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약 Jun 10. 2024

<김약사의 편두통일지> 책 출간 관련 TMI

기사가 나왔다


책이 나오면 출판사에서 여기저기(+신문사) 책을 돌린다고 한다. 

(홍보인가?)

그래서 기사가 나올 수도 있다고! 


혹시나 하고 기다렸는데, 기사가 하나 올라왔다.



얼른 들어가서 읽어봤는데, 다 아는 내용이다. 


다 발췌. 

새로운 내용 없음.

책 읽고 어땠다 한마디라도 좀 써주지...


아쉽구먼~









죽음의 수용소에서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이 쓴 책인데 내 인생의 책을 꼽으라 한다면 이 책을 꼽고 싶다. 원래 한 번 읽은 책은 다시 잘 안 읽는 편인데, 최근 몇 년간 자주 손이 갔다. 진실되고, 솔직하고, 다채롭다. 


단순히 나보다 객관적으로 힘든 사람도 있다는 걸 넘어 비극 앞에서의 일상과 대응에 담담한 위로를 받는다. 내면으로부터 힘이 차오른다.


인상적인 부분은 수용소를 나온 후 사람들이 잘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 

생각해 보면 수용소 그 이후의 삶에 대해 나는 한 번도 떠올린 적 없다. (현실이 지옥이니 벗어나면 마냥 좋을 거라 여겼지..)

그토록 나오기를 바랐으나, 당사자조차 그랬나 보다.









글의 형식


여하튼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을 언급한 건 언젠가 꼭 한 번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서지만, 글을 처음 쓰겠다 마음먹었을 때 떠올린 첫 번째 책이기 때문이다. '죽음의 수용소'를 읽은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이 책의 형식을 빌려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주 많은 소제목이 나열되며 내용이 전개된다.



소제목 빈도가 높고 아래 글이 짧다. 

내용에 더 집중하게 됐고, 좋은 의미로 인상적이었다.


편집자분께서 소제목이 너무 많아 흐름이 끊길 수도 있다는 의견을 주셨지만, 나는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원안이 주는 느낌을 원했기 때문에 소제목 빈도를 수정하지 않은 지금 버전으로 나오게 됐다.









책 작가 프로필


예상치 못하게 작가 프로필로 칭찬을 많이 받았다. 


작가 느낌 난다.
저자 소개가 멋지다.
진짜 작가 같다. 
프로페셔널하다!



모르는 것 같지만(나도 몰랐지만), 저자 소개 이거 내가 쓴 거다!

처음엔 출판사에서 나보고 쓰라길래 당황했는데(갑자기?!!), 생각해 보니 누가 써줄까 싶더라고...


내가 대단한 스펙이 있는 것도 아니고, 따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작가 프로필을 쓰기 힘들었다.

내가 나를 뭐라 설명해야 해? 

내 책을 읽는 사람에게 알리고픈 나의 신상명세가 무엇인가 고민고민...


내내 손도 못 대고 있다가 한탄 겸 가족 톡에 말했는데, 키워드를 슉슉 던져줘서 (글쓰기, 약사, 편두통, 위 안 좋음 등) 후루룩 취합하여 완성했다. 이렇게도 해결되는군.

가족의 도움을 톡톡히 받았다.



본문 수정 은 여러 번 거쳤는데, 작가 프로필은 거의 원안 그대로 나갔다. 

물론 삭제된 내용도 있다.









책 제목


책 제목은 출간 계약을 하고부터 바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참으로 마땅한 것이 없는 것.

차라리 ‘편두통일지’가 낫겠다 싶고...?


친구 추천도 받고 나도 여러 개 생각하여 출판사에 우선 적어둔 목록을 다 보냈다.


머리가 아픈 너에게

머리가 아픈 당신에게

두통으로 힘든 당신에게

두통으로 힘들었던 나에게

심각한 두통 환자입니다

두통이 환자에게

환자의 마음

환자로 살아가기

머리가 아픔

두통과 친구 하기

두통과 살아가기

아픔과 살아가기

현대인과 병

00살, 갑자기 환자가 되어버렸다

나아가는 중입니다

나는 환자다

내가 환자라니

하루아침에 환자

좀 아프면 어때 

보통의 환자

우리는 모두 환자!

당신은 나처럼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은 나처럼 헤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역시나 딱 이거다 싶은 게 없어서 기존 브런치와 블로그 제목인 '김약사의 편두통 일지'로 나오게 됐다.

(나는 '머리가 아픔'이나 '우리는 모두 환자'가 마음에 들었는데, 제목감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주변 반대도 있었음)









가문의 영광


책이 나오면 '가문의 영광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브런치에는 일기처럼 내 이야기 마음껏 썼는데, 책으로 만들며 개인적은 내용을 많이 덜어냈다. 당시엔 아쉬웠는데 지나고 보니 오히려 책을 추천하기 용이해졌다! 

(편집자님 의견을 듣길 잘했다)


내 주변으로는 다 알렸는데, 엄마는 내가 아팠던 내용이라 자랑 못하겠다고 하셨다. 쭉 같은 스탠스를 취하셨지만, 요즘은 살짝 말해봐도 될 같고? 하는 기색이 느껴진다. 책이 나옴으로 인해서...










가족의 반응



엄마 : 하루 만에 책 다 읽음

아빠 : 이틀 만에 책 다 읽음



노안이 오고부터 책을 잘 안 읽으시는데, 오랜만에 읽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

부모님이 이렇게 책 빨리 읽은 적은 처음이다. 동시에 같은 책을 읽은 것도...


책을 보기 전 미리 엄마, 아빠가 출연한다고 알렸는데, 아빠가 잘해준 걸로 나오냐고 물었다.

잘해줬냐고?



조금 나오는데 그게 궁금한가 봐. 정말 웃겨~


매거진의 이전글 <김약사의 편두통 일지> 책 출간 이벤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