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딱지

채무자

by 원빌리


제가 빚을 극도로 싫어하게 된 데에는 뚜렷한 계기가 있습니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빨간딱지’를, 중학생 시절 제 눈으로 직접 보았기 때문입니다.


어린 마음에는 막연히 “우리 집이 가난해서 이런 일이 생겼구나”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용돈을 받는 것도 아니었지만 집에 보탬이 되고 싶어 중학생 신분으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고용해 주는 곳은 없었죠. 그때 결심했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 그래서 '부모'빚에서 벗어나야겠다.

고등학교에 들어서자마자 감자탕집에서 서빙을 1년, 만화책 대여점에서 2년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당시에는 최저임금이라는 개념도, 노동부 신고라는 것도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월 20만~30만 원 남짓 받는 돈을 모조리 부모님께 드렸습니다.

그게 잘한 행동일까요?


아니요. 절대 아닙니다. 자녀가 부모의 빚을 ‘함께’ 떠안는 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부모님에게도 악영향을 줍니다.


19살 고등학교 졸업 전에 취업을 나가 4시간 거리에 기숙사 생활을 했고, 그 뒤로 부모님은 저에게 은근히 기대하며 성인이 된 후에도 제 월급을 원했습니다.

결국 상황은 더 나빠졌습니다. 부모님은 고마워하기는커녕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되었고, 저는 채무자의 위치에 놓였습니다. 월급을 이체하지 않으면 독촉을 받았고, 마음대로 돈을 쓰지 못한다는 강박 때문에 결국 모조리 써버리곤 했습니다. 제 통장은 항상 0원이었고, 모으고 싶다는 의욕조차 사라졌습니다.

누구의 잘못일까요?


저는 제 잘못이라 생각합니다. 부모님은 죄가 없습니다. 제가 부모님을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자녀에게 돈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 자체는 잘못이지만, 부모의 빚을 대신 떠안는 건 온전히 제 선택이었습니다. 경제관념이 자리 잡기도 전에 부모에게 모든 것을 맡겼고, 부모님은 제 돈을 자기 돈처럼 여기는 데 익숙해졌습니다. 회사 동료 언니들이 무수히 말렸습니다.


“너 그러다 5년만 지나도 후회할걸?”


그 말이 제겐 큰 울림이었습니다. 그분들도 다 비슷한 경험을 했고, 결국 부모 빚을 끝까지 갚아줄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분들이 제 인생의 은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저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30대 중반, 두 아이의 엄마로 일하며 자산 10억 가까이를 모았습니다.

이제부터 제가 어떻게 투자해 왔는지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가난하게 태어난 것은 죄가 아니다, 다만 가난하게 죽는다면 그건 네 잘못이다. -빌게이츠>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