잊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마약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처벌과 비난이 아닌 치료와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감옥에 2~3년씩 무의미하게 집어넣으면서 거기에 있는 사람들과 매일 약 얘기만 하는 것보단 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며 마약의 잔상을 씻어내는 것이 제일 효율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동기부여를 주어야 한다. 내가 마약 대신에 집중할 수 있는 목표를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삶에 있어서 목표가 심어지면 일단 마약은 2순위가 된다. 자신이 세운 목표에 점점 집중하다보면 마약은 순위 밖으로 밀려나 더 이상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 될 수 있다. 마약을 잊는 건 불가능하기에, 중요하지 않게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마약으로 망가진 사람들을 일으켜 줄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이다. 그저 감옥에 가두고, '약쟁이' 라고 비난하면서 정작 개인이 마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알려주지 않는 것이 현 한국 사회의 문제일지 모른다.
이번 황하나 씨의 귀국은 희망적인 시작점을 삼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한다. 그녀에게 지켜야 할 아이가 생겼으니 말이다. 과거 커트 코베인-코트니 러브 부부는 유명한 마약중독자였다. 코트니는 딸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도 헤로인을 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의사는 코트니의 마약 복용으로 인해 기형아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며 낙태를 권유했지만, 딸을 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커트는 이 모든 나쁜 가능성을 감수하고 딸 프랜시스를 결국 품에 안았다. 이들이 비록 마약을 끊지는 못했지만 '자신' 만을 생각하며 마약을 하던 이기적인 영혼에서 딸이라는 제3의 존재를 생각하는 이해적인 영혼으로 변한 것이었다. 커트가 죽고 코트니는 오랜 시간이 걸려 현재는 어느 정도 마약에서 탈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통해 비록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 당시 가지게 되었던 작은 동기부여가 오랜 시간이 들어 그녀의 삶을 조금이나마 나아지게 만들었다고 믿을 수 있게 되었다.
난 황하나 씨를 비웃거나 놀리고 싶지 않다. 그녀에게 아이라는 동기부여가 생겼으니, 어느 정도 희망적인 그림자가 찾아온 건 틀림없어 보인다. 지난 시간은 잊지는 말되 뒤로 묻고, 아이에 집중하면서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마약은 실컷 해봤으니까 조금 미뤄두고, 당분간은 사랑하는 아이의 행복과 기쁨을 만들어주는데 한번 미쳐보라는 이야기다. 아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위해 집중할 때 얻는 희열이 마약의 쾌락보다 최소한 적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그녀의 새로운 인생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