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 결과.
결론 : 0.21%의 확률을 뚫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도 전진할 것이며 그래야만 한다.
정식으로 공지된 바, 제 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 결과는 12월 21일에 나온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항간에 도는 소문에 의하면 이미 수상작은 정해졌고, 해당 작가들에게 개별 연락이 갔다고 한다. 아직까지 별다른 연락을 받지 못한 나와 같은 상황의 작가들은 실망감이 말도 못 할 것이다. 실제로 지난 11월 말에 기고된 브런치 글 중 특별상에 선정되어 연락을 받았다는 작가가 올린 글도 있었다.
어제 일터에서 이 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전두엽이 아득했다. 다른 작가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나는 이번 도전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고도의 집중과 몰입 상태였다. 잔혹한 흙수저 유년기와 청년기를 지나오며 스스로 고통스럽게 터득했던 흙수저를 위한 경제적 갱생 방안을 아낌없이 갈아 넣어 정성을 다해 한 땀 한 땀 만들었다. 정말로 대상을 받고 싶었다. 나에게는 지금 상황을 타개할만한 제일의 돌파구라는 생각에서였다. 절박했던 것 같다.
그래서 어제 매일 쓰던 글 못썼다. 매일 읽던 책도 안 읽었다. 퇴근하고 원룸 방바닥에 누워 병든 닭처럼 꾸벅꾸벅 졸다 깨다를 반복했다. 무기력했다. 오늘의 해가 뜨기 전 아주 긴 잠을 잤다.
확신에 가까운 추측을 한 뒤 30시간이 지난 지금, 조금이나마 정신을 가다듬었다. 어찌 되었든 글쓰기는 포기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제껏 해본 것 중에 글쓰기가 제일 적성에 맞다. 뭐가되었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허심탄회하게 할 수 있다. 회사에서 허심탄회하게 말하면 밥줄이 끊긴다. 표현의 자유를 진정으로 누릴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아주 큰 가치이다. 글쓰기가 없다면 나는 화병에 명대로 못 살 것이다.
'내가 발악을 했지만 결국 상도 못 탔고 다아 끝났구나. 망했구나.' 라며 주저앉을 수가 없다. 내 삶의 모토는 가난을 향한 저항정신이다. 스스로와 부모, 형제, 벗들을 지켜내는 게 내 의무이다. 포기할 수가 없는 것이다. 보다시피 나도 강철멘탈이 아니다. 실패가 덮치면 나도 똑같이 아프다. 그러나 가슴속 깊은 탄탄한 줄기는 멘탈이 무너진다고 같이 무너지지 않는다. 언젠가부터인가 나는 그런 고목나무 같은 남자가 되었다. 말라서 죽은지 오래되었지만 커다랗고 단단하게 서있는 고목나무 말이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돈에 대해 10년이 넘게 공부하며 부의 시스템을 깨우쳤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노예 매트릭스의 삶에서 가족 구성원들이 혹사되어 나가떨어지는 것을 보고선 어린 맘에 한이 맺혔었다. 나와 비슷한 과거가 있는 흙수저들은 계속 저항하고 전진하길 바란다. 어차피 실패는 당신이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들 몸통을 수도없이 덮칠 것이다.
뭔가를 하다가 잘 안되어서 포기하면 성공의 가능성이 0%이다. 잘 안되었고, 잘 안되고, 잘 안될 거라도 계속 전진하면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걸 잊지 말고 후퇴하지 말라. 성공이 어렵다는 팩트와 같이 이 말도 팩트이다.
내 30년가량 인생의 정수를 담아낸 글이 수상에 실패한 것 같다. 브런치에서 매일 한두시간씩 공들여 글 쓴다고 금전적인 보상이 있는 것도, 누가 대단히 알아주는 것도 아니다. 그저 희미한 가능성 한 줄 보고 멍청이처럼 또 펜을 굴리고 자판을 두들기며 원룸 방에서 홀로 쓴다. 나를 보고 포기하지 말지어다.
흙수저 2030들이여.
우리는 자본가의 노예로 살기 위해 이 땅에 태어난 것이 아니다.
저항하고 또 저항하고 또다시 저항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