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다 사이를 만난 순간
부산 송도의 아침, 하늘과 바다의 경계는 흐릿했다. 햇살이 서서히 수면을 어루만지자 바다는 마치 유리처럼 반짝였고, 나는 이 광활한 푸름을 가로지르기 위해 송도해상케이블카에 올랐다.
케이블카 문이 닫히고 천천히 공중으로 떠오르자, 세상이 한층 넓어졌다. 아랫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 해안선을 타고 넘실대는 파도, 저 멀리 푸른 곡선을 따라 이어지는 송도의 풍경. 모든 것이 하나의 풍경 속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86m 상공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했다. 바람이 살짝 케이블카를 흔들었고, 그 순간 발 아래 투명한 바닥으로 펼쳐진 깊고 푸른 바다에 온몸이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크리스탈캐빈을 선택한 덕분에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착각 속에서 짜릿한 전율이 온몸을 감쌌다.
송도베이스테이션에서 암남공원까지 이어지는 1.62km의 여정은 그저 이동을 위한 시간이 아니었다.
갈매기들이 가벼운 곡선을 그리며 하늘을 가로지르고, 저 멀리 다대포의 해안선이 수평선과 맞닿아 있었다. 바다와 도시, 하늘과 태양이 어우러지는 이곳에서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계절마다 다른 빛깔을 띠는 이곳의 풍경을 더욱 오래 머금고 싶었다. 겨울철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봄과 가을에는 오후 9시까지, 여름에는 밤 10시까지 운행되며 저마다의 색을 담아내고 있었다.
특히 한여름 밤,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부산의 야경은 반짝이는 보석처럼 도시를 물들이며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짧지만 강렬한 여행이 끝나갈 무렵, 나는 천천히 육지로 돌아왔다. 그러나 바다 위를 걷던 그 순간은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다.
송도해상케이블카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경계에서 스스로를 발견하는 공간이었다. 이 특별한 순간이 또 다른 여행의 시작이 되길 바라며, 나는 다시 한 번 부산의 바람을 깊이 들이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