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물건을 사고 지출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저 또한 절약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작은 소비에서 얻는 즐거움은 분명 존재합니다.
제 유일한 취미는 ‘다이소’에 들러 청소 용품을 고르거나, 저렴한 색조 화장품을 여러 개 사서 메이크업을 즐기는 것입니다. 한 달 5만 원 정도 쓰지만, 적은 돈으로도 다양한 물건을 손에 넣을 수 있어 만족도가 큽니다. (요즘 다이소 제품들이 저렴하면서 질도 높습니다.)
남편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에서 소액 현질을 하거나 가끔 양주를 사는데, 한 달 평균 15만 원 정도를 씁니다. 양주는 보통 15만~20만 원짜리를 두 달에 한 번꼴로 구입합니다.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며 각자 즐거운 소비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저에게 가장 아깝게 느껴지는 지출은 단연 ‘택시비’입니다. 제가 사는 지역은 택시비가 비싸기로 유명할 뿐 아니라, 기사들의 불친절함도 자주 겪어왔습니다. 심지어 여성이라는 이유로 불쾌한 농담이나 성희롱성 대화를 들은 적도 있어, 처음부터 택시를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30분 거리는 걸어 다니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 시간 거리도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고, 어느 순간엔가 이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걷는 시간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제게는 작은 명상 같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어폰을 끼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도 있고, 그냥 발걸음 소리에 집중하며 마음을 비우기도 합니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동네의 작은 길이나 계절의 변화를 발견할 때면, 걸어서 다니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에서는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해?”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맞습니다, 어쩌면 궁상스럽고 유난스러워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혼자 있을 때 내가 돈을 아끼는 방식은 내가 정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아무도 피해 보지 않으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집에 돌아와 씻고 누울 때면 ‘오늘 하루도 알차게 보냈다’는 뿌듯함이 남습니다.
소비를 줄이는 이유가 단순히 아까워서가 아니라,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함입니다.
물론 가족이 함께하는 상황이라면 다릅니다. 자녀가 동행한다면 무조건 택시를 타거나 자가용을 이용합니다. 혼자 걸을 수 있는 건 제 선택이지만, 가족에게 불편을 강요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따릉이나 전동 킥보드 같은 공유 이동수단도 이용해 보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비용이 쌓이고, 안전 문제도 걱정되어 점점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낫습니다. 시내버스나 전철은 가격 대비 효율이 높고, 무엇보다 안전합니다.
가족 단위로 생활하다 보면 이동 수단의 효율은 더 중요해집니다. 택시를 타는 것보다는 자가용을 운행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기 때문에, 자녀가 생길 시점에 자차를 마련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희 부부도 신혼 초에 자녀 계획을 염두에 두고 소형 세단을 구매했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가장 잘한 소비 중 하나였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배운 건, 필요에 의해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였습니다. 절약도 습관이듯 소비도 습관입니다. 의미 없는 지출을 줄이고, 필요할 때는 과감히 쓰는 것. 그 균형을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결국은 가장 지혜로운 길이 됩니다.
결국 소비를 줄인다는 건 나를 불편하게 만들려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알아내고, 그곳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입니다. 불필요한 택시비를 아껴서 가족과 좋은 음식을 먹거나, 아이들과 추억을 만드는 데 쓰는 편이 훨씬 가치 있다고 믿습니다.
저만의 작은 원칙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30분 거리는 무조건 걸어 다닐 것
2. 택시는 꼭 타야 하는 명확한 이유가 있을 때만 이용할 것
3. 이동 수단에는 최소한만 소비할 것
아주 단순한 원칙이지만, 이 덕분에 삶의 만족도는 오히려 높아졌습니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인 대신, 정말 필요한 곳에 돈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걸어 다니며 얻는 건강과 뿌듯함은 돈으로 살 수 없는 보너스입니다.
<<부자가 되는 것은 수입이 아니라 소비 습관에 달렸다. - 켈리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