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바람을 견딘 얼굴-『느낌표와 쉼표 사이』중

“연꽃의 시간” - 바람과 비, 진흙 속에서도 피어나는 인내의 시간.

by 김인덕

바람을 견딘 얼굴


김인덕

진흙은 잊지 않는다
썩어가는 것들이 지나온 자리
어둠의 무게로 눌린 날들이
어디로 사라지는지를

바람은 흔들고
비는 무너뜨리고
계절은 수없이 그 몸을 지나쳤지만
무엇 하나 닿지 못한 듯
연꽃은 조용히 떠올랐다

잎은 말이 없다
고요한 곡선 안에는
수없이 부딪친 바람의 흔적
한밤의 천둥소리 견딘 침묵이 들어있다

연꽃은 세상의 풍파를 이겨낸
한 사람의 진정한 마음

그 앞에 선다
잿빛 세월을 견딘 내 등 뒤에서
잎사귀로 흩날리던 날들이
잠시 멈춰 선다

나를 보고 있지 않지만 그를 안다
부서지지 않기 위해
얼마나 많이 부서졌을지를

오늘 연꽃이 말한다
'바람을 견딘 자만이 잎 펼 수 있다'고


연꽃은 바람을 견디며 피어납니다.
부서지지 않기 위해 얼마나 많이 부서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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