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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구리팬더 Jun 19. 2024

우리나라의 대기업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계속.


[글을 시작하며...]


우리나라 대기업이 늘어나는 것이

경제가 성장하는 것인지?

돈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지고 있는 것인지?



 이번 글은 분명 '경제'에 관련된 글입니다. 그런데 아둬도 데없는 비한 학에 가깝습니다. 사실 공정거래위원회 공무원들이 아니면 누가 그리 큰 의미를 부여할까 싶기도 한 내용이고, 각 회사의 직원들도 사실 자기 회사 관련 내용만 관심이 있는 항목입니다. 


 다만 '알쓸신잡'에 걸맞게 한번 알아두면 괜히 술자리에서 있어 보이는 효과는 있을 것 같습니다. 딱 한 번 (여러 번 볼 필요는 없고요) 가볍게 보는 수준이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5월 국내 기업들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및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분류하여 발표를 합니다. 뭐 복잡한 용어는 굳이 다룰 필요 없고, 그냥 일반적으로 국가에서 공인하는 '대기업 그룹' 명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 별로 좋을 것은 없고 쓸데없이 규제만 잔뜩 부여받는 것이지만... 은근히 순위 보면서 또 자강두천 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냥 딱 술자리에서 안줏거리 할 만한 수준입니다. 일단 시작해  보겠습니다.


※ 여기에는 금융권 중 '은행' 관련 대기업, 예를 들어 KB, 신한, 하나, 우리 등은 빠져있습니다. 별도의 규제가 적용되니 뭐니... (근데 보험, 증권 회사는 또 들어가 있는 게 대체 뭔 논리인가 싶기도 합니다.) 일단 이 점은 감안하고 봐주세요.


  

1. 대기업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엔터, 호텔/관광 산업> 등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기업 집단의 총 수는 총 88개라고 '23년 대비 7개가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그룹 내에 속한 회사 수도 3,318개로서 전년 대비 거의 +8% 증가했네요. 일단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양적 측면에서는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신규로 지정된 대기업 그룹은 아래와 같습니다. (제외에서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에 합병된 것은 카운트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공정위에서는 K-PoP의 세계화로 하이브 같은 엔터사가 크게 성장하고, 외국인의 방한 수요 증가로 호텔/관광 업계도 성장을 보였다고 하는데... 


 음 하이브도 이제 대기업이니 만큼 부디 대기업에 걸맞은 Governance를 갖춰야 할 것 같네요. 급성장한 신사업 대기업들이 막상 내부 조직이나 체계를 커진 덩치에 맞게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나왔으니까요.


2.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대기업' 순위를 차례로 살펴봅시다~ 


※ 아래의 자산총액에서 2024년이라고 된 부분은 실질적으로는 '23년 말을, 2023년이라고 된 부분은 '22년 말의 실적을 기준으로 작성된 것입니다. 



(1) 1위 ~ 15위


 1위부터 15위 까지는 굉장히 유명한 대기업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명 4대 그룹으로 불리는 삼성/SK/현대차/LG의 자산 순위 합계가 압도적이군요. 


 삼성의 자산총액이 크게 뛴 것은 '24년 평가부터 보험사업의 자산 인식 기준이 조금 바뀐 영향이 있습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오히려 '23년은 반도체 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음에도 기준의 변경 영향이 있네요.


 SK의 계열회사 수는 219개로 늘었습니다. 가끔... 저와 같은 일을 하는 SK 직원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사실 회사를 위해서나 주주를 위해서나 직원들을 위해서나 좀 애매한 계열사들은 통폐합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해줬으면 합니다. ('24년 초부터는 청소를 하고 있으니 내년 5월 자료에는 확 줄어 있기를 바랍니다.)


 한화의 경우 '대우조선해양'이라는 엄청 큰 회사를 인수한 영향이 있고, 역시 보험회사를 가지고 있다 보니 자산 총액이 30조 원 가까이 점프했군요.


 카카오는 문어발 골목상권 침해로 '22년 욕을 하도 먹어서 그런지 계열회사 수가 꽤 줄어들었습니다. 



(2) 16위 ~ 30위



 LS의 규모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입니다. 아무래도 B2B를 위주로 하는 기업이다 보니 잘 부각이 되지 않은 듯하네요. 


 셀트리온 / 쿠팡의 순위 상승이 눈에 띕니다. '셀트리온'은 10조 원 가까이 자산총액이 증가했는데, 합병 과정에서 뭔가 회계상 장부 평가가 달라졌나 봅니다. 공정위 자료를 기준으로 '쿠팡'은 순수하게 영업 실적 호조에 따른 자산 증가라는데... 이건 좀 많이 놀랍네요. (잘 믿어지진 않지만 일단 공식 자료니)


 자산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아무래도 유형자산이 많은 기업들, 상장된 계열사가 많아서 주식 가치가 반영되는 기업들의 순위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NAVER는 아무래도 국내 상장 계열사가 없는 것이 자산 기준 평가에서는 순위가 낮게 책정된 것 같네요.


