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휴대폰의 수명은 6년

짠순이는 저축이 쉽다

by 원빌리

나는 절약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고정비를 줄여야 한다. 그 이유는 변동 금액보다는 내가 계획 하에 쓸 수 있는 금액을 줄여야 예상 가능한 금액이 최종 저축액이 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휴대폰 또한 고정비라고 생각하는데, 휴대폰은 무조건 있어야 하는 물건이며 소모품이라 주기적으로 교체해줘야 한다. 그렇다는 건 오래 쓸수록 비용이 절감된다.


나는 폰을 한번 사용하면 최소 5년 정도 사용하는 편인데, 액정이 심하게 훼손된 게 아니라면 습기와 물이 닿지 않도록 테이핑을 살짝 해서 최대한 쓰다가 갈아탄다. 서서히 느려지는 폰에 적응을 해서 느려도 그런갑다 보다 하고 계속 사용하는데 남편은 내 폰을 사용할 때마다 한숨을 쉬면서 폰 좀 바꿔라 라며 매번 잔소리를 했다. "아직 충분히 쓸만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고, 최근 들어 정말 심각할 정도로 자녀 사진이 흐릿하고 이쁘게 찍히지 않아서 폰을 바꾸고 싶었다. 분명 26년에 바꾸려고 계획 중이었는데, 남편 사진 화질과 너무 차이가 났더랬다. 남편은 결혼하고 벌써 3번째 폰인데 나는 아직 그때 그 폰이다.


'자고로 휴대폰은 카톡이랑 유튜브만 되면 된다."



갤 s10으로 바꾼 이유는 단순하다. 갑자기 오목 게임이 하고 싶어서 오목을 다운로드하였는데 당시 갤럭시 알파였던 나는 당연히 단순 게임이니 돌아갈 줄 알았더랬다. 켜자마자 '지원하지 않는 OS입니다.'라는 문구를 보고 너를 떠나보내야 하는구나 하며 S10을 샀었다. 정말 걸레짝이 될 정도로 사용하고 나서 보내주니 뽕 뽑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지금 S10 휴대폰도 거의 걸레짝인데, 액정이 맨 아래 하나 중간에 실금 하나가 생겼다. 주변 사람들이 볼 때마다 대체 언제까지 쓸 거냐며 안타까워했다. 나는 오히려 그런 반응에 뭔가 나 좀 대단하다고 생각 됐는지 어깨까지 으슥했다. 물론 내 기준이 그렇다는 거다. 가끔 나를 잘 아는 지인들이 한 마디씩 덧붙이는데 돈도 벌면서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냐고 하면 너스레 떨며 웃고 말았다.


나도 꽤 짠순이지만, 내 친오빠도 비슷한 성향인데, 한창 우리 집에 집들이 와서 투자 얘기 저축 얘기를 하다가 오빠가 "이렇게 까지 구질구질하게 모아야 하나"라며 우울해하며 한숨을 쉬길래


"오빠 나는 한 시간 거리도 걸어 다녀."


라고 하니 오빠가 정색하며 "니는 좀 버스 좀 타고 다녀라." 하며 이상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괜히 말했다 싶었다. 같은 생각인 줄 알았더니 내가 좀 심하긴 했나 보다. 자차를 타고 다니면 출퇴근이 편하기야 하겠지만 회사 셔틀버스가 다니기 때문에 몇십 분 버리더라도 나는 항상 셔틀버스를 타고 다니고 어차피 다이어트도 해야 해서 간헐적 단식으로 음식량도 줄였다. 2-30분 거리는 항상 걸어 다녔고, 취미 생활은 아파트 헬스장 매달 1000원으로 해결한다. 유흥거리로는 유튜브를 좀 보거나 대부분 집안일로 시간을 보내니 하루가 짧아도 너무 짧다. 아참, 최근에는 브런치 글도 쓰기 시작했다.


비싼 취미도 시간과 돈이 많아야 즐길 수 있는 것이라 나는 값싸고 가까이서 할 수 있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 것도 고정비 줄이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최근 계산한 고정비를 보니 아래와 같다.


아파트 관리비 월평균 35만 원

자동차 유류비 15만 원

자동차 보험비 8만 원 (T맵 14프로 할인이 적용된 금액이다)

휴대폰 요금 알뜰폰 6600원 (알뜰폰 할인 적용금액으로 인당 3300원이다)

인터넷 21000원

간이 정수기 3000원

여행 비 5만 원

가족 보험비 35만 원

애들 학습지 20만 원

식비 20만 원 (+-20만 원 추가)

생필품 8만 원 (다이소 쇼핑을 멈출 수가 없다 ㅠ)


대충 170 정도가 나오는데, 생각지 못한 비용이 있을 수 있으니 200 정도로 잡았다. 따로 대출은 없고, 아직 까진 애들 옷은 중고로 싸게 입히는 편이다. 1년 예상 저축 목표액은 7천만 원 정도인데 상여금에 따라서 조금 더 증가될 것 같다.



안 사면 후회, 사면 더 후회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덜 후회하는 쪽으로 생각하며 저축하니 저축이 가장 쉽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산다. 안 쓰면 모이는 거였다.



-괌 여행에서 산 곤육몬 티셔츠. 짠순이 일지라도 포기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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