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이디엠의 교양
너무 오랫동안 나를 방치했군요.
오랜만에 설렘을 느꼈습니다.
그림이던 글이던 어떤 것이든 하고 싶어요.
이 벅차오르는 마음을 최대한 기록해두고 싶어요.
얼마 전 저는 ‘댄스 댄스 당쇠르!’라는 만화책을 읽었습니다.
조지 아사쿠라 작가는 천재입니다.
그 유려한 그림체와 컷 연출, 거기에 걸즈 만화의 필수 요건,
그 스토리텔링이 완벽했습니다. 저는 오랜만에 설렘을 느끼고
그 ‘반짝거림을 동경하는 마음가짐’을 되찾았습니다.
걸즈 만화가 좋은 이유는 명확하지 않음에 있습니다.
우리 살면서 모든 부분이 명료하고 단순했던가요?
한 평범한 여자애가 자라면서 겪는 감정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것들을 표현해 내는 것 그것이 걸즈 만화의 정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소년 만화를 싫어합니다. 그것은 너무 이분법적입니다.
단순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성장하는 단순한 것은 너무 평면적입니다.
누가 나쁘고 누가 선한지 분별이 가능하고, 주인공은 늘 명랑하며 투지가 강합니다.
게다가 태어났을 때부터 천성적으로 주인공답고 그것이 당연한 게 싫습니다.
오카자키 쿄코, 조지 아사쿠라
선도 없고 악도 없는 그냥 사람. 그 텁텁한 감정 표현
세상에 당연한 건 없습니다. 어떤 선택으로 인해 그 주변과의 관계는
변화하고 세심하게 캐치하자면 다양한 빛깔이 묻어 나옵니다.
단순하지 않은 그 관계들과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욕망이 묻어 나오는 관계들이 좋습니다.
오늘 편지는 이만 마칩니다. 저는 어서 가서 그림을 그려야겠습니다.
정말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요.
동경하는 사람들처럼 하고 싶은 얘길 멋들어지게 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