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시기

2030

by 원빌리


저와 제 배우자는 90년대생, 흔히 말하는 MZ세대입니다.


저는 주식 투자를 처음 접했을 때 사실 거부감부터 들었습니다. 이유는 제 인생 자체가 부정당하는 기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주식 투자는 망하는 지름길이다.”
“대출은 무조건 나쁘다.”


저는 이런 말들만 듣고 자라며 예·적금으로만 자산을 축적해 왔습니다. 그게 최선이라고 믿었고, 제 인생 최대의 퍼포먼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런 질문이 끊임없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내가 취업하자마자 주식을 샀더라면?’
‘내가 청약을 더 빨리 알아 신축 분양을 노렸다면?’
‘내가 결혼을 더 빨리 해서 자산을 불렸다면?’

끝없는 가정법 속에서 저는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러나 이 부정의 고리를 단숨에 끊어준 사람은 제 배우자였습니다.

배우자는 늘 제가 던지는 질문에 신중히 대답했습니다. 가볍게 넘기지 않고, 한 번 한 말은 반드시 기억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심지어 제가 “친한 사람이 있냐”라고 물으면 늘 “없어, 나 왕따야”라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선후임 가릴 것 없이 주변에서 늘 밥 먹자, 술 마시자, 함께하자고 붙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기준에서는 ‘안 친하다’였지만, 실상은 누구보다 인간관계가 넓은 사람이었죠. 가끔은 저와의 관계도 밖에선 “안 친하다”라고 하지 않을까 하는 우스갯소리까지 했습니다.

그런 그가 제 끝없는 후회 섞인 말에 단 한마디 했습니다.


“그래서?”

순간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이런 생각을 백 번 한다고 달라질 건 없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미 충분히 긍정적인 흐름을 타고 있었고, 과거를 붙잡고 있는 제 모습이 오히려 어이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이후 저는 투자 시점에 대한 나름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비혼이라면,
취업과 동시에 투자해야 합니다. 혼자 벌어야 하기에 아프기라도 하면 바로 끝장이 날 수 있습니다. 수입은 폭발적으로 늘기 어렵기 때문에 건강을 챙기며 오래 일해야 하고, 복리로 5억을 만들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딩크라면,
파이어족은 10억이면 가능합니다. 맞벌이로 소득을 최대한 끌어올려 단기간에 집중 투자 후, 저렴한 물가의 나라에서 거주하며 여행과 소박한 취미를 즐기는 삶. 충분히 현실적인 시나리오입니다.

자녀가 있는 기혼자라면,
최소 20억을 은퇴 목표로 잡아야 합니다. 자녀 교육비와 생활비는 성인 못지않게 들고, 대학 등록금이나 취업 초기 보증금까지 부모로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은퇴 자금을 깎아 쓰지 않으면서도 원금은 성장주, 배당주, 채권으로 나누어 굴려 모두를 책임질 수 있는 금액이 바로 20억이었습니다.

저는 30세에 둘째를 출산했습니다. 그 시기에 이미 네 살 자녀를 둔 회사 후임이 있었는데, 저는 이제 갓난아이를 막 키우기 시작하여 체력적으로 힘들어 늦은 출산을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니 저는 그때 이미 부채 없는 자가에 살고 있었고, 고정비가 적어 꾸준한 저축과 투자로 자산을 불릴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의 자산은 신혼 시절보다 5배 이상 커졌습니다.

반면 제 후임은 너무 일찍 결혼하고 큰 평수 구축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며 대출 상환에 허덕였습니다. 근속연수는 불과 1년 차이였지만, 자산 격차는 오히려 5배 이상 벌어졌습니다.

결국 답은 ‘무조건 빨리’가 아닙니다.


체력적·건강적 이점은 분명 있겠지만, 생활 수준을 낮추고 오래된 아파트에 저렴하게 거주하며 저축률을 끌어올려 복리라는 시간의 마법을 일찍 체득하는 것. 그 선택이 지금의 저를 만든 핵심이었습니다.


적절한 투자 시기를 위한 조언 3가지.


1. 투자 시점은 빠를수록 좋지만, 방식이 더 중요하다.
단순히 빠른 결혼이나 무리한 대출이 아니라, 생활 수준을 낮추고 복리의 힘을 일찍 경험하는 것

2. 가정 형태에 따라 은퇴 목표는 달라진다.
비혼은 최소 5억, 딩크는 10억으로 파이어 가능, 자녀가 있다면 20억 이상.

3. 후회보다 실행이 답이다.
과거를 되돌아보며 ‘만약’을 반복하는 대신, 지금의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결국 자산을 불리 길.




<<나무를 심기에 가장 좋은 때는 20년 전이었고, 두 번째로 좋은 때는 바로 지금이다. - 워렌 버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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