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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이강담ㅡ강하고 담대한 자Ebenezer
Oct 17. 2024
루시퍼 그리고 회개
방사선 D+16
PART 1.
동전의 앞뒤처럼
어떤 것이 옳은 지
그것을
판단할 수 없는 어리석음으로
어쩜 나는 죄악을 키우고 있었나 보다.
자멸을 위한 건지도 모르고
스스로 교만하여 천사인 줄 알고
타락한 대악마처럼
그렇게 나는 반 인생을 죄인으로
살아왔다.
그
죄의 댓가가
지옥으로 떨어진 타락한 천사 루시퍼처럼
내 삶을 벗어날 수 없는 지옥으로 만들었다.
그 지옥은 내 몸에도 새겨져
뫼비우스띠처럼 계속 제자리다.
PART2.
뜨거운
눈물이 가슴 깊숙한 곳에서 타오른다.
가만히 불 꺼진 어둠 속에 엎드려
보이지 않는 어떤 존재 앞으로
반 평생 죄를
내려놓는다.
PART3.
눈에 보이지 않은 그 불이
나의 하찮은 가죽 따위
를
다시 조용히
찾아온 나의 친구를
소리없이 태우는구나.
소리 없는 칼이 되어 베어내는 너를
이렇게
보내는구나.
소리 없이 고목나무처럼 말라가는구나.
악한 것일지라도
바로
나의 삶의 조각인데
나의 걸어온 흔적인데
내 삶의 행복이자
상처인데
그렇게 나에게 자리 잡았던 네가
조용히 소멸되 가는구나.
함께 하지 못하는
함께 할 수 없음을
그렇게 또
영원한
이별을 꿈꾼다.
국군수도병원에 10월 초에 입원했습니다.
방사선 16번째.
올해는 조금 힘든 게 느껴집니다.
분당에 있는 병원과 가까운 국군병원을 통해 방사선 치료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작년엔 거의 느낌이 없었던 거 같은데,
아니면 벌써 잊어버렸거나.
어쩜 또 생겨버린 암 덩어리도
제 삶의 일부였을텐데 통째로
몸이 다 받아들인 고통, 번뇌, 스트레스 등이
저에게 세 번째 암을 선물했습니다.
병실
창 블라인드에는
"더 강하게 더 건강하게"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거칠게 살아온 삶들을 다시 돌아보고 가만히 회개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타락한 천사 루시퍼처럼 저는 어쩌면 교만함
가득 찬 삶들을 살아왔던 거 같습니다. 내가 높아져야 승승장구해서 진급도 하고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으니까 그게 군에 맞다고 그것만을 위해 치열하게 앞만 봤으니까 스스로 죄악의 바벨탑을 세웠으니까
.
.....
어쩜 이렇게 세 번씩 아픈 것도
괜찮은 거 같습니다.
안 힘든 거 아닙니다. 재발을 또 걱정하고
불안한 미래, 이 몸뚱이로 뭘 할 수 있을지
두렵지만 그래도 감사합니다.
지금이라도 멈출 수 있어서
더 지옥으로 떨어지기 전에
나를 살렸으니깐.
그래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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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루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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