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 '이혜훈', 청문회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후보자 청문회로 보는 대한민국 공인의 위치

by 무화과

(이 글은 1월 23일 저녁에 쓴 글입니다)


지난 21일 이재명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 기자 질문에 등장한 한 인물이 있다. 바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이다. 신년 기자회견이 열리기 이틀 전 19일에 이혜훈 장관후보자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야당의 극심한 반대로 인해 청문회는 시작하지 못하고 중단되어 버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라며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쏟아져도 당사자의 해명을 직접 들어봐야지 않겠냐며 답을 했다.


대통령에게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라니. 도대체 어떤 일이길래 그런 걸까?


이번 공청회가 논란 한가운데에 있는 이유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것은 바로 실용이다. 정파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일을 잘하냐 못하냐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수정당에서 3선 의원을 했음에도 이혜훈 의원이 초대 기획예산처 정관에 적합한 능력을 가진 인재라고 판단한 이재명 대통령이 이혜훈 의원을 장관 후보자로 발표했다. 이혜훈 후보자 또한 이재명 대통령의 뜻을 존중하며 지금까지 경험을 통해 경제 살리기와 국민 통합에 힘을 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혜훈 후보자는 이틀뒤 기자 앞에서 사과를 했다. 바로 12.3 내란을 옹호한 과거 행동과 발언 때문이다. 후보자는 출근길 기자회견을 통해 과거 내란 옹호와 관련해 내란은 두 번 다시 있으면 안 되는 잘못된 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불법적 행위라며 허리 숙여 사과를 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한 점. 이혜훈 후보자가 속해있던 국민의 힘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국민의 힘은 장관후보자가 이혜훈 의원인 것을 발표하자마자 예정에도 없던 최고위원 회의를 열어 3시간 만에 후보자를 당에서 제명했다. 또한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과 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며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동료 의원들 또한 강도 높은 비난을 하며 청문회에서 철저한 검증을 할 것을 선언했다.


쏟아지는 이혜훈 후보자 각종 논란 속 진행된 청문회


본격적인 청문회가 시작하기 전에 이혜훈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주요 논란은 부동산 투기, 허위 청약 당첨, 갑질논란, 계엄 옹호등이 있었다. 오늘 오전 10시에 진행된 청문회는 여야 의원들을 가리지 않고 이 후보자에게 대한 날카로운 질문들이 이어졌다.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이혜훈 후보자는 논란이 된 갑질 논란, 부정 청약, 계엄 옹호 등 각종 의혹들에 대해 고개를 숙이며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혜훈 후보자에 대한 주요 의혹은 총 3가지이다.


첫 번째. 부정청약

이혜훈 후보자는 결혼식을 올린 장남을 미혼인 것처럼 속여 부양가족 수를 늘려 가점을 받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에 당첨되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보자는 장남이 결혼식을 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장남 부부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아 혼인 관계 유지가 어려우면 당시에는 유지가 불가능한 관계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반포아파트를 팔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는 수사기관의 결과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문회에는 증인으로 정수호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부정청약 소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또한 결혼식만 올리고 법적 혼인을 하지 않은 장남의 경우 또한 사실혼 관계를 숨시고 부양가족으로 등록하는 것은 부정 청약이 맞다고 밝혔다.


두 번째. 보좌진 갑질.

이혜훈 후보자가 바른정당 소속일 당시에 인턴직원에게 갑질과 폭언을 하는 음성파일이 공개되어 충격을 주었다. 당시 자신의 이름이 언급된 기사를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턴 직원에게 막말을 쏟아냈다. 이번 갑질에 관심이 쏠린 이유 중 하나는 작년 보좌진 갑질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였던 강선우 의원 사례가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이혜훈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상처받은 직원에게 진심을 사과의 뜻을 전했다. 또한 "지금 국민의 힘에서 전직 보좌진들에게 압박을 가하는지 다 듣고 있다"라는 발언을 해 박대출 국민의 힘 의원은 "청문위원의 모독이자 2차 가해"라며 거세게 항의했고 이후보자는 해당 발언을 취소했다.


세 번째 자녀 입시와 부동산 투기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장남에 대해 처음에는 '다자녀 전형'으로 입학했다 거짓답변이라는 지적을 받자 '국위선양자 전형'으로 정정했다. 이후보자는 시아버지가 오랜 기간 공무원 생활로 1982년 홍조근정훈장, 1990년에 청조근정훈장을 받아 당시 사회기여자 전형요건에 맞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헌법 11조 3항에서는 '훈장은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다.'라는 규정을 통해 이혜훈 후보자의 남편이 당시 연세대 교무부처장이었던 점을 감안해, 사회기여자 규정을 활용한 특혜입학 의혹을 해소하지 못했다.


또한 이혜훈 후보자의 배우자가 영종도 땅을 구매하고 1년 뒤 인천국제공항 개항으로 막대한 이익을 남긴 뒤 한국토지공사에 판 것으로 추정된다며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영종도 땅은 용도가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땅이었으며, 매입시기가 인천공항이 개항 당시 인근 지역에 대규모 투기가 있었던 점과 서울에 거주하고 있던 후보자 부부가 용도도 정확하지 않은 땅을 구매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인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 해당 토지는 한국토지공사와 인천도시개발공사에 팔렸으며 약 3배 가까이 되는 차익을 얻은 것을 알 수 있다.



공인으로서 이혜훈

모든 이들의 이목이 집중된 이혜훈 후보자 청문회는 23일 오전 10시에 시작해 글을 쓰는 지금까지 진행 중이다. 어렵게 열린 청문회였던 만큼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낱낱이 파해치는 청문회다. 나는 청문회를 보며 '대한민국 공인'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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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은 국가나 공공 단체 또는 사회단체 등에서 어떤 자격 따위를 공식적으로 인정함. 또는 공직에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혜훈 장관후보자는 후보자 임명 전에도 3선 국회의원을 지낼 만큼 공직에 있는 엄연한 '공인'이다. 그런데 부정청약, 갑질논란, 부동산투기, 계엄옹호 등등 수많은 의혹들을 보니 이 정도 수준이 한국 공인 수준인가 싶었다.


공인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공적 영역인 국정에 참여하는 만큼 책임은 강화된다. 공인의 핵심적인 의무는 자신의 행위 발언 판단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책임질 의무가 있다. 국회의원이 가지고 있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된 것이다. 공직에 있는 사람은 국민을 통치하는 사람이 아니라 책임을 지는 존재인 것이다. 위임된 권력은 '나'를 위해 사용된 것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돼야 하는 것은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봐도 될 정도인 '상식'이다.


그러나 과연 이혜훈 후보자는 부여받은 권력을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만 사용해 왔는지 의문이 든다. 이는 이혜훈 후보자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고성을 지를 뿐, 정작 답변을 들으려 하지 않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모습에서도 ‘공인다움’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그들의 태도는 공적 책임을 수행하는 자세라기보다 소란과 과시로 보였고, 우리는 그 장면을 통해 대한민국 공인의 민낯을 마주한 듯한 인상을 받았다.


과연 언제쯤 ‘국회의원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말에 냉소 대신 신뢰로 응답할 수 있을까. 그러한 순간이 오기 위해서는 정치인만의 변화가 아니라, 우리 역시 정치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나를 위해, 우리 동네를 위해, 그리고 사회를 위해 일하는 공인을 선택하고 감시하는 일이 결국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이혜훈 후보자는 결국 대통령 지명 철회로 장관직에 오르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