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강원특별자치도립화목원 (매봉산)
강원 지역에서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와 높은 습도로 외출 자체마저 힘들어진 상황에서 휴가철을 맞은 도민과 관광객들이 시원한 피서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
10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강원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오후 3시 기준 횡성 공근 37도, 원주 학성 36.1도, 원주 35.8도, 홍천 35.5도, 영월 35.4도, 춘천 34.4도, 강릉 29도, 동해 28.2도 등이다.
특히 내륙을 중심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폭염경보 지역 35도 내외)으로 올라 매우 무더운 상황이다.
출처 : 강원특별자치도립화목원 (매봉산)
이런 상황에서 피서객들은 기존 해수욕장과 워터파크에서 벗어나 고지대나 동굴처럼 서늘한 기후 환경을 갖춘 곳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해발 1000m에 가까운 산악지대와 10도 내외를 유지하는 동굴은 무더위를 날려주는 청정 피서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여름, 조금 특별한 시원함을 찾는다면 강원도 고산지대로 향하는 것이 해답일 수 있다. 고지대 특유의 서늘한 날씨와 청정 자연을 품은 장소, 인간이 만든 동굴 속 서늘함까지 더해진 강원도만의 특별한 여름 장소로 떠나보자.
영월군 청령포로 126-3에서 시작되는 운탄고도 1330은 강원도 대표 여름 피서지로 손꼽히는 트레킹 코스다.
출처 : 운탄고도 홈페이지
과거 석탄을 실어나르던 광산철도를 따라 개설된 이 길은 폐광지역인 영월·정선·태백·삼척을 연결하며, 고요한 숲길과 높은 고도 덕분에 한여름에도 시원함을 유지한다.
특히 정선 만항재는 해발 1330m에 달하는 구간으로, 고산지대 특유의 차가운 바람과 야생화 군락을 만날 수 있어 여름철 트레커들에게 인기다.
전체 길이는 173.2km이며, 그중 영월 구간인 1~3길은 역사와 문학, 산업의 흔적이 오롯이 남아 있다.
단종 유배지였던 청령포를 지나는 1길은 역사 탐방의 재미를 주고, 2길은 방랑시인 김삿갓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3길은 광부의 길이라 불리며 산업화 시대 탄광마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평균 고도 546m, 야산의 울창한 그늘과 바람이 무더운 한낮에도 땀을 식혀준다. 장거리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구간 별로 나눠 즐겨도 좋다.
태백시 태백로 283-29에 위치한 용연동굴은 무더위 속에서도 평균기온 10도를 유지하는 대표적인 여름 동굴 피서지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용연동굴)
백두대간 금대봉 하부능선 해발 920m 지점에 자리잡고 있으며, 1억 5천만 년 이상의 지질학적 역사를 품은 곳이기도 하다. 동굴 내부는 총 843m 길이에 4개의 광장과 순환형 수평굴로 구성돼 있어 관람 동선이 체계적이다.
긴다리장님좀먼지벌레 같은 희귀 생물이 서식할 만큼 보전 상태가 뛰어나며, 독특한 종유석과 석순이 형성한 자연 조각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내부에 들어서면 급격히 체온이 내려가는데, 추위에 약한 사람은 반드시 겉옷을 챙기는 것이 좋다.
입장 시 안전모 착용이 필수이며, 저천장 구간도 많아 쭈그려 걸어야 하는 곳도 있다. 탐방 열차를 타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동굴 입구까지 여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태백 시가지에서 가까워 접근성도 뛰어난 편이다.
해발 1,0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피서를 즐기고 싶다면 태백시 매봉산 ‘천상의 숲’이 제격이다. 올해 5월 28일부터 본격 개장한 이곳은 야영장과 치유의 숲으로 구성된 복합 산림 힐링공간이다.
출처 : 강원특별자치도립화목원
바람의 언덕과 인접해 있어 초속 5~8m의 바람이 지속적으로 불어오고, 여름 평균 기온은 12~19도로 유지된다.
야영장은 차량을 동반한 가족 캠핑객에게 인기다. 사이트마다 간격이 넓고 숲 그늘이 많아 한낮에도 햇볕을 피할 수 있다.
치유의 숲에서는 숲속 요가, 명상, 무장애 숲길 등 다양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 피서 이상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예약은 온라인(https://gwpa.kr/cheonsang)에서 가능하며, 최대 2박까지 머물 수 있다. 아직 개장 초기 단계로 SNS 등에서 입소문이 퍼지는 중이다. 혼잡하지 않은 숨은 명소를 찾는다면 서둘러 방문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