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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만에 핀 기적의 꽃” 희귀 수련 핀 비밀정원

by 트립젠드

여름이면 다시 피어나는 생명의 물결
강릉 경포가시연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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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강릉시 (경포 가시연 습지)


강원 강릉의 대표적인 생태 습지인 ‘경포 가시연 습지’가 올해도 어김없이 생명의 신호를 보냈다. 최근 이곳에서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된 ‘가시연’과 ‘각시수련’이 꽃망울을 터뜨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강릉시에 따르면 이들 수생식물은 7월부터 9월 초까지 개화하는 1년생으로, 오랜 복원 작업 끝에 생육 환경이 조성되면서 비로소 반세기 만에 자연 발아에 성공했다.


복원 이후 매년 여름마다 이곳을 물들여온 가시연은 이제 경포가시연습지를 상징하는 생명체가 됐다.


출처 : 뉴스1 (태풍 쁘라삐룬이 물러난 4일 강원도 강릉시 경포 가시연습지를 찾은 관광객과 시민이 은은한 향을 풍기며 활짝 핀 연꽃을 감상하고 있다. 2018.7.4)


‘경포가시연습지’는 강원 강릉시 운정동에 위치한 생태 습지공원으로, 생태하천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이후 다양한 수생식물과 조류가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특히 여름철이면 백련과 홍련뿐만 아니라 노랑어리연, 참통발 같은 습지 식물들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존재는 단연 ‘가시연’이다.


연꽃의 일종인 가시연은 뾰족한 가시를 품은 잎과 열매 때문에 이름 붙여졌으며, 낮에 피고 밤에 오므라지는 특성 덕분에 오전 시간대 방문이 가장 좋은 감상 시기로 꼽힌다. 잎은 하트 모양을 닮아 보는 이들에게 사랑스러운 인상을 남긴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연꽃을 보는 것을 넘어 생태에 대한 이해를 돕는 ‘습지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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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관광공사 (경포 가시연 습지)


강릉생태관광협의회를 통해 사전 예약하거나 현장 방문자센터에서 신청하면 참여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습지 내 생물 다양성과 서식지의 중요성, 연꽃과 가시연의 생태적 가치 등을 설명해주는 교육형 탐방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경포가시연습지는 2025년 7월 환경부가 선정한 ‘이달의 생태관광지역’으로도 이름을 올리며 그 가치를 공고히 했다.


경포가시연습지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그 주변 환경이다. 습지 옆으로는 경포호수를 따라 한적한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방문객은 연꽃 감상과 더불어 산책, 조각공원 감상, 조류 관찰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호수는 물이 맑아 거울처럼 경관을 비춘다 하여 ‘경포(鏡浦)’라 불리며, 가을이면 갈대가 우거져 로맨틱한 산책 코스로도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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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경포 가시연 습지)


또한, 습지 내에는 양편 수로를 잇는 나룻배가 마련되어 있는데, 방문객이 직접 밧줄을 당겨 이동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연과의 소통을 색다르게 경험할 수 있다.


조각공원에는 여러 예술작품이 설치되어 있어 연꽃이 핀 습지와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사진 애호가들과 가족 단위 탐방객은 물론이고,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휴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제격인 공간이다.


자연과의 교감을 꿈꾸는 이들에게 경포가시연습지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선 의미를 전한다. 반세기 만에 다시 피어난 꽃, 그 안에 담긴 복원의 시간과 생태적 가치를 생각하면, 이곳에서의 산책은 한 편의 생태 다큐멘터리이자, 살아 숨 쉬는 생명의 증거와도 같다.


여름의 한복판, 멸종위기 식물과 마주하는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지금이 바로 그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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