 DL은 그렇다 쳐도 중흥건설, 부영 같은 건설회사들은 지명도에 비해서는 순위가 높습니다. 유형자산이 아무래도 많을 수밖에 없는 회사니까요. 


 30위의 SM은 우리가 흔히 아는 엔터 회사가 아니라 별개의 대기업입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일단 대표회사가 '대한해운'이고 그룹 내 상장사도 별로 없습니다. M&A 위주로 성장해서 계열회사 이름들도 통일성이 없습니다. 건설/해운/제조 위주의 B2B 사업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접하기도 쉽지는 않지요.



(3) 31위 ~ 48위


 48위인 이랜드의 10.9조 원이 우리나라 '21년 명목 GDP의 0.5% 이상입니다. 법규상 그 아래 기업보다 조금 더 규제가 강화되는 정도의 의미가 있는데  사실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슬슬 여기서부터는 "어 이 그룹이 이렇게 큰 회사였어?"라는 생각도, "어 이 그룹이 생각보다 작은 회사였어?"라는 생각도 가질 법 합니다.


 DB/교보생명의 순위 상승은 앞의 삼성에서 말한 바와 같이 보험 산업의 자산 평가 기준이 올라가서 크게 순위 상승을 보인 경우입니다. 


 에코프로의 급상승이 눈에 띄는데, 이 부분은 '23년 계열사의 주가 상승으로 자산 가액이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볼 수 있겠네요.


 그 외에는 자산 규모가 차이가 크게 없어서 매년 소폭의 등락을 보이는 수준입니다.


(4) 49위 ~ 70위


 여기부터는 유명한 기업도 세간에 크게 알려져 있지 않은 기업들도 많이 보입니다. 물론 모두 국가가 공인한 '대기업 그룹'입니다. 


  저도 정확하게 잘 모르는 기업들도 사실 많습니다. (물론 자료를 찾자면 금방 찾을 수는 있습니다만) 크게 변화가 없는 전통적인 대기업들도 꽤 보이고, 두나무/크래프톤 같이 최근에 성장을 보인 기업들도 있습니다.


 그룹 규모는 뒤에 있다고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덩치가 더 큰 기업보다 더 알짜 기업도 많고, 우리에게 정말 유명한 계열사가 숨겨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우키움의 계열사 중 가장 유명한 곳은 '키움증권' 이지요.) 


 꾸준히 눈에 띄지 않게 시세를 확장해온 기업들도 보이고, 산업 구조의 변화 영향으로 부침을 겪고 있는 기업들도 보이네요. 연도별 자료를 보면서 한국 '대기업 그룹'의 변천사를 쭉 보는 것도 꽤 재밋을 것 같습니다. 


 이건 backdata가 일단 엑셀로 대부분 있긴 한데... 6월 이후 Co-Pilot을 공부하면서 한번 만들어 봐야겠네요. 



(5) 71위 ~ 88위



 하이트진로, 농심, 삼표 같은 기업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도 자주 접하는 기업들입니다. 자산 규모를 보면 꽤나 괴리감이 느껴지긴 하네요.


 그리고 신규로 순위에 들어온 기업들은 그만큼 '23년 기준으로 큰 폭의 성장을 이룬 산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만큼 자산 규모가 커졌다는 것이지요. 


 다만 대신증권은 회계상 자산 재평가 영향이 있을 것이고... 영원무역은 음 노스페이스, 룰루레몬 등의 성장이 있었던 것 같네요. 그래서 또 '24년이 되면 산업의 부침으로 변동을 보이는 기업이 나올 수도 있어 보입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말씀드린 바와 같이 대부분 알아둬도 큰 쓸모는 없는 정보들입니다. 그래도 한번 보면서 평소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다르게 나온 결과를 보며 '흥미롭네!' 정도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억지로 시사점을 찾아보자면, 일단 국가가 공인하는 '대기업 그룹' , 즉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의 그룹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보면 아래와 같은 생각들이 들긴 하네요.


1) 이러니저러니 해도 기업들의 자산이 늘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그만큼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지도,


2) 또는 화폐 가치가 점점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5조 원의 가치가 점점 상대적으로 떨어지면서 예전에는 중견으로 분류될 기업들이 대기업에 포함되었다고 볼 수도 있지요.)


3) 산업의 변화가 있는데 자산을 가지고 대기업을 나누는 것이 적절할까에 대하여 의문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4) 역으로 '대기업 순위'를 시계열 추적해 가면서 우리나라 산업의 흥망성쇠를 보는 것도 꽤나 흥미로운 자료가 될 것 같기도 하네요.


5) 또한 자산은 점점 쌓여가는데 주식시장에서 낮은 평가를 받는 (일명 저 PBR) 기업들은, 뭔가 자산 효율성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은 참... 일반 주주들 속을 태우는 기업들이 많지요.)


 이것저것 흥미로운 상상이 드는데, 이러한 자료를 보면서 또 다음의 글감을 얻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이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한번 안줏거리로 삼을 만한 정보라고 생각해 주신다면 이 글도 역할을 다한 것이 아닐까 하네요. 그럼 이번 글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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