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꽃도 좋고 바다도 좋지만, 봄을 가장 실감나게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단연 흙 위에서다.
전북 김제의 작은 마을에서는 매년 봄이 되면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이름부터 정겨운 ‘지평선광활햇감자축제’. 이곳에서는 그저 보고 즐기는 것을 넘어, 삽을 들고 직접 땅을 파며 봄을 수확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갓 올라온 감자 싹 사이로 흙을 걷어내면, 토실토실하게 자란 햇감자가 얼굴을 내민다. 아이 손만 한 크기의 감자가 줄줄이 땅속에서 나올 때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환하게 웃는다. 단순한 체험을 넘어 자연이 건네는 감동이 그대로 전해지는 순간이다.
이번 축제는 2025년 4월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김제시 광활초등학교 일원에서 열린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햇감자 캐기 체험’인데, 참가비는 1만 원, 수확한 감자는 5kg까지 직접 가져갈 수 있다.
출처: 김제시
단, 올해 체험 참여 인원은 500명으로 제한되며 선착순으로 모집되기 때문에 빠른 신청이 필수다. 신청 마감은 4월 13일까지지만, 매년 조기 마감되는 만큼 서두르는 것이 좋다.
축제의 배경이 되는 김제 광활 지역은 전국 봄 감자 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할 만큼 감자 품질로 잘 알려진 곳이다.
해풍이 스며드는 간척지에서 자란 감자는 단맛이 뛰어나고 저장성도 좋아 집에서 오래 보관하며 두고두고 먹을 수 있다.
단순한 지역 특산물을 넘어, 직접 손으로 캐내어 느끼는 그 신선함과 만족감은 그 어떤 농산물보다도 특별하다.
축제는 단지 농촌을 배경으로 열리는 행사가 아니다. 도시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흙과 자연, 수확의 기쁨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생생한 체험 현장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삽을 들고 땅을 파고, 손으로 감자를 만지며, 땀 흘리는 그 순간에야 비로소 계절이 피부에 와닿는다. 흙 묻은 손으로 바로 씻어 맛보는 햇감자의 담백한 풍미는 이 축제의 가장 확실한 매력이다.
김제시 관계자는 “광활 감자는 맛도 좋고 품질도 뛰어나 전국 어디에 내놔도 자신 있는 농산물”이라며, “체험을 통해 감자의 진가를 느끼고, 김제 농산물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실제로 매년 참가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가족 단위 참가자뿐 아니라 학교 체험학습, 연인, 소규모 여행자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이 축제를 찾고 있다.
사진을 찍는 여행도, 꽃을 보는 나들이도 좋지만, 흙을 파며 웃고, 감자를 캐며 계절을 체험하는 하루는 또 다른 의미를 남긴다.
바쁜 일상 속 잠깐의 휴식, 단단한 감자 한 알에서 전해지는 봄의 온기. 땀이 섞인 웃음과 함께 기억되는 이 특별한 4월, 가장 생생한 봄날은 김제 광활 들판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