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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올 이상은 Oct 29. 2023

아들에게 주는 팁, 세 번째

말, 말, 말

말이 많아지면 나이가 먹었다는 증좌다.

하긴 몇십 평생을 살아왔으니 얼마나 많은 희로애락이 있겠는가!

말이 많은 것까진 용서할 수 있어도 한 얘기 또 하고 한 얘기 또 하는 건 용서가 안된다.

하긴 나이 먹으면 그렇게 놀랄 일도, 그렇게 새로운 일도 없으니 옛 얘기를 반추할 밖에


돌아 돌아 얘기가 자랑질로 끝나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다.

살아있는 것만도 대단한 일이고 성공담 하나 없는 이가 있겠냐마는 자랑질은 듣는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상처 주는 말은 한 술 더 뜬다.

새로운 경험이 새로운 얘기가 되고

같은 관심사가 티키타카를 만들어 내지만 쉽지 않은 얘기다.


그런데 말재주가 없는 사람은 시작해 놓은 말을 맺지도 못한다. 

남에게 잘 빼앗기고 다시 치고 들어가지도 못한다. 

내 어깨가 아파 꺼내든 얘기가 다른 사람의 허리 아픈 얘기로 돌아오고, 

내 자식 걱정으로 시작한 얘기가  다른 이의 영민한 자식 얘기가 되어 돌아온다.

그럴 때마다 속이 상하지만  화를 낼 수도 표정을 바꿀 수도 없다.

윈스턴 처칠 같은 유머쟁이도 못돼 그냥 웃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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