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서로다름에 대한 이해

20장. 멀티플레이어 아내 vs. 한 가지밖에 못 하는 남편: '다른 뇌

by 윤혁경

20장. 멀티플레이어 아내 vs. 한 가지밖에 못 하는 남편: '다른 뇌' 이야기

오랜 세월 함께한 부부라 해도 "도대체 왜 저럴까?" 하는 순간은 분명 있습니다.

특히 남자와 여자는 정보를 처리하고 행동하는 뇌의 방식이 달라, 사소한 일에서 오해와 갈등이 잦습니다. 한쪽은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플레이어’ 같고, 다른 한쪽은 한 번에 한 가지에 집중하는 '집중형'일 때가 많죠. 이렇게 '다른 뇌'를 가진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조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아내는 슈퍼컴퓨터, 남편은 ON-OFF 스위치?


우리 아내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죠!

TV를 보면서도 통화하고, 밥솥 소리에 귀 기울이고, 아이 숙제까지 챙기는 멀티플레이어 슈퍼컴퓨터 같아요. 남편들은 이런 아내의 모습에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반면에 남편들은 어떠세요?

마치 ON-OFF 스위치처럼 한 번에 하나만 작동하는 단순한 기계 같을 때가 많아요. TV에 집중하고 있을 때 전화가 오면, 리모컨으로 소리를 줄이거나 아예 밖으로 나가야 마음이 편하죠.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려고 하면 머리가 복잡하고 불편해지는 걸 느껴요. 아내는 "그 정도 멀티태스킹도 안 돼?" 하고 답답해하지만, 남편은 "왜 굳이 동시에 여러 가지를 해야 해?"라며 이해하지 못하죠. 바로 여기서 많은 오해가 시작된답니다.


♣ 남편이 푹 빠져 있을 때, 대답 없는 이유


남편이 TV에 완전 몰입해 있을 때, 아내가 주방에서 "밥 먹어요!" 하고 아무리 크게 외쳐도 대답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아내 입장에서는 '분명 듣고도 일부러 무시했다'고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사실은 남편의 뇌가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정말 못 들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남자의 뇌는 한 가지에 깊이 몰입하면 다른 감각은 잠시 차단되는 특징이 있어요.

TV 화면에 시각이 집중되어 있을 때, 청각 신호는 저절로 뒷전으로 밀려나는 거죠. 그래서 아내의 목소리가 허공에 흩어져버리는 일이 자주 생기는 거예요.


이럴 때는 아무리 가까이 있더라도, 남편 앞에 가서 얼굴을 마주 보고 그의 주의를 전환시킨 다음 말을 건네는 게 훨씬 효과적이에요. 마치 '주의 전환' 버튼을 눌러야만 작동하는 것처럼 말이죠!



♣ 사냥하는 남자, 요리하는 여자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과거의 남자들은 사냥을 할 때 목표물 외에는 아무것도 쳐다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야만 사냥에 성공하고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었기 때문이죠. 이처럼 남자는 목표 지향적으로 태어났습니다.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하고, 다른 모든 자극을 차단하며 오로지 그 목표 달성에만 몰입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남편이 어떤 일에 몰두할 때 주변의 다른 소리나 요청을 듣지 못하거나,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타고난 본능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마치 사냥꾼이 먹잇감에 시선을 고정한 채 다른 모든 것을 놓치는 것처럼 말이죠.

반면 아내는 남편이 가져다준 것으로 음식을 만들고, 모든 식구들이 골고루 나누어 먹게끔 배분해야 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밥이 끓는 동안 아이를 돌보고, 반찬을 만들고, 집안일을 동시에 처리해야 했죠. 이는 여자가 관계 지향적이고 멀티태스킹에 강한 존재로 발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여러 사람의 필요를 살피고,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조율하며, 관계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여성이 가진 본능적인 능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요리사가 여러 냄비를 동시에 관리하며 모든 가족 구성원의 취향을 맞추는 것처럼 말입니다.


♣ "집안일 좀 도와줘요"라는 말에 남편이 멘붕하는 이유


남자들이 집에서 가장 난감해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나 힘들어 죽겠으니 집안일 좀 거들어줘요"일 거예요. 여자 입장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고 구체적인 요청 같지만, 남자 입장에서는 '도대체 뭘 어떻게 도와야 하지?' 하고 멘붕 상태에 빠지게 된답니다. '집안일이 뭐지? 설거지인가? 아니면 청소기 돌리기? 쓰레기 버리기?' 등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혼란을 주는 추상적인 말처럼 들릴 수 있어요.

