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점쟁이

by 리스본여행기

백수가 됐고

점집을 차리기러 했다

사주 역학 이런거 관심 없다

난 눈썰미로 승부한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당연한 대답을 희망한다.

넌 외향적이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며, 진취적이야. 그러니 넌 공무원이 어울려.

말이 안되지만 말이 되게끔 할 것이다.

2018년 2월의 어느날.

난 졸업을 했다.

시끄럽고 북저거리며, 저마다 학교에 대한 마지막 추억을 마무리 하는 졸업식장.

난 들러리였다.

좋은 직장을 구한 친구들은 무척 밝은 표정으로 학교를 배경으로 가족과 친구들과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고,

나처럼 오늘 이후 해야 할 일을 찾아야 하는 사람들은 씁쓸한 미소로 내일을 걱정하고 있었다.

불확실이라는 것은 불안을 가져온다.

친구들의 웃음 뒤에서 난 내일의 불안을 고민한다.

나와 같은 처지의 친구들과 어울리게 된다. 가벼운 주머니 탓에 간단한 안주를 앞에두고 소주 잔을 기울이며, 신세한탄을 한다.

한잔씩 걸치고 나니 승훈이는 내게 말했다.

"야!! 넌 생긴건 멀쩡한게 왜 면접만 보면 광탈이냐?"

"아무래도 넌 뭔가 문제가 있어. 우리 이모가 말해준 점쟁이가 있는데 거기 한번 가 보자. 우리의 문제점을 알려줄지 아냐?"

친구는 점을 보러 가자고 했다.

약속시간보다 조금 앞서 도착한 나는 그 점장이의 통화를 듣게 되었다.

그 통화를 듣고난 후에 서일까, 난 왜 그의 말에 억지스럽단 느낌을 받았다.

허긴, 배우들도 신내림에 대한 연기를 하는데 나도 연기를 하면 되는거 아닐까?

다행히 난 탈이 좋았다.

표정이 얼굴에 잘 드러나지 않았고, 처진 입꼬리 탓에 사람들로 하여금 내 의중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을 이끌어 냈다.

뭐, 나도 한번 해 보자.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디선가 그랬던것 같다. '사주는 통계학이다.'

용한 점쟁이가 나오는 모든 영화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영화속 점쟁이들의 행동이나 말투를 따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어린 시절 대구에 살았던 점은 내가 가진 중요한 무기가 되었다.

'난 빙의 했을 때 사투리를 쓴다는 설정으로 가자.'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우선 포탈사이트에 [점집 창업] 이라고 검색해 보았다.

점집을 통해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만 있을 뿐 나처럼 점집을 창업하려는 사람은 없었다.

그럼 난 이렇게 해야 겠다.

미니멀리즘에 가까운 내 방을 잘 정리해서 내 방에서 손님을 받아야 겠다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블로그를 활용해 적당히 내가 용한 것처럼 몇몇 글을 올려놓고

기다렸다.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났다.

이렇게 몇일이 지난 후에

이 짓을 그만둬야 겠다는 생각이 들때 즈음

모르는 번호에서 전화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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