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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오토포스트 Jun 07. 2023

현대차 레전드 포니, 모델명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는?

현대 포니 / 사진 출처 = 'Wikipedia'

실물이 유실되고 사진만 남았던 포니 쿠페가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현대차의 협업으로 완벽하게 복원됐다. 이를 본 네티즌들 중에서는 포니가 국민차였던 시절의 향수를 갖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한편 포니의 모델명이 정해지기까지의 비화도 관심을 끈다. 신차의 모델명은 제조사 내부에서 확정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포니는 첫 국산 독자 모델인 만큼 다소 독특한 절차를 거쳤다. 바로 대국민 공모였다.

복원된 포니 쿠페 / 사진 출처 = '현대차그룹'
포니 생산 라인 / 사진 출처 = '현대차그룹'

차명 후보만 3만 개 넘어

인기 차명은 따로 있었다

때는 1974년, 당시 현대차는 첫 독자 모델의 차명을 선정하기 위해 7월 18일부터 8월 25일까지 대국민 공모를 진행했다. 특정 차명을 후보로 추려 투표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유 공모인 만큼 39일에 걸쳐 3만 6,500개의 이름이 등록됐으며, 참여 인원은 5만 8,223명에 달했다. 여러 이름 가운데 동일 이름이 가장 많은 차명을 선정하는 방식이었는데, 의외로 포니는 후순위로 밀린 후보였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차명은 '아리랑'으로 무려 887명이 제출했다. 이어 211명이 선택한 '휘닉스', 202명이 제출한 '무궁화'가 2, 3위를 이었다. '포니'를 적어 제출한 사람은 105명에 불과했기에 현대차의 첫 독자 모델 이름은 아리랑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심사위원의 판단에 따라 모두의 예상을 벗어나는 결과가 나왔다.

서울어린이공원에서 촬영된 셰틀랜드 포니

심사위원의 판단으로 역전

'포니'가 친숙했던 이유는?

당시 현대차는 차명 공모 심사위원으로 회사 임직원 대신 여대생을 선정했다. 신차에 트렌디한 이미지를 불어넣고자 젊은 심사위원을 선정한 것이었다. 이들은 아리랑, 무궁화와 같은 차명이 지나치게 민족적이고 사회상을 반영한 이름이라며 등을 돌렸다. 수출을 염두에 두려면 어느 나라에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어가 적절하다고 판단한 심사위원은 포니를 최종 차명으로 선정하게 된다.


한편 '포니'가 차명으로 관심을 받게 된 배경에는 시대적 우연이 겹쳐 있었다. 전년도인 1973년 5월 5일 어린이대공원이 개장했는데 이때 국내 최초로 '셰틀랜드 포니'와 '라마'가 인천항을 통해 들어왔다. 스코틀랜드가 원산지인 셰틀랜드 포니는 현존하는 가장 작은 말로 유명하다. 이들은 어린이대공원의 인기 동물로 방송에서 유명세를 탔고 MBC는 주말 영화로 말과 인간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린 영화 '레드 포니'를 방영하기도 했다. 이렇게 '포니'는 한국 사람들에게 친숙한 이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포드 에스코트 포니 / 사진 출처 = 'Mecum Auctions'
사진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상표권 분쟁도 있었다

결국 포드가 꼬리 내려

해외에서는 포니를 둘러싼 상표권 분쟁도 있었다. 당시 현대차는 포니를 해외 전략 수출 차종으로 삼으려 했지만 포드가 이미 포니 모델명을 상표로 등록한 상황이었다. 결국 현대차는 포드에 상표를 넘겨 달라고 부탁했고 당시 중형, 대형차에 집중했던 포드는 소형차 모델명인 포니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현대차에 넘겼다.


하지만 1987년 포드 캐나다 법인이 소형 해치백 '에스코트'의 서브네임으로 '포니'를 붙이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현대차는 포드 캐나다 법인에 '포니' 상표 사용 중지를 요청했으나 포드 캐나다 법인은 포드가 북미에서 소형차 핀토에 1980년까지 사용한 명칭이 포니라며 되레 현대차에 상표 사용 중지를 요구했다. 결국 양측 합의 끝에 포드가 꼬리를 내려 분쟁은 일단락됐다. 이는 현대 포니의 인지도가 어느 정도였는지 보여주는 일화로 현재까지 회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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