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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연두 Jul 16. 2024

[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BOOKREVIEW11. 2024.07.16

이미지 출처 : 알라딘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 에세이, 먼 북 소리를 읽었다. 이 책은 1986년부터 1989년까지, 3년 동안 작가가 유럽을 여행하는 동안 쓴 이야기다. 그가 서른 후반,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힘든 마음을 극복하고자, 그 당시 들리는 먼 북 소리를 따라 여행을 떠난다. 


그래서인지 마흔이라는 숫자가 가져다 주는, 누구나 비슷한 경험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그리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의 나라를 여행하며 일본과는 다른 나라와 도시, 지방의 문화를 접한다. 우리가 사회나 역사, 지리 수업을 통해서 유럽을 알아가지만, 현재의 그 곳을 알게 되는 것은 '여행'이 주는 장점이 아닌가 싶다. 가령, 그리스 사람들의 경우 인사를 많이 잘하고, 이탈리아 사람들의 경우 조깅을 하는데 멋을 부리며 혼자가 아닌 여럿이 달리기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덧붙여 그는 달리기에 대해 말한다. 여행지에서 그 동네의 길을 달리는 일이 즐겁다고 말이다. (달리기에 대한 책이 나오기도.) 그러나 로마의 경우 가장 달리기 하기 힘든 도시로 꼽았다. 왜냐하면 거리가 주차 되어 있는 차로 꽉 막혀있고 온통 개똥 투성이인데다가, 길거리에 질 나쁜 10대가 우글거리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그가 문학과 인생, 소설 쓰기에 대한 생각도 담고 있다. 그의 유명한 작품, '상실의 시대'와 '댄스 댄스 댄스'가 이 때 탄생하게 된다. 여행을 하는 동안 생긴 다양한 에피소드가 하루키의 소설을 만든 것은 아닐지 생각하게 만든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그의 특유의 유머와 문체가 독자들을 사로잡는 것 같다.    


이미지 출처 : 알라딘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한 장르가 있듯이, 책 표지 중앙에 그의 이름이 써있다. 작년인 2023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도시와 그 불확실할 벽"을 나는 1년이 지난 지금, 읽게 되었다. 그의 책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읽어 본 몇 권의 책에서 그 세계와 상상에 감탄한 적이 많았다.


이 책은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이 표현하는 '현실'과 '비현실' 사이,  '살아있는 것'과 '죽어있는 것' 사이의 "경계"를 오고 간다. 벽은 존재하나, 그것은 불확실한 벽이라고 이야기하면서... . 


열일곱 살의 '나'(소년)는 열여섯 살의 '너'(소녀)와 고등학생 에세이 대회에 3,4등 상을 받고 함께 하면서 서로 좋아하게 된다. 소녀는 소년에게 첫사랑이다. 그런데 소녀는 '높은 벽에 둘러싸인 도시'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림자를 버리고 두 눈에 상처를 내야 통과할 수 있는 그 '도시'에 대해서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소녀는 사라진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도쿄에 있는 출판 유통사에 근무하고 책을 다루는 게 좋아서 놀다가, 중년이 되어 산골 마을 도서관의 관장으로 취임한다. 그 도서관에는 전임 관장인 '고야스'씨와 사서인 '소에다'씨 그리고 '옐로 서브마린 소년"이 있었고 비밀을 간직한 채, 평온한 나날을 보낸다. 


 '나'는 부인과 아들을 잃고 재작년 가을에 세상을 뜬 '고야스'씨의 유령(영혼)과 대화를 나누게 된다. 또한 '높은 벽에 둘러싸인 도시'로 데려가 달라고 하는 '옐로 서브마린 소년'이 어느 날 사라진다. 그 사이 삼 십대 중반의 커피숍 여자와 사귀게 되지만, 첫사랑인 소녀와는 또 다른 감정과 느낌이다. 


 어느 날 사십대 중반의 현재의 '나'는 그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계절은 여름이었고, '나'는 열일곱의 모습으로 그 '소녀'와 재회한다. 또한 거기서 사라진 "서브 마린 소년"과 만나 하나로 일체화 되면서 '꿈 읽는 이"로서의 생활을 살아가게 되지만... . 시간이란 개념 없이 현재만 있는 그 세계에서 다시 빠져나온다. 소녀에게 '안녕'이란 말을 남긴 채... .       



"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은 30대의 무라카미 하루키가 한 문예지에 중편 소설로 발표한 후 43년이 흐른 끝에 3부 구성의 장편 소설로 완성해낸 작품이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시대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겪게 되면서 거기에 생겨난 "경계심"으로 세워진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반영하고 있다고. ...  

그래서인지  '벽'이라는 '경계'를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의 의식과 마음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면서, 이 책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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