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시신경의 오류, 세상이 흐려질 때
1. 현실 - 초점이 흐려지는 순간
회사 회의 중,
은서는 슬라이드를 바라보다
갑자기 눈앞이 흐려졌다.
초점이 어긋났고,
글자가 물처럼 번졌다.
눈을 깜빡였지만
초점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뭐야...
나... 눈이 안 맞나?”
피로해서 그런 거라며
스스로를 안심시키려 했지만,
이건 단순한 피로가 아니었다.
2. 내부 - 시신경 경로, 왜곡 시작
Optic Line - 시신경 중계소
시신경(OPN-2)은
망막에서 받은 빛의 정보를
해석 가능한 형태로
대뇌 시각피질로 전달하는
정보의 주 운반로였다.
하지만 지금,
신호 흐름이 이상하게 굴절되고 있었다.
“좌안 입력 신호 불안정.
중심 시야 외곽부 왜곡 발생.”
통신 주관자 비셀(Bicel)은
즉시 분기 접속부를 점검했다.
“혈류 저하 감지.
추골동맥 후방 분지의
망막 중심 동맥 공급 저하 의심.”
3. 현실 - 세상의 선이 무너질 때
은서는 회의실을 나와
자판기 앞에 섰다.
그런데 자판기의 불빛이
눈에 찌르듯 강하게 느껴졌다.
눈을 가늘게 떴다.
이제는 빛이 불쾌해졌다.
“왜 이렇게... 눈이 민감하지?”
현실의 빛과 그림자가
뒤섞이기 시작했다.
4. 내부 - 정보의 착오, 감각의 거짓말
비셀은 데이터를 다시 정렬했지만
망막에서 오는 신호의 왜곡이
점점 더 심해졌다.
“지금 보이는 세상은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
정보가 뒤틀리자
대뇌 시각피질의 해석도
오차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색은 옅어졌고,
거리감은 헷갈렸으며,
빛과 그림자의 경계가 흐려졌다.
5. 현실 - 불안은 시야에서 시작된다
은서는
점점 주변이 답답해지는 걸 느꼈다.
“보이는 게 불안해...
그럼 내가 지금 뭘 믿어야 하지?”
눈을 감았다가 뜰 때마다
다시금 ‘세상이 낯설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시신경은
가장 먼저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불안을 만들기도 한다.
에필로그 - 감각이 틀어질 때, 세계는 무너진다
빛은
신경을 따라 뇌로 간다.
그러나 그 길에
혼란이 끼면,
세상은 진짜와 거짓이 섞인 풍경이 된다.
시신경은 속삭인다.
“세상이 이상해진 게 아니야.
지금...
내가, 나를 오해하고 있어.”
다음 화 예고
제26화 - “근육들의 작당, 힘 빠진 하루”
팔에 힘이 없다.
계단을 오를 때 다리에 탄력이 사라지고,
물건을 집다가 자꾸 미끄러진다.
운동신경과 근육섬유,
그 조율의 문제가 시작된다.
이제 몸은,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이지 못하는 나날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