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의 시간” - 바람과 비, 진흙 속에서도 피어나는 인내의 시간.
바람을 견딘 얼굴
김인덕
진흙은 잊지 않는다
썩어가는 것들이 지나온 자리
어둠의 무게로 눌린 날들이
어디로 사라지는지를
바람은 흔들고
비는 무너뜨리고
계절은 수없이 그 몸을 지나쳤지만
무엇 하나 닿지 못한 듯
연꽃은 조용히 떠올랐다
잎은 말이 없다
고요한 곡선 안에는
수없이 부딪친 바람의 흔적
한밤의 천둥소리 견딘 침묵이 들어있다
연꽃은 세상의 풍파를 이겨낸
한 사람의 진정한 마음
그 앞에 선다
잿빛 세월을 견딘 내 등 뒤에서
잎사귀로 흩날리던 날들이
잠시 멈춰 선다
나를 보고 있지 않지만 그를 안다
부서지지 않기 위해
얼마나 많이 부서졌을지를
오늘 연꽃이 말한다
'바람을 견딘 자만이 잎 펼 수 있다'고
연꽃은 바람을 견디며 피어납니다.
부서지지 않기 위해 얼마나 많이 부서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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