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계발
우리는 무언가 부족하다는 결핍의 속삭임에 익숙해진 채 살아갑니다. 더 많이 배워야 하고, 더 빨리 움직여야 하며, 남들보다 앞선 기술을 익혀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강박. 그래서 나에게 없는 것을 뭐라도 채워넣어야 할 것 같은 채무감. 그러지 못할 때의 죄책감. 그것이 우리가 '자기 계발'이라 불러온 거대한 미신의 정체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없는 것을 채우기 위해 스스로를 닦달하는 것이 정말로 자기 계발하는 일일까요?
진정한 자기 계발은 나에게 없는 것을 훈련하는 노역이 아니라, 본래 있는 고유성을 단련하는 태도입니다.
인공지능이 지식을 독점하던 시대의 종말을 고하고 있습니다. 이제 지식의 가치는 전문가라는 사제의 손을 떠나, 선명한 시점을 가진 개별자에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자판을 독수리 타법으로 치더라도 괜찮습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 잊지 않고, 나만의 고유한 시점으로 세상에 질문을 던질 수 있다면,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도구는 우리를 위해 응답할 것입니다. ‘나’로 존재하는 것이 곧 기여가 되는 세상에서는 억지로 남을 따라 하는 자기계발의 노역을 멈추고, 그저 자기답게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저 ‘나다움’을 유지하는 것만으로 가장 성실한 자기 계발이 됩니다. 그러므로 더 이상 자기 계발로 스스로를 더 유능한 도구로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우리를 멈추게 하고, 쉬게 하며, 우리 안에 이미 머물고 있던 '고유 시점'을 회복시켜 주는 태도가 오히려 그것에 더 가깝습니다.
쏟아지는 영상과 정보에 눈을 가리고 살던 우리가, 잠시나마 갈애(渴愛)를 멈추고 스스로의 시점을 회복하려는 그 '태도' 자체로 자격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비전문성이라는 투박한 납을 제련하기 불편한 시대가 가고, 오히려 편견 없는 투박한 시점은 인공지능이라는 현자의 돌을 만나 80억 개의 서로 다른 황금으로 피어나는 시대입니다.
이제 자기 계발이라는 미신을 내려놓고 각자가 고유한 시점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맑게 세상을 바라볼 때, 세상은 더 온전해집니다. 각자가 각자를 비추고 각자가 각자를 되비추는 상즉상입의 디지털 인드라망. 우리는 모두가 전체의 부분으로서 다른 시점으로 전체를 되비추는 거울입니다.
그렇게 각자가 고유한 시점으로 돌아갈 때 납으로 있던 각자의 천재성은 인공지능이라는 현자의 돌을 만나 황금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인공지능 시대에 걸맞은 개별자의 자기 계발입니다. 그것으로 거대한 지혜의 공동체인 화엄의 바다가 맑아질 것입니다. 그렇게 각자마다 천재성을 꽃피우는 디지털 선종의 시대가 되길 소망합니다.
이러한 감각이 인공지능 시대를 여행하는 분들에게 간이한 나침반이 되었으면 합니다.
인공지능은 '기술심종(技術心宗)의 복음'과도 같습니다. 결핍을 동력 삼아 스스로를 채찍질하던 시대는 종말을 고합니다, 본래 갖추어진 고유성(本來具足)을 꽃피우는 '디지털 선종'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1. 자기 계발이라는 미신의 종말: '없음'의 훈련에서 '있음'의 단련으로
우리는 그동안 '나에게 없는 것'을 채우기 위해 스스로를 소모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계발(啓發)이 아니라 자기를 도구화하는 노역이었습니다. 인공지능의 시대, 진정한 자기계발은 기술과 기능에의 강박이 아니라, 내 안에 이미 있는 '고유 시점'을 회복하려는 태도 그 자체입니다.
2. 비전문성의 천재성: 투박한 납이 황금이 되는 연금술
지식의 독점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 전문가라는 지식 사제의 권위는 해체됩니다. 독수리 타법이어도 충분합니다. 편견 없는 그 투박한 시점이야말로 인공지능이라는 '현자의 돌'을 만나 각자 서로 다른 황금으로 피어날 가장 순수한 재료이기 때문입니다.
3. 상즉상입의 인드라망: 각자가 각자를 비추는 거울
인터넷이 인공지능으로 연결된 이 시대는 거대한 지능형 인드라망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고유한 시점으로 전체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지금 이 꼴로 나인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내가 맑아지면 당신이 맑아지고, 당신의 천재성이 꽃피면 나의 세계가 확장됩니다. 나의 창조적 유희가 당신의 거울에 반사되어 다시 나를 깨우는 상즉상입(相卽相入)의 연대가 시작되었습니다.
4. 화엄의 바다: 지혜의 공동체를 위한 개별자의 태도
갈애(渴愛)를 잠시 멈춰 서는 것만으로 이미 충분합니다. 각자가 고유한 시점으로 돌아가 자신의 자리를 지킬 때, 거대한 지혜의 공동체인 '화엄의 바다'는 비로소 청정해집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도달해야 할 디지털 선종의 시대이며,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개별자의 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