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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드 Jan 31. 2024

침묵을 깨트리는 Red Velvet


정규 3집으로 돌아온 콘셉트 장인 Red Velvet(레드벨벳) 그녀들의 무궁무진한 콘셉트 속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너무나도 큰 기대감을 안고 있었다. SM엔터는 몇 주간을 걸쳐 그녀들의 화려하고 

오묘한 티저 영상과 트레일러들을 공개했다.

대중들은 말한다. Red Velvet(레드벨벳)의 장르는 그냥 Red Velvet(레드벨벳)이라고. 이 말을 근거해 줄 또 하나의 장르, 또 하나 이야기가 시작됐다. 


6년 만에 정규로 돌아온 Red Velvet(레드벨벳)은 

더 다채롭고 가득 채워진 노래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중 타이틀 곡인 ‘Chill Kill’은 과감한 베이스 무빙과 스트링 선율, 화려하고 몽환적인 신스와 벨 사운드를 중심으로 극적이고 변칙적인 조화를 이루며 유니크하게 전개되는 곡이다 장르로는 댄스/팝, 발라드, 

알앤비/소울로 확인된다. 타이틀 곡 발표 전 공개된 트레일러 및 개인 영상들을 보게 되면 특정 동화가 맴돈다. 바로 ‘해님과 달님’ 전래동화였다. 우리가 알고 들은 전래동화 속 아기자기한 모습들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닌 스릴러, 즉 ‘잔혹동화’를 연출하는 모습이었다. 마치 행복한 해피엔딩을 보여주는 것처럼 과장한 스릴러 

엔딩 또는 밝은 비극을 한 장면을 표현한 것처럼 말이다.


먼저 ‘Chill Kill’은 ‘고요함을 깨뜨리는 사건이나 존재’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조금 더 살펴보자면 갑작스레 등장한 ‘Chill Kill’로 인해 나의 세계가 뒤바뀌어 버린 연애의 서사를 표현했다. 고요했던 삶이 불완전해진 비극 속에서도 상대를 갈구하며 희망을 노래하는 양면성이 특징적이며, 

이러한 ‘밝은 비극’이 주는 감정선을 따라 다채롭게 변화하는 보컬 연기가 더해져 더욱 확장된 

레드벨벳의 음악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 본격적으로 리뷰를 써 내려가보겠다.


첫 도입부, 인트로 부분에서 들려주는 스산하면서 오묘한 벨 소리와 그 뒤를 밝혀주는 EP 사운드 그리고 가사를 뱉자마자 웅크려진 가슴을 피게 만드는 웅장한 베이스 무빙, 이 부분만 봐도 솔직히 이번 ‘Chill Kill’은 

일을 다 했다고 봐도 된다. 내가 여기서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바로 베이스다. 베이스가 주는 묵직함이 

너무 잘 받쳐주었다고 생각한다. 마치 베이스 무빙이 멜로디를 부르는 것처럼 부드럽게 연결되는 부분 

엄청난 힘 조절이 한몫했다. 뮤직비디오를 꺼내서 얘기해 보자면 아버지를 살해한 후의 모습을 그린 게 

이번 타이틀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도입부에 흐르는 벨소리가 언뜻 밝아서 아름답게 들리지 

모르겠지만 현재 그녀들의 흔들리는 감정들과 죄책감이라는 단어를 알고 듣게 되면 엄청난 슬픔이 

존재하는 멜로디라인 같았다.


그다음 훅으로 넘어가기 전 ‘ooh-ooh’ 하면서 베이스와 함께 아래로 떨어지고 프리 코러스가 시작되면서 

메이저를 향해 달려가고 비트를 쪼개 벌스와의 차이 그리고 훅으로 가기 위한 발판을 삼아 준다. 

뮤직비디오 1분 5초쯤 웬디가 아버지를 살해하기 위해 아버지 방으로 들어가고 ‘ooh-ooh’ 하면서 

베이스가 아래로 떨어질 때 이 사건의 발단이 시작된다. 그렇게 보면 ‘살인’이라는 거대한 사건을 보여주고 

터트리기 위해 살짝 분위기를 눌러준 다음 이 사건을 조금 더 부각하려고 만든 사운드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고조되어 훅으로 넘어가게 되고 이 탑라인이 주는 SM만의 메이저 멜로디. 이게 ‘변주’라는 단어와 

제일 어울리지 않나 싶다. 그래서 더 재밌게 새롭게 들리는 장점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또 하나의 해석으로 보게 된다면 이 소녀들의 아버지 살인 사건은 모두 허상, 꿈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을 거 같다. 트레일러 속 예리는 아버지가 

없는 가족사진을 보고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 

있는데 그림자는 그대로 있고 예리의 현 모습만 

걸어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서 그림자=현실 / 현실=꿈으로 해석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꿈에서는 현실을 바라고 현실은

꿈을 바라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곤 하니깐. 그래서 왜 이런 해석으로 보느냐 마이너틱한 벌스와 달리 

훅은 새롭게 변주되어 메이저의 색을 띠고 있다. 그리고 가사 중 ‘넌 여전히 반짝여’ 그 사건을 실행하든 

또는 생각을 하든 준비를 하든 이 다섯 자매들이 아버지를 벗어나기 위해 있지만 그건 단지 일부일뿐 

‘우린 여전히 언제나 반짝이는 다섯 자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밝은 비극의 멜로디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이어지는 브리지 부분에서는 켄지 선생님의 특유 멜로디 라인을 느낄 수 있었다. 약간 7~80년대에서 느낄 수 있을 법한 라인에 벨 신디사운드, 물에 푼 듯 한 드럼 킥과 베이스가 기가 막히게 화려함을 감싸줬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한 번의 사건 발단이 시작된다. 본인들을 학대한 장소를 불태우기 위해 마을 밖으로 나가서 기름을 구한 뒤 집을 불태우는 장면이 뮤비에 나온다. 다시 한번 더 범죄를 저지르는 다섯 자매들을 꾸며주는 사운드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사건을 치르기 위한, 또 밝은 비극으로 가기 위한 사운드로는 적합하지 않은가 싶다. 


Red Velvet(레드벨벳)은 레드와 벨벳 콘셉트를 따로따로 하여 서로 상대되는 곡으로 늘 컴백을 시도했지만 

어느샌가 차이를 두지 않고 둘의 조합을 섞어 잘 어우러진 콘셉트를 가지고 나온다. 

이번 콘셉트는 초반엔 벨벳이었다가 훅은 레드, 마지막엔 레드와 벨벳을 합친 모습을 보여준다. 

이에 대중들에게 보인 이미지가 콘셉트 둘 다 다르기 때문에 시선들이 다르게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그 또한 Red Velvet(레드벨벳)스럽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찌 됐든 어떠한 서사, 이야기를 

곡의 풀고 그 곡에 어울릴 만한 소스들을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아서 대중들에게 각인시키기는 너무 

어려운 숙제과도 같은데 Red Velvet(레드벨벳)은 그렇지 않게 레드 콘셉트 벨벳 컨셉 둘 다 사랑 받는 

아티스트에 해당 된다고 본다. 오늘 날 Red Velvet(레드벨벳) 장르를 소화 하므로서 앞으로의 행보가 

너무나도 기대되는 SM의 보물 같은 그룹. 놓치지 않기를 제발 바라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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