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정말 괜찮을까?

취준, 그 감정 속의 조각

by 도이룬

2장


요즘 가장 듣기 어려운 말이 있다. “요즘 어떻게 지내?”라는 짧고도 일상적인 인사. 예전 같았으면 그냥 일상얘기를 하며 웃고 넘겼을 텐데, 요즘은 그 질문 앞에서 멈칫하게 된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잘 지낸다고 하면 거짓말 같고, 힘들다고 하면 괜히 민망하다. 하지만 결국은, 어설픈 웃음으로 내 진심을 뒤로 한 채 거짓말을 만들어 낸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마음이 무겁다. 해야 할 일들이 잔뜩 떠오르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도 오지 않는다. 마음은 조급한데 몸은 따라주지 않는다. 오늘은 꼭 이력서를 완성해야지 마음먹지만, 빈 문서를 열었다가 닫기를 반복한다. 자소서를 쓰다 보면 어느새 ‘지우기’ 버튼을 누르고 있는 내 손. 글자가 아무리 쌓여도 마음에 들지 않고, 그 마음은 자꾸만 나를 부정하게 만든다.


어디든 붙고만 싶다는 마음에 무작정 지원해보지만, 돌아오는 결과는 늘 비슷하다. 서류합격 문자조차 오지않거나 “아쉽게도…”로 시작되는 문장. 몇 번을 읽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그 한 줄에, 마음이 또 무너진다. 고개를 떨군 채 다시 한숨. 그렇게 하루가 지나간다.

이쯤 되면 그냥 내가 잘못했나? 잘못 산것 같은 자책감에 빠져들게 된다. 다음 자소서를 쓸 때에도 뭐가 잘 못됐지싶어 수정 수정 수정을 반복한다.


누군가는 내게 따뜻한 말을 건낼 때도 있다. “야, 될거야. 될 수 있어” “요즘 다들 힘들어. 다 지나가.” 그 말이진심이라는 걸 알기에 고맙지만, 가끔은 그 위로조차 감당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내가 진짜 잘할 수 있을까?’, ‘지금 이 상태로도 괜찮은 걸까?’ 내 안에서 의심이 솟구치고, 마음은 더 깊은 불안에 잠식된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눈가가 뜨거워질 때가 있다. 이유 없는 불안이 온몸을 감싸는 날, 나는 내가 점점 작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누가 나를 지켜봐 주길 바라면서도, 동시에 아무도 나를 보지 않길 바라는 이 모순적인 감정 속에서… 허우적거린다.


그래도 이상하게, 어떻게든 하루는 지나간다. 내일이 오는 게 두렵기도 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시간은 흐르고 나는 그 속에 있다. 때론 ‘나만 이렇게 뒤처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괴로워 질 때, 문득 고개를 들어 주변을 보면 평소처럼 또는 웃으며 지나가는데 그 속에선 각자만의 깊은 속사정이 있다.


그래도 나를 알아봐주고 잘 아는건 나 자신밖에 없어서 스스로에게 아주 작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다.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될거야“

“괜찮아, 괜찮아. 조금씩 좋아질 거야.”


아직 끝나지 않은 여정 속에서, 나는 오늘도 내 몫의 하루를 조용히 쌓아간다.

결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방향이 불분명하더라도,

이렇게 살아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내 삶의 일부임을 믿으며 언젠가 이 지난 날들을 웃고 보낼 수 있기를.


이렇게 살아내고 있는 이 순간이

언젠가 날 다시 살리길.

그때 나는 오늘의 나에게 고마워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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