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시작하고 SNS를 끊었다. 그렇게 8년이 흐른 지금...
2016년, 자그만치 8년 전
정체성의 혼란으로 SNS를 끊었다.
사춘기였냐고?
아니다. 그 쯔음 나는 20대 후반이었고
이미 직장경험도 있는 중고신입쯤의 나이였다.
여러 진로고민 끝에 새로운 직종에 도전했고
의도하진 않았지만 당시 나를 필요로 했던 곳은
조직이 아니라 개인, 프리랜서 시장이었다.
'공과 사를 구분하라'는 말을 실감하면서 살았던건
직종을 바꾸기 전 첫 직장에서 회사 사람들한테 어릴때부터 쓰던
SNS계정을 가르쳐주지 않는 수준정도로 해결됐었다.
그런데.. 여긴 뭐지?? 난 어떻게 해야하지??
프리랜서의 생활에는 공과사를 구분짓기도 애매하고
심지어 매우 적극적인 사람들 속에 사적인 사람과 공적인 사람을
구분해 내기도 쉽지 않았다.
그 와중에 나 역시 프리랜서로서 개인브랜드라는 사명을 가지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해야했고, 그때도 지금도 SNS는 무조건 해야한다는
기본 공식의 틀을 주입 받고 있었다.
틀린말이 아닌 것 안다.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다만... 브랜딩이 되어있지 않은데... 뭘 해야하지..? 포장만 잘 하라고?
아무것도 모르던 나는 당시 시야가 좁았고
스스로 납득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셀프브랜딩을 해 나갈 자신이 없었다.
신경써서 댓글을 달아주는 적극적인 분들의 시선이
온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사람들과 불편해지고 싶지 않았고,
지속적인 사회생활을 계속하면서 커리어를 쌓아가고 싶었고,
누군가의 말이나 시선에 눈치보고 휘둘리기 싫었다.
그렇게 나는 SNS세계에서 완전히 떠났다.
8년이 지난 지금,
나는 아직도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한다.
아직도 커리어 정체성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는다.
'넌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야?'
분명 8년 전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게 되었고
조금의 자신감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잘 모르겠다.
모든 걸 다 하는 '잡부'같다.
어쩌면 8년동안 모든걸 다 할 수 있는 '잡부'의 역량이 키워진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디에 포커싱을 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앞으로를 그려볼텐데 조금은 막막하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그린다고 그 방향대로 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걸 뼈져리게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여러가지 고민 끝에
다시 SNS를 시작해 보자고 마음먹었다.
완성도 높게 브랜딩 된 나를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나를 찾아가기 위한 과정의 도구로써 사용해보려고 한다.
나는 어떤 업(業)을 갖고 있는지
그 업(業)에 대해 어떤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는지
두서없이 써 내려가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사실 지금도 PTDS처럼 불편하다.
게시 버튼을 누르지 못할 지도 모른다.
내 이름을 걸고 사진을 걸고
내 생각을 이렇게 주저리 쓰는것들을
회사 사람들이 보거나, 나를 아는 사람들이 보게 하고 싶지 않다.
차라리 모르는 사람들이 보는건 괜찮은데...
아마 나중에 부끄럽지 않을까? 완벽하지 않은데... 싶은 마음이
깊숙히 자리잡고 있어서 인 것 같다.
아 몰랑~
이렇게 길게 쓴 글이 아까워서도
일단 게시해 보련다!
다시 읽으면서 퇴고는 안 할 것이다.
수정하다가 날 샐거고...
그럼 절대 게시하지 못 할테니..
그냥 하자!
계속 하자!
하기로 한 거 휘둘리지 말고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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