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단단한 돌

by 주댕맘

[미국 생활 속 일기]


수영을 마치고 돌아오는 월요일 오전.


영하 10도의 매서운 추위에 칼바람이 불었다. 멀리 보이는 하얀 천막이 전날 풋볼 경기를 연상시켰다. 아직 치우지 못했구나. 이 강한 바람에 저게 견디지 못하고 내 쪽으로 날아오면 어쩌나 싶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아주 커다란 직사각형 돌 여섯 개가 천막의 기둥에 단단히 연결되어 그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흔들리긴 해도 절대 날아가 버릴 수 없는 아주 단단한 기초에 천막이 기대고 있었다.


날은 아주 맑을 때도, 비가 올 때도, 눈이 올 때도, 지금과 같은 맹추위의 바람이 불 때도 있을 것이다. 천막을 예쁘게 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반을 잘 닦는 것이다. 예쁘지 않지만, 필요한 것. 그 위에 무엇을 쌓든 그것은 그 후의 일인 것이다. 우선순위가 그래서 필요한 거다.


아이를 떠올렸다. 아이에게 단단한 돌은 무엇일까. 가족에서 오는 아주 커다란 안정감과 좋은 생활 습관이다. 그런 다음 학업과 예체능, 그리고 친구 관계가 쌓여갈 수 있는 것이다. 그것들은 늘 흔들릴 수 있다. 그러니 그때마다 단단하게 잡아줄 가족 안에서의 관계, 그리고 마음의 안정감이 선행되어야 한다.


아이와 미술 작품을 보며, 같이 테니스를 치며, 뮤지컬을 보며 생각했다. 처음엔 새로운 경험과 지식을 쌓는 게 중요하다 여겼다. 그래서 내가 애써 인풋을 준 만큼 아이가 따라오지 않으면 그것이 화가 나고 서운했고 그런 감정은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아이는 그 순간 가족과 함께했던 감정, 가족의 응원과 따스한 위로가 담긴 표정, 스킨십, 나눈 말들을 기억할 것이란 생각에 미쳤다.


그러니 앞으로도 아이에게 주어질 것은, 대단한 학업적 성장과 예체능적 발전보다는, 그것의 기초가 되는 단단하고 따뜻한 가정의 품이다. 우리 가정의 관계가 흐트러지지 않는 정도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환영하되, 그것이 우리의 관계를 단단하게 하는지, 무너지게 하는지를 잘 보면서 지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모든 것은 단단한 돌 위에 쌓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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