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만이 온다, 청담의 격이 달라진다

서울이 뉴욕·도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순간 — ‘아만 청담 호텔’ 상륙

아만의 진출은 언제나 ‘사건’으로 기록된다.

세계 단 35곳, 선택된 입지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이 브랜드는 단순한 숙박 시설을 넘어 도시의 위상을 다시 정의한다. 뉴욕, 도쿄, 그리고 이제, 그 목록에 서울 청담이 이름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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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한 가운데 리조트, 미국 아만 기리 전경 (출처: 아만 공식사이트)

처음 소식이 전해졌을 때 업계의 시선은 ‘자누(Janu)’에 쏠려 있었다.

자누는 아만의 세컨드 브랜드로, 라이프스타일과 웰니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방콕에 첫 호텔을 열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청담에는 자누가 아니라, 정통 아만 호텔이 들어선다. 이는 단순한 브랜드의 입점이 아니라, 서울이 세계 럭셔리 무대의 중심으로 향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스위스에서 시작된 ‘평화’의 이름

아만 공식사이트_abous us.png 아만 브랜드 스토리 (출처: 아만 공식사이트)

아만(Aman)은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하이엔드 럭셔리 리조트 브랜드다. ‘Aman’은 산스크리트어로 ‘평화’를 뜻하며, 이름 그대로 프라이빗함과 힐링, 맞춤형 서비스에 초점을 두고 있다.


아만의 역사는 19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싱가포르 사업가 아드리안 제카(Adrian Zecha)와 인도네시아 출신 아닐 타다니(Anil Thadani)는 태국 푸껫에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리조트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1988년 첫 리조트가 문을 열자마자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전 세계로 확장됐다. 현재 약 20개국에 30여 개의 리조트를 운영하며, 자연 친화적 건축·고급 인테리어·프라이빗 서비스로 초고액자산가층 사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자연에서 도시로 — 아만의 전환, 도심형 호텔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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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만 도심형 호텔 라인의 첫 시작, 아만 뉴욕 (출처: 아만 공식사이트)

1988년 푸껫의 리조트에서 출발한 아만은 오랫동안 자연과 건축의 경계를 허무는 방식으로 세계를 매료시켰다. 하지만 2018년, 브랜드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뉴욕 한복판 초고층 빌딩 안에 호텔과 레지던스를 결합한 초고급 복합 공간을 선보이며 브랜드 역사에 전환점을 그은 것이다. 2020년에는 도쿄 아자부다이힐스에 ‘아만 레지던스’를 열며 이 흐름을 이어갔다. 자연 속 은둔처에서 출발한 아만이 도심의 초고층으로 무대를 옮긴 순간이었다.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의 새로운 장을 여는 결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뉴욕과 도쿄는 단순히 고급 호텔이 아닌, 도시의 최상층 소비자를 위한 ‘완결형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아만을 받아들였고, 그 결과 브랜드와 도시가 서로의 위상을 끌어올렸다.


청담이라는 무대, 아만이라는 상징

아만청담_.png 아만청담 예상 조감도 (출처: 시행사 언론 보도자료)

청담은 한국 럭셔리의 지형도를 결정짓는 동네다.


명품 플래그십 스토어, 글로벌 갤러리, 파인다이닝, 그리고 초고액자산가 커뮤니티가 교차하는 장소. 도심 속 마지막 노른자 입지인 구 프리마 호텔 부지는 이러한 맥락 속에서 상징성을 더욱 키운다. 이곳에 아만이 들어서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도시와 브랜드가 만나는 지점에는 언제나 상징적인 공간이 존재한다.


아만은 브랜드 이름만 빌려주는 방식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호텔과 레지던스의 운영까지 직접 맡아, 공간의 품격과 라이프스타일의 완결성을 함께 설계한다. 도쿄 아자부다이힐스에서 이 방식은 일본 최고가 주거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청담 아만 역시 서울을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초상류층이 ‘살아가는 도시’로 자리매김시키는 기점이 될 것이다.



아만의 진출로 읽는 도시의 소비력과 브랜드 위상

아만의 진출은 단순한 고급 호텔의 입점이 아니다.

도시의 소비력, 문화적 위상, 그리고 글로벌 브랜드가 해당 도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정밀한 지표다. 아만은 수요가 검증된 초고소득 소비층과, 브랜드의 상징성을 함께 고려해 진출 지를 결정한다. 다시 말해, 아만이 들어온다는 것은 그 도시가 초고가 라이프스타일을 ‘지속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시장이며, 브랜드가 그 도시에 장기적으로 정착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뉴욕과 도쿄가 그랬다.

서울과도쿄아만비교.png 서울과 도쿄 아만 레지던스 비교 (출처: 해당사이트 및 기사, 아카이브 프레임 매거진 재가공)

아만은 두 도시에 단순히 호텔을 짓는 것이 아니라, 초고층 빌딩 안에 호텔과 레지던스를 결합한 모델을 구축하며 도시의 최상층 소비자를 포섭했다. 그 결과, 도쿄 아자부다이힐스의 아만 레지던스는 일본 부동산 시장의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며 도시의 브랜드 위상을 상징하는 공간이 되었다.


서울 청담 역시 마찬가지다.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 파인다이닝, 글로벌 갤러리와 자산가 커뮤니티가 집결한 청담은 이미 도시 소비력의 최전선에 서 있다. 여기에 아만이라는 브랜드가 들어온다는 것은, 서울이 단순히 ‘방문할 도시’가 아니라 세계 초고소득층이 ‘살아갈 만한 도시’로 인식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브랜드는 도시를 선택하고, 도시는 브랜드를 통해 스스로의 위상을 증명한다.


Editor's Note


국가 단위를 넘어서 도시 단위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규정하는 범위가 좁아지고 있다.

나는 미국에 살아요- 대신에, 나는 뉴욕에 살아요. 나는 일본에 살아요- 대신에, 나는 도쿄에 살고 있어요.

그리고 다음 순서는, 나는 서울에 살고 있어요. 이 차례가 온 것이다.


아만의 진출은 바로 그 교차점에서 발생하는, 가장 극단적이고 상징적인 장면이다. 호텔 이상의 의미 인 셈.

아만의 진출은 도시의 격을 완성하는 마지막 조각이자, 글로벌 무대에서 도시가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뉴욕과 도쿄를 거쳐 서울 청담에 이르기까지, 아만은 이제 도시를 무대로 초고급 라이프스타일의 패러다임을 다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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