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를 피우겠다.

나에게 주식투자로 성공할 자질이 있는가.

by 언더독
나에게 주식투자로 성공할 자질이 있는가.
피터 린치

피터 린치는 이게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는 주식투자 성공을 위한 자질은 다음과 같다.


인내심

자신감

상식

고통에 대한 내성

초연함

고집

겸손

유연함

독자적으로 조사하려는 의지

실수를 기꺼이 인정하는 태도

전반적인 공포를 무시하는 능력


그는 이런 자질을 갖는 최고의 사람들은 IQ 기준 상위 3%에서 하위 10% 사이라고 한다.

지나치게 똑똑하지도, 멍청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투자를 잘한다고 말한다.


진짜 천재들은 이론적 사고에 지나치게 골몰한 나머지 주식의 실제 움직임에 계속 농락당한다고 한다.

주식의 움직임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단순하다고 말한다.


붉은색으로 표시한 부분은 개인적으로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질들이다. 나의 주식 투자 경험을 비추어 보면 저 항목들의 능력치가 가장 많이 필요했다. 인내심, 상식, 고통에 대한 내성, 고집, 전반적인 공포를 무시하는 능력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능력을 고르고 골라 꼽자면 인내심과 고통에 대한 내성이다. 나는 내가 해본 것에 대해서는 확실하고 구체적으로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이다. 내가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투자로 재미를 보고자 하는 가벼운 마음이 있는 사람에게는 미안하다. 미안하지만, 해보니 저랬다.


한국 흙수저들 중 트레이딩으로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위치까지 갈 수 있는 인물은 소수이다. 여기서 말하는 트레이딩이란 스켈핑, 단타, 스윙, 옵션, 선물 거래 등을 뜻한다.


그러면 나머지들은 수익을 못 내느냐. 그렇지 않다.

나는 트레이딩을 하지 못한다. 능력이 안된다. 시도는 해보았다. 스윙을 공부해서 시도해 본 적 있는데, 또이또이였다. 가치 투자도 못한다. 나는 지표에서 적정 주가를 판별하지 못하겠다. 못하는 건 못한다 해야 한다. 창피할 거 없다. 어차피 할 줄 안다고 말하고 다니는 주변 사람들 중에 진짜 돈 벌고 있는 사람 거의 없다. 창피하다고 해도 계좌 깡통차는 것보다야 낫지 않은가.


나는 장기투자를 하며 주로 퀀트 베이스 투자를 한다. 그렇게 수익을 낸다.


대부분의 평범한 이들은 나와 같은 식으로 수익을 내야 한다고 본다. 나를 포함, 우린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 그걸 알아야 한다. 이런 방식을 통해 수익을 내려면 가장 필요한 것이 '인내심'과 '고통에 대한 내성'이라는 것이다.


늘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하락세는 오래간다. 늘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수익은 적다. 늘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자산 증식 속도는 느리다. 그래서 인내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게 인내를 하면서도 출퇴근을 견뎌야 한다. 그리고 출퇴근 길에 보이는 외제차와 스카이스크레퍼에 대한 시기심을 견뎌야 한다. 명품을 두르고 다니는 이들의 아우라를 보고 난 뒤, 초라한 내 모습을 본 고통을 견뎌야 한다. 그래서 고통에 대한 내성이 필요하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주식투자이다.

이건 절대로 꽁으로 돈 버는 것이 아니다.

정직한 대가 지불이다.


내가 자유인이 되는 그날. 시가를 피우겠다. 장고처럼.

내 빛나는 청춘을 지출 통제의 벼랑 끝으로 몰아놨기 때문이다.

내가 이러하듯, 자수성가한 인물들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렀다.

그들을 욕하지 말고, 스스로를 고통 속으로 빠뜨려라.

참된 자유인이 되고 싶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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