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대기업에 취업하기로 했습니다

인생 뭐 있어, 도전이야!

세 번의 유방암,

갑작스럽게 부모님을 잃고

헬기사고 현장목격으로 PTSD, 우울증

그리고 전역.

군은 살아내야 할 터전이자

서서히 죽어가는 곳이었지


누군가를 돕다가 공교롭게 생긴 5억의 빚

죽일 수도 죽을 수도 없는 악순환의 반복에서

그저 살아있기에

빚을 갚기 위한 치열한 투쟁을 해왔어


그럼에도 살아냈고 살아왔고 살아가야 할

그저 살아있기에 존재하고 있지만

그저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


오늘 생긴 적은 수입의 10퍼센트를

교회로 작은 돈이지만 송금했어

아름답게 나도 어렵지만

더 어려운 이들을 응원하며

그리고 달린다.

얼굴로 땀 흐른 게 얼마만인가

참 좋았던 거구나


지누션의 션을 참 좋아해

기부를 위해 달리고 병원을 짓고

연탄을 나르고 온기를 나누고

쉽게 타인에게 내어주기 힘든 모금비에도

타인과 나누며 소통하며

내 것이 아니려니 하는

부를 가졌으나 부를 나누는 것


요즘 읽는 부와 관련된 책들을 보며

공통점을 발견한다.

선한 영향력, 선순환, 돈의 가치


모든 것을 내려놓은 시점에서

아니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던 삶의 한 지점에서


그래서 좌절과 실패의 끝은

세상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앞으로는 그 무엇도 할 수 없을 거라는

패배의식이 온몸을 감싸고

주저앉아만 있었지


그렇게 시간이란 놈은 또 흘러가

책장에 버려진 듯 박제된 동물들처럼

생명 없이 꽂혀있던 책들을 우연히 마주했지


저런 책들도 있었나

도서 구매질도 한동안 통제 없이 했었나 봐

누렇게 변해버린 책을 펼치는 순간

초라해진 내 삶을 보게 되더라


그렇게 하나하나 책들을 살려냈어

내가 읽으니 책들이 숨 쉬는 거 같더라

희한하지

엉망진창인 삶이 책을 보며

엉켜진 뇌 속이 정리가 되고

집을 치우게 되고

한숨 붙어있던 내 숨이 깊게 쉬어져 이젠


그래서 안될 거라고

나 따위가 감히 번접할 곳이 아니라고

접었던 대기업이라는 곳을

취업하기로 했어


무슨 속세의 속물 같은 소리냐고?

가능하겠냐고?

뭐 안될 수도 있지


그런데 말이야.

바닥에 처박혀보고

밑바닥에서 겨우 숨 쉬며 지내보니

지금까지의 내 삶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라


세 번 암도 이겨냈고 헬기조종사도 했고

부모를 잃은 큰 슬픔을 단기간에 치러냈고

(평생 짊어질 슬픔은 그냥 갖고 가는 거야)

5억 까이껏 평생 갚아나가는 거지


안된다는 건

내가 그은 선이지

된다는 것도

내가 그으면 되잖아


내 한계를 나도 몰라

조용히 god께 기도해

대기업에 취업하게 해 주세요.

웃기지? 이런 걸로 기도하다니......

가진 거 하나 없지만

믿음과 차분히 준비하며

받는 봉급의 일정량을 나누겠다고

그런 선한 영향력을 순환되게 하겠다고

그렇게 감히 기도해 본다.


더 이상 고인 물처럼 내 인생

썩어지게 두지 않겠다고.


대기업이 목적, 목표가 되면 힘들 수도

있겠지만 안될 가능성도 높지만

해보는 거지.

도전도 안 하고 안되라고 하기엔

그동안 내 삶이 너무 멋졌거든


후회할 수도 있어.

근데 그건 나중 문제야

후회가 미리 두렵다면 세상 어떤 것도

시도하면 안 되지.

차근차근해나가다 보면

의외로 대기업은 가까이에 있을 수도

최선을 다해 준비했는데

계속 안될 수도 있지.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지.


나에게도 선한 마음을 주신만큼

선한 영향력으로

다른 삶들과 선순환이 이뤄지길 기도하며.

(다짐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