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 홀저 - 내 머릿속의 전광판
눈부신 불빛은 언제나 가장 위험한 곳에서 시작된다.
손에 닿을 듯 가까운 욕망은, 동시에 나를 삼키는 심연이다.
원하는 것이 곧 나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이 역설이, 지금 내 앞을 막아선다.
제니 홀저는 전광판과 벽, 광고탑을 캔버스로 삼았다.
그녀의 문장은 미술관이 아니라 거리에서 읽혔고, 일상의 틈에 파고들어 사람들의 무의식을 흔들었다.
그녀의 시대는 소비와 권력이 욕망을 증폭시키던 시대였다.
“Protect me from what I want.”
내가 원하는 것에서 나를 지켜다오.
-제니 홀저(Jenny Holzer, 1950~)
욕망은 결핍을 메우는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결핍을 낳는 기계다.
바라던 것이 손에 들어오는 순간조차, 그 끝은 공허로 이어진다.
이 문장은 욕망이 곧 위험임을 말하지 않는다. 욕망 자체가 보호받아야 할 공격자임을 드러낸다.
욕망은 우리를 움직이는 연료인 동시에, 태워 없애는 불꽃이다.
그 불꽃을 응시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의 한계를 본다.
원하는 것의 이면에 숨은 소멸의 힘.
밤거리의 전광판들을 볼 때 문득 그녀의 문장이 머릿속에서 번쩍거린다.
“Protect me from what I want.
내일, 나는 무엇을 원할까.
나를 연료로 삼는 나의 욕망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