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파충류에 대한 오해를 마주하다.
처음 도마뱀을 키운다고 말했을 때 사람들의 표정은 비슷했다.
놀람과 당황이 섞인 눈빛, 살짝 찡그린 미간.
“징그러워, 키우기 무섭지 않아요?”
사실 나 역시 처음엔 조금 걱정이 있었다.
도마뱀이라는 낯선 존재가 우리 집에 산다는 것,
아이들이 괜찮을지, 위생 문제는 없을지 막연한 불안이 있었다.
그렇기에 주변의 걱정 섞인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함께 살아보며 느낀 현실은 많이 달랐다.
도마뱀은 무섭다?
파충류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과 TV를 통해 대형 파충류의 사나운 모습 때문인지 대부분 도마뱀이 사납거나 공격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만지다가 물리는 거 아니야?”, “갑자기 튀어나오면 놀라잖아!”라는 반응도 흔했다.
하지만 도마뱀들은 대부분 사람을 두려워하는 쪽에 가깝다.
랜킨스드래곤인 써니와 크림은 오히려 사람 손길을 편하게 받아들이고,
벨벳게코 밤이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오진 않아도,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파충류에 대한 첫 번째 편견은 그렇게 간단히 깨지곤 했다.
교감이 될 리가
도마뱀 키운다고 말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두 번째 질문은
“그런데 교감은 안 되잖아요?”라는 것이었다.
솔직히 처음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날, 퇴근 후 집에 왔을 때 써니가 조용히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손으로 먹이를 주자 천천히 다가와 살짝 눈치를 보며 입을 벌렸다.
그 순간 알았다. 교감은 거창한 게 아니라는 것을.
개나 고양이처럼 꼬리를 흔들거나 애교를 부리지 않아도
눈을 마주하고,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순간, 그것만으로 충분히 교감이었다.
키우기 까다롭고 힘들지 않을까?
물론 초반에 공부할 것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강아지나 고양이등 모든 반려동물을 키울 때도 공부가 필요한 것처럼, 반려 파충류도 기본적인 환경만 만들어주면 특별히 더 어렵거나 힘든 점은 없었다.
일정한 온도와 습도, 적절한 UVB 조명 정도면 충분하다.
오히려 도마뱀과 함께하면서, 너무 많은 기대나 관심을 요구하지 않는 조용하고 차분한 이 생명체가 우리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딱 맞는다는 걸 알게 됐다.
편견은 잘 몰랐기 때문이다.
반려 파충류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편견이나 오해로 가득했던 이유는, 그저 ‘몰랐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딸이 집에 찾아오는 친구들에게 도마뱀을 보여주고
직접 사육 환경을 소개하며, 교감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마다
편견 섞인 말들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모습을 보곤 했다.
알고 보면 사람들의 오해는 조금의 관심과 경험만 있으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였다.
새로운 반려의 가능성
반려동물의 개념은 계속 확장되고 있다.
강아지나 고양이가 전부라고 생각했던 세상에서
이제는 다양한 동물과의 관계를 통해
사람들은 더 넓고 깊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
우리 가족은 도마뱀을 통해 또 하나의 새로운 반려 방식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 자신도 편견의 벽을 넘고,
더 많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법을 배웠다.
편견은 몰랐던 세계를 알게 되면서 깨지고,
세상은 그렇게 조금씩 넓어지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