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행주산성)
꽃향기 진하게 감도는 4월, 어느 날의 하루를 온전히 채우는 방법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경기도 고양시. 낮에는 도심 속 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밤에는 성곽 위 달빛 아래에서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이색 프로그램이 열린다.
봄과 예술, 그리고 유산이 어우러진 이곳은 낮과 밤이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공간이다.
4월, 고양시에서는 낮과 밤 어느 한쪽도 허투루 보내기 어려울 만큼 알차고 풍성한 두 개의 축제가 이어진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행주산성)
고양시는 오는 4월 11일부터 27일까지 문화재청 국가유산 야행 신규사업에 선정된 ‘2025 행주가 예술이야’를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야간에도 문화유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된 이른바 ‘밤의 유산여행’이다.
‘행주가 예술이야’는 야로(夜路), 야사(夜史), 야설(夜說), 야경(夜景), 야시(夜市) 등 다섯 가지 테마를 통해 행주산성의 역사성과 야경을 새롭게 조명한다.
이 중 가장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테마는 ‘야로’다.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실제 행주대첩의 현장을 걸어보는 ‘달빛 여행’ 프로그램으로, 고양시청 통합예약사이트를 통해 선착순 신청 가능하다.
올해 리뉴얼을 마친 대첩기념관도 코스에 포함돼 있어, 당시의 전술과 무기, 주요 인물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행주산성)
작년에는 1,800명 가까운 인원이 이 ‘달빛 여행’에 참여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으며, 올해 역시 시간당 80명씩 소규모 그룹으로 나뉘어 20분 간격으로 진행된다.
오후 6시 30분부터는 행주산성 정상 충의정을 배경으로 미디어파사드 공연이 펼쳐지고, 주말 저녁 7시 30분부터는 가야금 연주자 ‘예지’의 공연도 준비돼 있다.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그 무대 위에서 K팝과 가야금이 어우러진 감각적인 공연이 완성된다.
고양시의 또 다른 대표 봄 축제, ‘2025 고양국제꽃박람회’는 4월 25일부터 5월 11일까지 일산 호수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양국제꽃박람회)
올해 주제는 ‘꽃, 상상 그리고 향기’. 국내외 25개국, 200여 개 화훼 관련 기관과 업체가 참여해 화려하고 다채로운 전시를 선보인다.
실내외 공간을 넘나드는 이번 박람회는 단순한 화훼 전시를 넘어 예술과 기술이 결합된 몰입형 공간 구성에 주력했다.
특히 ‘숨 쉬는 실내 정원’이라는 이름의 실내 전시는 열대 우림을 떠올리게 하는 입체적 연출로 꾸며졌으며, 약 20미터 길이의 수직 정원과 다양한 수평 테마 정원이 어우러져 독특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고양시 화훼 농가가 직접 운영하는 플라워마켓과 함께, 신품종 식물 전시, 글로벌 화훼 작가들의 작품전, 퍼포먼스형 이벤트 등도 진행돼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양국제꽃박람회)
고양시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는 단순한 꽃 전시를 넘어 지속 가능한 생태 예술 공간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며 “도심 속 자연이 주는 감성과 상상력이 어우러진 새로운 경험을 시민들에게 선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루의 낮과 밤이 각각 다른 주제를 품은 고양시의 봄 축제는 단순한 계절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꽃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호수공원에서의 낮이 끝나면, 역사와 빛의 향연이 어우러지는 행주산성의 밤이 이어진다.
두 공간을 모두 경험한 이들이라면 공통적으로 말한다. “이 도시의 하루는, 아침부터 밤까지 한순간도 낭비할 수 없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