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마음의 언어, 태도와 인사

by 최지우

어느 아침 출근길,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아이들의 발걸음을 보며 내 마음은 무거웠습니다. 혹여 내 딸아이도 저렇게 고개를 숙이고 힘없이 걷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을까요. 삶의 무게가 아직 버거울 어린 어깨들을 보듬어주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문득 교차로의 한 장면이 시선을 붙잡았습니다.

중학생 신호 도우미들 사이에서 한 여자아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입에 사탕을 문 채 안전바에 엉덩이를 걸치고 비딱하게 서서 멈춤 깃발을 들고 있는 모습. 아이는 아마 자신의 모습이 어떠한지 미처 알지 못했겠죠. 하지만 그 순간, 나 그리고 남편의 마음속에서는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고 있거나, 벌칙으로 나왔나?’라는 추측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다른 세 친구들이 확연히 다른 바른 자세로 서 있는 것을 보니, 그 비딱한 모습은 더욱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수많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그 친구에게서는 불만 가득한 태도만이 느껴졌으니까요.

우리는 이처럼 사소한 태도를 통해 그 사람의 품성을 가늠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이 태도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내게 태도는 곧 '내 생각'에서 비롯된 '행동'입니다. 어떤 마음가짐과 생각으로 임하느냐에 따라 얼굴 표정과 신체 제스처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법이지요. 어릴 적 학교 선생님들께서 “바르게 앉으라”라고 그토록 외치셨던 이유가 이제야 비로소 내게 온전히 와닿는 것을 깨달으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몸을 바르게 하는 것이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는 시작이었음을 그때는 알지 못했던 것이지요.

사람을 만나면 인사해야 한다고, 우리는 갓 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가르칩니다. 때로는 그 인사가 의무감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인사를 하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아이의 머리를 꾹 누르며 “인사해”라고 재촉했던 우리 모습도 있었을 겁니다. 배꼽에 손을 대고 고개를 90도로 숙이는 인사를 하지 않으면 예의 없고 버릇없다고 치부하는 사회적 통념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정말 그래야만 할까요? 코를 맞대거나 포옹을 하거나, 혹은 손을 흔드는 등 세계인의 인사법은 실로 다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특정 방식의 인사를 하지 않으면 사회 통념상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여겨지니 말입니다.

“인사만 잘해도 밥벌이를 한다”는 말은 정말 90도 인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인사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밝은 손인사, 따뜻한 눈 맞춤, 진심이 담긴 포옹 등이 그것입니다. 인사를 잘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그들의 얼굴에는 일단 미소가 가득합니다. 웃는 얼굴로 상대를 응시하며 진심으로 "잘 지내셨어요?"라는 인사를 건넬 때, 나 또한 절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안녕하세요?"라고 화답하게 됩니다.

태도와 인사는 단순히 겉치레가 아닙니다. 그것은 내면의 마음가짐이 투영된 가장 솔직한 표현이자, 상대방에게 보내는 나의 신호입니다. 오늘 아침 보았던 학생처럼, 불만 가득한 태도는 관계의 문을 닫아버릴 수 있지만, 진심이 담긴 따뜻한 태도는 사람들 사이에 긍정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어냅니다. 영유아의 정서적 돌봄과 보육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내게, 이러한 깨달음은 아이들이 행복한 삶의 주체자로 성장하는 데 있어 내면의 건강한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일깨워 줍니다. 우리 아이들이 마음을 다해 세상을 마주하고, 진정한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나의 역할임을 다시금 되새기게 됩니다.

월요일 연재
이전 01화친구같은 부모, 지게꾼의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