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달리는데, 제자리에 있는 기분

마주한 냉정한 현실

by 도이룬

1장


처음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었다. 사람을 돕는 일이 내 삶에 의미를 줄 거라고 믿었고,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며 봉사와 실습도 열심히 했다.


대학교 2학년 어느 여름, 홈베이킹을 취미 삼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밌는 거다. 뭔가를 손으로 만들고, 그게 하나의 결과물로 나오는 과정이 좋았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았다.

하지만 코로나 학번이라는 20학번이었다.

내년이면 실습이기에 조금 더 현장의 복지에 대해서도배워보고자 졸업 후 바로 제과제빵을 배워보자는 계획을 세웠다.



실습을 하면서도 ‘이걸 복지랑 연결할 순 없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예를 들면, 사회복지기관에서 제과제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에서도 아직 하지 않는곳이라면 클라이언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손으로 뭔가 만들고, 그걸 통해 자존감도 회복하고, 진로 경험도 해보는 그런 프로그램이 가능할 것 같았다.


졸업 후에는 독학으로 필기공부 하고 학원 다니면서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다. 하나둘 따다 보니 제과기능사, 제빵기능사… 자연스럽게 그 길로 더 빠져들었다.

그렇게 한 자격증이 두 개가 되고, 두 개가 네 개가 되었다. 맛집을 가서도 메뉴 아이디어를 떠올리면 메모장에 적어두고, 언젠가는 내가 개발한 레시피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보면 좋겠다는 상상도 했다.

그러다 해외 대회까지 나가 금상을 받았을 때는 ‘내가 여기까지 왔구나’ 싶어 뭉클했다. 사회복지사라는 꿈도 있었지만, 제과제빵이라는 길도 분명 내 안에 살아 있었던건가 싶었다.



제과제빵으로도 갈 수 있는 길은 있지만 복지사로서의전문성을 키우싶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분명 도움이 될 그러 지지자가 되고 싶었기에 그렇게 한참을 달려온 뒤, 다시 사회복지사 면접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기관이 원하는 건 ‘이런 프로그램을 해보면 어떨까요?’’그 프로그램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같은 제안이 아니라, 매뉴얼에 익숙하고 형식에 충실하며 문서작업을 잘 할 경력도 좀 있는 사회복지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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