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자에게 죽음을!

불효의 법적 처벌에 대하여

by 곤이

가끔 뉴스에서 부모가 재산을 증여한 자녀가 부양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증여 재산 반환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불효죄’라는 표현이 쓰이지만, 이는 속어일 뿐 공식 법률 용어는 아니다. 우리의 근대 법체계에는 ‘불효죄’와 관련한 법률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근대 이전, 특히 중국 고대 사회는 불효가 어떻게 법적으로 다루어졌을까? 지금까지 자주 언급한 기원전 6세기 경의 공자 시대의 사법체계가 불효를 법적으로 처벌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자료는 부족하다. 그리고 공자 또한 불효의 법적 처벌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불효를 법적 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최초의 사례는 기원전 3세기 진(秦)나라에서 확인된다. 1975년 12월 수호지(睡虎地)에서 출토된 1,000여 개의 죽간(竹簡)은 진나라의 사법 및 행정체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 중 ‘봉진식(封診式: 봉인과 조사를 위한 공식 양식)’의 ‘고자(告子: 아들을 고발하다)’ 사례는 불효죄와 관련된 진나라의 관점을 보여준다.


관련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몇 가지 말하고자 한다. 이 보고서는 실제 사건의 기록은 아니라, 관리들이 사건을 처리할 때 참고하는 ‘사례 양식’이다. 그래서 등장 인명과 지명은 모두 ‘모(某: 아무개)’라고 표기된다. 이러한 양식은 지방 관리들에게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때 구체적으로 어떻게 처리하고 기록해야 하는지 그 절차와 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이러한 양식의 존재는 해당 사건이 당시에 빈번하게 발생하였으며, 관리들의 처리 방식을 일관되게 통일하려는 진나라의 의지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고자’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떤 마을(里)에 사는 사오(士伍)의 평민 작위를 가진 갑(甲)이 고소하며 말하길, “같은 마을에 사는 갑의 친자식인 사오의 평민 작위를 가진 병(丙)이 불효해서 그를 죽이기를 청하니 삼가 고소합니다.” 이에 곧바로 령사(令史: 문서 담당 관리)를 시켜 체포하도록 하였다. 령사의 보고문: 노예 신분(牢隷臣)인 아무개와 함께 병을 아무개의 집에서 잡았습니다. 현의 수령(縣丞) 아무개가 병을 심문하니 병이 진술하길, “나는 갑의 친자식이며 분명히 갑에게 불효했습니다. 그 외 다른 죄를 짓지는 않았습니다.”


위의 행정문서를 통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불효죄는 친고죄로 부모가 고소하면 즉시 피고소인을 체포하여 심문하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였다. 진나라는 불효를 독립된 범죄로 간주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고소인 부모는 불효자식에 대해 사형까지 요구할 수 있었다. 그 요구가 법적으로 정당한지 불효죄와 직접 관련한 법률이 없기 때문에 알 수 없다. 불효죄의 처벌이 고소인의 요구에 상당 부분 따라갔던 원칙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는 있다. 다음의 수호지 진간의 ‘법률문답(法律答問)’편을 보자.


면노(免老: 국가 의무가 면제된 55세 이상 노인)가 어떤 사람을 불효하다고 고소해서 죽이기를 청한다면 삼환(三環: 세 번 가고 옴)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까? 삼환해서 안되며 바로 체포하고 놓쳐서는 안 된다.


흥미롭게도 여기서도 불효자의 사형을 요청하고 있으며, 고소를 접수한 관리는 사형의 정당성은 따지지 않고 ‘삼환’ 절차의 시행 여부만을 확인한다. 따라서 고소인의 요청 사항은 최대한 따라는 것이 원칙이 아니었을까 추정한다. 그리고 ‘봉진식’의 예와 달리, 부모가 아닌 ‘면노’가 고소를 접수하였다는 점은 불효죄가 반드시 부모의 고소에만 한정되지 않고, 마을의 연장자도 고발할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 즉, 실질적인 행정 권한은 없지만 마을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는 연장자에게도 고발 자격이 주어졌다고 보인다.


불효를 법적인 제재 대상으로 삼고 최고 사형을 구형하는 것은 진시황이라 불리는 폭군의 나라이었기 때문일까? 글쎄다. 당시 다른 나라의 법 문서가 전해지지 않아서 확인이 어렵다. 하지만 진나라 이후 중국을 통일한 한(漢)나라도 불효죄는 엄격하게 통제되었다. 이 중에서 최근 발굴된 한나라 법률문서인 이년율령(二年律令) 적률(賊律)의 예를 보자.


자식이 부모 살해를 모의하거나, 조부모, 부모, 할아버지 첩, 여주인, 계모를 때리고 욕하여 부모가 자식을 불효로 고발하면 모두 기시(棄市: 목을 잘라 시장에 걸어 놓는 형벌)에 처한다. … 부모 나이가 70세 이상으로 자식을 불효로 고발하면 반드시 3번 돌려보내야 한다. 돌려보내는 것이 각각 서로 다른 날인데도 여전히 고발을 하면 접수한다. 다른 사람에게 불효를 교사하면 경위성단용에 처한다.


한나라 법률 또한 부모에 대한 언어적 신체적 폭력은 그 경중을 떠나 ‘기시’에 처해져서 불효죄를 결코 가볍게 처벌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만일 부모가 70세 이상의 경우 ‘3번 돌려보내야 한다’고 했는데, 이 절차가 앞에서 언급한 ‘삼환’이다. 이는 고령인 부모의 판단력을 고려한 신중한 절차였다. 그리고 혹 누군가가 불효를 부추겼다면, 불효죄 보다 처벌의 등급을 낮춰서 ‘경위성단용(죄인의 낙인을 하고 남자는 성벽 쌓기, 여자는 곡식 빻는 중노동형)’으로 처벌하였다.


오늘날에도 비록 약해졌지만, 부모를 비롯한 가족의 윗사람을 공경하고 효 실천을 강조하는 전통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효행이 인간의 기본적인 도덕적 행위로 여겨졌기 때문에 이를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지속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불효를 저지르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법적 공포도 존재했으며, 이러한 역사적 경험 또한 오늘날까지 각인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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