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와라.
나는 맨날 독자들에게 잔소리하는 작가이다. 고통을 피하지 말라며 떠벌떠벌하는 작가다. 그렇게 하려면 나 먼저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내가 솔선수범을 하는 청사진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약 반년 간 끝없는 거절세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받고 있는 거절세례는 출판사를 향한 원고 투고이다. 기다리고만 있어야 하는 입장이고, 주사위는 내 손을 떠난 상황이다. 매일 새로 온 출판사들의 거절 통보 메일을 보며 기똥차게 상쾌한 하루를 시작한다. 이젠 일상이 되었다. 성대한 아침, 화장실에서 담배 한 대 땡기며 육두문자와 함께 샤워를 한다.
같이 사는 대학 동기는 회사 출장 때문에 뮌헨에 가있다. 5월 대부분은 집에서 혼자 살게 생겼는데, 완전한 고독을 다시금 마주하게 되니 신경쇠약이 도졌다. 어제는 팔 굽혀 펴기 218개 했다.(정확히 218개를 맞춘 것은 정말로 신경쇠약이 도졌기 때문이다.) 양치할 때마다 삼두근에 쥐가 나서 아주 덜떨어진 놈처럼 양치를 한다.
나의 직접 경험을 통해 하나 더 증명한 것이 있다. 지금 겪는 고독과 고통은 술, 담배, 여자로도 해결이 안 된다. 지금 내 옆에 '듀아 리파'가 앉아있더라도 나는 일 생각을 하며 스트레스받아할 것이다. 정말 그럴 것이다. 이 고통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최소화하는 방법은 다시 이곳에서 글을 쏟아내는 것이다. 다시 고통을 직시하는 것이다. 산책 한번 하고 오면 어차피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여기서 글을 쓰는 것과 출판사들의 오케이 사인이 나오는 것에 큰 연관은 없을 것이나, 아주 미약한 가능성이라도 더 만들어줄 수 있다. 고통을 직시하며 무한히 괴로워하고 구렁텅이 같은 고독감을 느끼며 다시금 일에 집중하는 이 전체의 과정이 성공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 이걸 내가 증명해 보이겠다. 이걸 증명해야 가까운 미래에서 강연할 때, 허여멀건한 놈이 편법 찾는 질문 하면 제대로 팩트폭행 해줄 수 있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였다. 출판사들에게도 커리큘럼이라는 것이 있었고, 평소에 출판하던 성향과 다른 책을 중간에 시장에다 내놓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런 뉘앙스를 띈 답변을 받고 있다. 특이하긴 특이하다는 것이다. 특이하기 때문에 출판사들의 회의 중 이 사람 저 사람 의견이 많이 갈렸다고 했다.
나중에 목표한 바를 이뤄서 더 큰 물에 가게 되면 지금보다 더 심한 고통이 올 가능성이 있다. 이를 대비해 미리 훈련을 해두는 것이라고 생각하려 한다. 고통스러운 일들에 웃어넘길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다.
첫 투고 시점에서 2주가 경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