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층 스튜디오가 내 인생을 바꿨다.
2015년, 남편의 일로 호주 시드니를 떠나 미국 시카고로 이주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도시. 새로운 환경에 설레기도 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무료한 날들이 더 많았다. 거기다 춥디 추운 시카고의 한겨울에 도착했으니, 실내 운동이 더욱 절실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살던 아파트 1층에 작은 필라테스 스튜디오가 눈에 들어왔다. Pilates Proworks. 공간은 두 파트로 나뉘어 있었다 — 한쪽엔 리포머, 다른 한쪽엔 복싱. 퓨전 필라테스랄까. 뭔가 독특한 분위기의 그 공간이, 내가 처음 필라테스를 만난 곳이었다.
사실 나는 운동 자체를 오래 좋아해 왔다. 20대부터 꾸준히 헬스장을 다녔고, 호주에 살 때도 요가, 실내 암벽등반, 킥복싱, 실내 사이클링 — 이것저것 즐기며 살았다. 그 많은 운동들 중에서 필라테스에 꽂힌 가장 솔직한 이유는, 거창한 게 아니었다. 추운 겨울, 밖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같은 건물이라는 것. 그게 전부였다.
그런데 거의 매일 드나들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몸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자세가 달라지고, 코어에 힘이 생기고. 처음엔 그냥 편해서 다녔는데, 점점 하고 싶어서 가게 됐다.
조금씩, 조용히 — 나는 필라테스에 빠져들고 있었다.
좀 더 전문적인 환경에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렇게 찾게 된 곳이 몇 블록 떨어진 Club Pilates였다. 그곳에서 리포머 외에도 체어, 스프링보드 같은 다양한 기구들을 처음 접했다. 접할수록 더 빠져들었다.
주 2회로 시작한 게 어느새 무제한 멤버십으로 바뀌었다. 하루라도 안 가면 몸이 찌뿌둥한 지경이 됐다. 급기야 하루에 한 번은 꼭 리포머 위에 누워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른바, '1일 1 필테'. 그렇게 나는 필라테스 러버가 됐다. 러버에서 한 발 더 나아가게 된 건,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 내가 티칭하고 있는 시카고 다운타운 Club Pilates - West Loop지점 스튜디오 실내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