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년 xx월 xx일, 사주 좀 봐주세요."라며 큰 아들한테 카톡이 온다.
며칠 전 사주적성 상담사 초급자격증을 땄다고 아이들한테 자랑질을 한 후폭풍이다.
어찌어찌 통과는 했지만 남을 봐줄 만한 수준은 못되는데 괜히 자랑을 늘어놓았나 보다.
시작한 지 5년이 넘었건만 벽을 넘지 못한다.
꼬마들이 자연분만을 할 상황이 못돼서 기왕이면 다홍치마란 생각에 날짜를 받다가 시초가 된 셈이다.
첫째, 둘째 날짜를 다 받았으니 이번이 벌써 세 번째 명리 공부다.
그렇게 해도 '4만 시간의 법칙'에는 택도 없으니 어려운 것이 당연할 지도 모른다.
학창 시절 이렇게 열심히 했으면 뭐가 돼도 됐을 것인데.
그래서 학창 시절에 오는 두 번째 대운에 공부를 뜻하는 '인성'과 친구를 뜻하는 '비겁'이 중요하다고 했나 보다.
"누구 사주냐?"라고 물었다.
말하기 좋은 사주면 묻지도 않았겠지만 있는 대로 얘기해도 되는지 알기 위해서다.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이래서 어려운가 보다.
나쁜 사주가 없다고 한 선생님 말씀이 생각나 좋은 점만 열심히 찾아 알려주었다.
그리고 곤란하니 이런 숙제 주지 말라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은 잘 나가는 사람이 될 건지? 부자가 될 건지? 언제 대운이 오는지? 나쁜 일은 없는지? 등등이다.
그런데 나 같은 시로도는 명리를 배우면서 깨우친 이치를 말하고 싶어 한다.
듣는 이가 이해도 안 되는 얘기를 늘어놓으니 좋아할 리 만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