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힘, 스스로 생각하는 아이
요즘 4살 난 아이를 키우며 교육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교육업계에 10년 넘게 있으며 교육과 상담을 해왔지만, 그건 한 발자국 떨어진 조언이었고 지금은 제 발에 떨어진 일이라 어렵고 새롭습니다.
저는 워킹맘이라 시간이 많지 않아 주중엔 매일 해야만 하는 활동을 배치하고, 주말엔 체험활동을 하되 최대한 다양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호기심을 키울 수 있도록 계획합니다.
하루에 책은 10권 정도는 읽어주고, 쓰기와 학습지 같은 앉아서 하는 활동도 20-30분씩 정도는 계획합니다.
주말에 갈 곳을 주중에 정하며 주말을 오롯이 아이를 위해 사용하고 이 정도면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러던 지난주, 우연히 지역 카페의 글을 읽다가 37개월 아이의 엄마가 쓴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글의 내용은 아이가 인지 검사를 하러 갔는데
1. 팔꿈치가 무엇인가? 2. 곡식이 무엇인가?(여러 가지 그림들 가운데서 고르기) 3. 윷은 무엇인가?(여러 가지 그림들 가운데서 고르기)
이러한 질문들을 받았다고 합니다.
질문의 요지는 37개월에 이런 걸 아는 게 정상인지? 너무 어려운 질문을 한건 아닌지 였습니다.
저도 이 질문들은 어렵다고 느끼며 댓글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댓글에는 3개 전부 다는 몰라도 몇 개씩은 알고 있다는 글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충격을 받은 저는 그다음 날 저희 아이에게 이 3가지 질문을 했고, 하나도 맞추지 못하는 아이를 마주하며 절망감에 빠졌습니다.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인지검사에 나올법한 내용을 아이가 모른다니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물론 저희 아이는 33개월이지만 제가 아이에게 다양한 것들을 접하게 해 준 게 맞는지 점검할 수밖에 없었고 그 이유를 조금씩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의 문제점은
1. 책을 많이 읽어주었지만 상식과 관련된 자연과학 책을 자주 읽어주지 못했다.
2. 읽은 책을 바탕으로 체험활동을 연계시키지 못했다.
3. 지금 계절과 날씨, 변화하는 것들을 느끼며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을 배치하지 못했다.
4. 아이가 동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주로 동물과 관련된 체험활동을 제시했다.
5. '나'와 관련된 내용(나의 느낌, 몸의 기관 등)을 알려주지 않았다.
6.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 내용을 재밌게 알려줄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찾으면서 제가 해오던 상담을 생각했습니다.
저는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방향을 잡고 상담을 해 왔으며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 외에 생각이 뻗어나갈 수 있게 책을 읽어주고 체험활동을 하며 아이 스스로 느끼고 배울 수 있게 도와줄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예를 들자면,
주제: 가을
-가을에 볼 수 있는 것들을 이야기 나누고 관련된 책 읽기를 합니다.
-가을에 관련된 영상물을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주중에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곳을 갈 수 있도록 계획합니다.(가을산, 가을 곤충, 가을 관련 박물관 등)
-가을 산을 가기로 결정했다면 가기로 한 산을 미리 검색해보고 지도도 살펴봅니다.
-주말에 가을 산을 가면서 내가 미리 알아본 가을의 모습과 유사한지, 내가 봤던 것들(잠자리, 낙엽 등)이 있는지 확인하고 관찰합니다.
-곤충 체집이나 낙엽을 줍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봅니다.
-집에 돌아와서 가을에 볼 수 있는 것들은 왜 가을에 볼 수 있는 것인지 이야기 나누어 봅니다.
-가을 산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며 회상합니다.
-느낀 점을 글로 쓰거나 그림으로 그리기, 혹은 사진을 뽑아 스크랩합니다.
-가을과 관련된 책을 다시 읽습니다.
이렇게 활동할 수 있도록 상담을 온 부모님들에게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정작 저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았고 즉흥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교육의 기본은 무엇일까요?
교육의 기본은 아이 스스로 아이 주변의 세계를 탐색하고 알아가고 느끼는 것입니다.
부모는 아이가 좀 더 시야를 넓힐 수 있도록 돕고, 방향을 잡지 못할 때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저는 '내가 해줬다'에 포커스를 두며 자족하며 지냈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부모님이 그러할 것입니다. 체험활동 다녀오고 책 읽어주면 할 일을 다했구나....
물론 그 정도도 훌륭하지만 마인드를 살짝 틀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내가 알려주었다'가 아닌 '우리 아이가 스스로 세상을 알아가고 있다'로요.
더 많은 글을 보시려면 : 라엘엄마의 육아일기 (withla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