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부부싸움의 기술

부부 싸움, 싸움도 기술입니다: 갈등을 성장의 지혜로 바꾸는 법

by 윤혁경

[프롤로그]


부부 싸움, 싸움도 기술입니다: 갈등을 성장의 지혜로 바꾸는 법



♣ 일상적인 현상이 된 '이혼'과 '정서적 단절'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부부의 이혼 소식이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27년간의 결혼 생활을 뒤로한 그들의 결별에 많은 이들이 물었죠.

"왜 그들은 끝내 극복하지 못했을까?"
"정말 이혼 말고는 다른 길이 없었을까?"


2022년 세계 이혼율 통계를 보면, 러시아는 인구 1,000명당 4.8건으로 1위였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인구 대비 이혼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는 하지만, 매년 약 10만 쌍 내외가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고 있어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90년부터 최근까지 수백만 쌍이 법적으로 갈라섰습니다.


여기에 법적 이혼은 아니지만 별거, 졸혼, 혹은 '웬수'처럼 정서적 단절 속에서 한집에 사는 부부들까지 합치면 어떨까요? 우리 사회에서 부부 갈등과 아픔 속에 살아가는 사람은 1천만 명에서 1천5백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민 4~5명 중 1명이 이혼 또는 정서적 이혼 상태라는 이 현실, 우리가 외면할 수 있을까요? 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행복과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30년 동안 한 번도 안 싸웠는데, 갑자기 이혼이라니?"

상담실에 찾아온 어느 부부의 이야기입니다. 결혼 30년 동안 단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고 자랑하던 부부였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내가 갑자기 "당신과 더 이상 못 살겠다"며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남편은 완전히 당황했죠.


"우리 잘 지냈잖아? 한 번도 안 싸웠는데 왜?"

하지만 아내의 대답은 달랐습니다.
"싸우지 않은 게 아니에요. 싸울 수조차 없었던 거예요. 30년 동안 속으로만 삭였어요."

이 부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역설적인 진실을 보여줍니다.


싸움 없는 결혼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요.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속으로 쌓인 감정은 결국 관계를 무너뜨리는 폭탄이 됩니다.


반대로 이런 부부도 있습니다. 결혼 20년 만에 처음으로 큰 싸움을 한 부부가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싸우고 나니 오히려 더 가까워졌어요. 20년 동안 속으로만 삭였던 말을 하고 나니 시원하고,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됐어요."


왜 우리는 '결혼 기술'을 배우지 않았을까?

우리는 학교에서 수학 공식을 외우고, 영어 단어를 달달 외우고, 과학 실험을 하며 자랐습니다. 그런데 정작 인생에서 가장 오래 함께할 사람, 바로 배우자와 '잘 사는 법'은 한 번도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했어요.


의견이 다를 때 상처 주지 않고 말하는 법

갈등을 건강하게 푸는 법

아기가 태어난 뒤 달라지는 관계에 지혜롭게 대처하는 법.


이런 것들을 미리 알았더라면 어땠을까요? 아마 덜 싸우고, 더 자주 웃으며,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결혼 생활이 가능했을 거예요. 결혼은 사랑으로 시작하지만, 기술과 지혜로 완성됩니다.


이런 부부도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 싸워요. 그런데 싸워도 해결이 안 되고 상처만 깊어지더라고요. 상담을 받고 나서야 알았어요. 우리는 싸우는 방법조차 몰랐던 거예요."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이렇게 다를 줄이야!"

많은 부부가 공감할 말입니다.


말투, 생활 습관, 감정 표현, 돈 쓰는 방식, 가족과의 거리감까지… 부부 사이에는 수없이 많은 '다름'이 존재합니다. 이 다름은 불편함을 낳고, 불편함은 서운함으로, 서운함은 오해와 갈등으로 이어져 결국 '싸움'이 되죠.


여기서 말하는 싸움은 꼭 고성과 물건을 던지는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속으로 상대를 원망하거나, 끊임없이 비난하거나, 겉으론 조용하지만 냉랭한 '무언의 냉전'을 지속하는 것. 이 모든 것이 부부 관계를 병들게 하는 싸움의 한 형태예요.


♣ 통계가 말하는 진실 : "싸움은 일상이다"


최근 결혼정보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부부가 크든 작든 부부싸움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매일같이 싸우든, 한 달에 한두 번 싸우든, 1년에 몇 번씩 큰 충돌을 겪든, 빈도는 다를지라도 갈등은 거의 모든 부부의 '일상'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갈등은 피할 수 없는 관계의 본질입니다.


갈등이 생겼을 때 상처가 되는 말 1위는 "그 말, 그냥 하지 마"입니다.

"당신은 항상 그래"
"제대로 하는 게 뭐 있어?"
"이게 다 당신 때문이야"

이런 말들은 작은 불씨를 순식간에 관계 파괴라는 전쟁으로 번지게 만듭니다.


싸움 그 후, 우리는 어떻게 마무리하고 있을까?

대다수의 부부가 싸움 후 감정을 억누르며 지내거나,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풀린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시간은 모든 상처를 치유하지 못합니다. 덮어둔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다시 터지는 '관계의 독'이 되죠.


진정한 회복은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어루만지는 능동적인 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 싸움의 기술 = 사랑의 지혜


우리, 싸우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잘 싸우는 법"을 배워보자고 제안하는 겁니다.

감정을 퍼붓는 싸움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를 단단하게 만드는 싸움. 그런 싸움은 오히려 부부를 더 깊게 연결하고 성장시키는 기회가 됩니다.


사랑은 감정만이 아닙니다.
사랑도 기술입니다. 그리고 싸움 또한 기술입니다.

이 책은 싸움의 기술을 넘어, 결국 '사랑의 지혜'로 나아가기 위한 여정입니다. 존중과 공감, 이 두 가지만 잘 챙기면 우리 부부도 달라질 수 있어요.


지금 배우자와의 갈등 때문에 마음이 무겁지 않으신가요?


이 책이 여러분께 작은 길잡이가 되어,

갈등은 줄이고 상처는 치유하며,

무엇보다 더 자주 웃는 부부가 되시길 바랍니다.


자, 이제 함께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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