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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올 이상은 Feb 20. 2024

글 쓰기를 포기하게 되는 이유

  글을 쓰는 이유는 나를 드러내기 위해, 멋진  문장을 구사하기 위해, 진실을 전달하기 위해,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쓴다고 한다.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느꼈었던 일을 짤막짤막한 글로 올리기 시작했고, 주변에서 재미있다고 하길래 반페이지도 안 되는 글을 다작하기 시작했다. 책을 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겨 '작가 되기' 프로그램을 찾아내 글쓰기 수업도 받았다. 두어 달 수업을 듣고 감수를 받다가 낯 뜨거운 평가를 받기도 하고, 칭찬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솔직이 뭐가 잘되고 뭐가 잘 못되었다는 것인지 그다지 이해는 가지 않는다. 교육받은 후에 형식은 갖추어지고 글의 길이는 길어져 글 냄새는 나지만, 재미를 찾아보기 힘들고 평이해져서 예전 같은 맛은 찾아보기 힘든다.


  단번에 써내려 갈 감흥도 얘깃거리도 떨어져 간다. 새로운 경험, 새로운 지식, 새로운 희로애락이 필요한데 그런 동기는 점점 사그라져 간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엿보는 것이 좋겠다 싶어 독서클럽에도 가입한다.  주 멤버들이 매사에 감사하고 사소한 일에도 감정이입되는 중년 여성이어선지 크게 도움은 되진 못한다.


  올린 글 중엔 꽤나 많이 조회된 글이 있긴 하다. 그 때문에 많이 고무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그 후엔 그런 기적이 찾아오지 않는다. 왜 그 글이 많이 읽혔는지 알지 못한다. 그보다 잘 쓴 글도 많은 것 같은데 왜 유독 그 글만 많이 읽혔는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유는 알지 못한다. 글들이 요즘 감성에 못 미치나? 제목이 빤한가?  글솜씨의 한계인가?


브런치 작가들 중에는 긴 글로 자기표현을 잘하는 분들이 꽤 있다. 올드하지도 않고, 마음에 울림도 있고, 깊이도 있고, 글의 불량도 된다. 작가로서 솜씨가 부럽다. 언제 저런 수준이 될 수 있을는지? 욕심은 나지만 방법을 모르겠다. 속을 풀어줄 스승이 있으면 좋겠다 싶다. 내 글을 리모델링해 줄 서민갑부 컨설턴트나 백종원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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