이럴 때는 다음과 같이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지시가 훨씬 효과적이에요.

"안방부터 청소기로 밀고, 대걸레로 닦고, 발코니 쓰레기는 1층 마당에 갖다 줘요." 이렇게 명확한 절차와 행동이 제시되면, 남편은 별다른 불평 없이 그대로 실행할 가능성이 높답니다. 물론 입술을 삐죽 내밀거나 좀 마뜩잖은 표정을 지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묵묵히 그 일을 끝내요. 남자에게는 '무엇을 할지'보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 뇌 구조 자체가 다르다는 것 : 하드웨어의 차이


남자와 여자의 이런 차이는 단순히 성격이나 습관 문제가 아니에요. 이건 뇌의 구조적인 차이에서 오는 본질적인 다름이랍니다.


여자의 뇌 : 좌우 반구를 연결하는 '뇌량'이 남자보다 조금 더 발달되어 있어요. 그래서 감정과 논리, 언어와 행동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여러 가지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죠. 여러 감각을 동시에 인식하고, 공감하면서도 실무를 처리하는 '통합형 멀티태스커'로 기능한다고 볼 수 있어요.


남자의 뇌 : 좌우 반구가 비교적 독립적으로 작동하며,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할 때 뛰어난 능력을 보여요. 반면에 동시에 여러 감각이 자극되면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혼란을 느끼기 쉽답니다. 그래서 두 가지 이상을 병행하면 금방 피곤함을 느끼게 되는 거죠.


이런 차이는 마치 애초에 다르게 설계된 하드웨어의 차이와 같아요. 서로를 업그레이드하거나 개조할 수 없듯이,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맞춰주는 법을 배우는 수밖에 없답니다.


♣ '단순형'과 '통합형' : 오해를 넘어 함께 잘 살기


남자를 '단순하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은 단순한 게 아니라 '집중형'인 거예요. 여자를 '복잡하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건 '복잡한' 게 아니라 '통합형'이기 때문이죠.


남자 : 한 가지에 깊이 몰입하는 집중 전문가예요. 문제 해결을 지향하고, 한 줄의 목표에 몰입할 때 가장 효율적이랍니다.


여자 : 여러 가지를 동시에 조율하는 통합 관리자예요. 감정과 상황을 아우르는 다층적인 사고를 통해 복합적인 관계와 일상을 조율하죠.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는 순간, 부부 간의 오해와 갈등은 눈에 띄게 줄어들 거예요. 상대방을 자신의 기준에 맞춰 바꾸려 들지 않고, '아, 이건 뇌 구조의 차이구나'하고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관계는 훨씬 부드러워진답니다.


건강한 부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서로가 '다른 뇌'를 가진 두 사람임을 받아들여야 해요. 남편은 아내의 멀티태스킹 능력을 존중하고, 아내는 남편의 집중형 사고방식을 이해하며 구체적인 소통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해요. 서로를 '틀리다'고 보지 않고 '다르다'고 인정할 때, 우리는 비로소 각자의 강점을 살려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은 배우자와의 어떤 '다름'을 느끼며 지내시나요?



[자가 점검 체크리스트]


1. 배우자의 '주의 집중 방식' 이해하기

배우자가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 당신의 말을 잘 듣지 못해도 '일부러 무시한다'고 오해하기보다, '지금 다른 감각이 차단되었구나'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는가?

배우자에게 중요한 요청을 할 때, 여러 가지를 동시에 말하기보다 한 번에 한 가지씩, 그의 주의를 충분히 끈 후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는가?

2. '요청 방식'의 차이 받아들이기

배우자에게 '집안일 좀 도와줘요'와 같이 추상적인 요청 대신, '거실 청소기 돌리고, 주방 쓰레기 좀 버려줘요'처럼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지시를 하고 있는가?

배우자가 당신의 요청에 바로 반응하지 않더라도, '어떻게 해야 할지'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함을 인정하고 기다려줄 수 있는가?


3. 서로의 '뇌 구조' 차이 존중하기

배우자가 자신과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행동하는 것을 '틀렸다'고 비난하기보다, '남자와 여자는 이렇게 다르게 설계되었구나'하고 '다름'을 인정하고 있는가?

배우자의 '집중형' 또는 '통합형' 특징이 관계의 약점이 아닌, 서로를 보완하여 조화로운 일상을 만들 수 있는 강점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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