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강원도 화천, 사람들 사이에 번지는 이 한마디가 지역 분위기를 뒤흔들고 있다.
군 철책이 지나던 길, 한때는 멈춰야 했던 그곳에 지금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민간인 출입이 까다로웠던 화천 평화의 댐으로 향하는 길이 전면 개방된다는 소식에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술렁이고 있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통제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DMZ 인근, 상징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지닌 평화의 댐이 ‘쉽게 갈 수 없는 곳’에서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곳은 그 자체로 평화를 품은 공간이자, 해마다 수천 명의 자전거 동호인들이 달리는 인기 명소다.
더 이상 우회로를 돌지 않아도 되고, 철문 앞에서 발길을 돌릴 이유도 없다. 이 모든 변화는 국방부의 공식 발표와 함께 시작됐다.
지난 26일, 국방부는 화천군 일대의 민간인 통제선을 기존보다 3.5㎞ 북쪽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출처 : 화천군 (화천 DMZ랠리 질주)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적용된 군사 규제 완화 조치이자, 접경지 관광지 개방의 신호탄이다.
변경된 구간은 안동철교에서 평화의 댐까지 약 9.9㎞ 길이의 군도 7호선이다.
기존에는 당거리 초소나 평화초소에서 검문을 거쳐야만 이동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출입 절차 없이 차량이나 자전거로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다.
민통선 북상과 함께 기존 통제보호구역은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됐다.
지금까지는 불편한 해산령 우회로를 이용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도로 여건이 좋은 직선 구간을 활용할 수 있어 이동 시간도 절반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거리의 변화가 아니다.
출처 : 화천군 (화천 평화의댐 전경)
안보와 접근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새로운 시도이며, 한동안 멈춰 있던 지역 관광의 시계를 다시 움직이게 만든 계기다.
군도 7호선은 단순한 진입로가 아니다. 이곳에서는 매년 봄, 약 5천 명이 참가하는 ‘DMZ 랠리 자전거 대회’가 열린다.
기존에는 검문 절차와 접근 제한으로 인해 준비에 많은 제약이 따랐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참가자들의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행사 운영도 훨씬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평화의 댐은 연간 약 25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대표적인 안보 관광지다.
세계평화의 종공원, 캠핑장, 자연 경관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된 복합 문화 공간으로, 그 상징성과 경관적 가치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그동안 접근성이라는 단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이번 변화는 그 한계를 완전히 허물 것으로 기대된다.
화천군도 이에 발맞춰 기존 초소를 이전하고, 새롭게 정비하는 지원사업을 준비 중이다.
화천군수는 “국방부와 군부대와의 꾸준한 협의 끝에 민통선 북상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가 지역 안보 관광을 넘어, 전반적인 관광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제 평화의 댐은 ‘특별한 허가가 있어야만 가는 곳’이 아니다.
일상 속에서도 가볍게 들를 수 있는 공간이자, 과거의 경계와 현재의 평화가 공존하는 살아 있는 장소로 거듭나게 됐다.
군사적 긴장 대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질 이 길은, 과거의 철책을 뒤로하고 앞으로의 공존을 이야기하는 상징이 될 것이다.
이제는 검문 없이도 닿을 수 있는 평화의 댐, 그 변화는 단순한 길의 개방이 아니라, 지역과 사람의 마음을 여는 문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