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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왕산의 봄, 드라마처럼 피어난 붉은 능선

by 트립젠드

진달래 물든 산길 따라 봄을 걷다
드라마 촬영지도 함께 둘러보는 여행
4월 중순, 걷기 좋은 계절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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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화왕산 풍경)


봄기운이 절정을 향해 치닫는 4월 중순, 경남 창녕의 화왕산이 다시금 여행자들의 발길을 부르고 있다.


국민 드라마의 세트장, 그리고 진분홍 진달래로 뒤덮인 능선. 이 두 풍경이 동시에 펼쳐지는 그곳, 화왕산이 4월 12일부터 본격적인 봄 산행지로 개방된다.


진달래가 산 능선을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이 시기, 창녕군은 허준 드라마 세트장 인근 진달래 군락지가 12~13일경 만개할 것으로 예고했다.


진달래로 물든 분화구 능선

화왕산은 해발 756.6m로, 과거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세 개의 분화구와 넓은 능선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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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화왕산 풍경)


이곳에는 매년 봄, 수십만 평 규모의 진달래 군락이 대지를 붉게 물들인다. 특히 정상 동쪽에 조성된 진달래 군락지에서는 벚꽃까지 함께 피어나 이 시기만의 특별한 풍경을 완성한다.


봄이면 진달래 외에도 철쭉, 수선화, 야생화가 차례로 얼굴을 내밀며, 사진 애호가들의 발길을 끌어당긴다. 화왕산성 근처 억새평원은 봄 진달래 못지않게 넓고 평탄한 풍경으로 눈을 사로잡는다.


산불 위험이 고조된 상황이지만, 현재 군립공원 내 공식 등산로 5곳은 안전관리 하에 개방 중이다. 비지정 산림 지역은 출입이 제한되니, 지정 등산로 이용이 필수다.


허준부터 대장금까지… 명장면이 탄생한 세트장

산 아래 옥천리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과거 다수 드라마의 배경이 되었던 ‘허준 세트장’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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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창녕군 (화왕산 풍경)


이곳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닌, 실제 드라마 촬영 당시 그대로의 건축물이 남아 있어 팬들에게는 숨겨진 명소이자 포토존으로 인기가 높다.


촬영지로 사용된 대표 작품에는 ‘허준’, ‘대장금’, ‘상도’, ‘영웅시대’는 물론 영화 ‘조폭마누라’까지 포함돼 있다. 드라마 명장면을 떠올리며 걷는 산길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추억이 된다.


최근에는 일부 세트가 복원되거나 보존 처리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여행 크리에이터들에게도 특별한 콘텐츠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역사 품은 명산, 문화재도 함께 만난다

화왕산은 단순한 봄꽃 명소를 넘어, 유서 깊은 가야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는 역사 탐방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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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창녕군 (화왕산 풍경)


정상 부근의 화왕산성은 가야 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며, 둘레만 약 2.7km에 이르는 석성이다.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 장군이 의병을 이끌던 거점으로도 기록돼 있다.


화왕산성과 더불어 인근에는 목마산성과 득성비, 용지 등도 남아 있다. 모두 경상남도 지정 기념물로서 창녕 일대의 역사와 문화를 설명해주는 중요한 유적들이다.


억새평원이 펼쳐진 평지 내부는 약 18.5헥타르 규모로, 계절에 따라 다양한 식생과 풍경을 보여준다. 특히 봄에는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와 진달래가 공존하는 이색적 장면이 펼쳐진다.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 화왕산 봄 산행

창녕 화왕산은 진달래와 벚꽃, 억새와 역사, 드라마 세트장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보기 드문 봄 산행지다. 화려함과 정취, 이야기까지 모두 품은 이 산은 도시보다 한발 늦게 봄을 맞는다.


그래서 더욱 반갑고, 더 특별하다. 이번 주말, 화왕산에서 드라마보다 더 진한 봄의 장면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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