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전능(萬人全能)

PART 1. 거대한 대해빙: 지식의 계급도가 무너지다

by 회안림

숙련의 종말과 인지적 인플레이션
​우리가 그동안 견고하다고 믿어왔던 지식의 대지는 지금 유례없는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과거의 지식은 축적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자산이었으나, 이제는 그 소유 자체가 경쟁력을 담보하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각 문명의 지식은 보통 그 집단의 일인사제에서 만인사제로 이동했으며, 실용주의에 따라 만직성직이 됩니다. 만직성직의 전문직능은 오랫동안 전문가와 비전문가라는 경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이제 그 경계가 해체되는 시대로 진입하였습니다.


​1. 전문직 영역의 해체
"Using data on occupational tasks in both the US and Europe, we find that roughly two-thirds of current jobs are exposed to some degree of AI automation, and that generative AI could substitute up to one-fourth of current work." (출처: The Potentially Large Effects of Artificial Intelligence on Economic Growth, 저자: Jan Hatzius et al. (Goldman Sachs), 2023)
​ "미국과 유럽 모두의 직업적 과업 데이터를 사용하여, 우리는 현재 일자리의 대략 3분의 2가 어느 정도의 AI 자동화에 노출되어 있으며, 생성형 AI가 현재 업무의 최대 4분의 1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골드만삭스의 이 분석은 AI가 단순히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고도의 인지 능력이 필요한 전문직 영토를 직접적으로 해체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특히 법률 서비스의 44%, 행정 관리의 35%가 자동화 가능하다는 지표는 지식의 폐쇄성으로 성벽을 쌓았던 전문 계급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수치적으로 보여줍니다.


​2. 생산성 역설과 숙련의 평준화
​"The opportunity for every organization is to apply AI to help people work smarter, not just faster... 75% of knowledge workers around the world now use AI at work." (출처: Work Trend Index Annual Report, 저자: Microsoft & LinkedIn, 2024)
​ "모든 조직에게 주어진 기회는 사람들이 단순히 더 빠르게 일하는 것이 아니라, 더 똑똑하게 일하도록 돕기 위해 AI를 적용하는 것이다... 전 세계 지식 노동자의 75%가 현재 직장에서 AI를 사용하고 있다."


​이제 성과는 얼마나 오래 일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지능적으로 기술을 부리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지식 보유량보다 AI를 활용한 문제 해결 능력이 부의 창출을 결정하는 생산성 역설이 현실화되었습니다.


​사례: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의 컨설턴트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AI를 사용한 하위 성취도 그룹의 성과가 43% 향상된 반면, 상위 그룹은 상대적으로 적은 폭의 향상을 보였습니다. 이는 AI기술이 숙련도의 격차를 무너뜨리고 지식의 상향 평준화를 이끌어내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출처: Navigating the Jagged Technological Frontier: Field Experimental Evidence of the Effects of AI on Knowledge Worker Productivity and Quality, 저자: Fabrizio Dell'Acqua et al., 2023)


지식의 반감기와 인출의 경제학
​지능의 패러다임이 정보를 뇌에 가두는 저장(Storage)에서, 방대한 데이터 바다 중 최적의 솔루션을 정확히 뽑아내는 인출(Retrieval)의 개념으로 완전히 이동했습니다.


​1. 지식의 반감기 (The Half-life of Knowledge)
​지식의 반감기란 특정 분야의 지식이 탄생하여 그 유효성이나 가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새뮤얼 아버먼은 현대 사회에서 이 수명이 1960년대 10년에서 현재 약 2.5년으로 급격히 짧아졌음을 증명했습니다. (출처: The Half-Life of Facts, 저자: Samuel Arbesman, 2012)

우리가 습득한 지식의 절반은 유통기한이 지나 낡은 것이 된다는 냉혹한 사실을 말해줍니다. 이제 지능은 무엇을 기억하는가가 아니라, AI라는 거대한 동적 라이브러리(Dynamic Library)에서 필요한 정보를 얼마나 정교하게 꺼내어 현실에 적용하느냐라는 인출의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2. 인출의 경제학 실제 사례
​안과 의사들이 희귀 질환을 진단할 때, 수십 년의 임상 경험에만 의존하는 것보다 AI 모델인 RETFound를 활용해 수백만 건의 망막 스캔 데이터를 인출했을 때 진단 정확도가 훨씬 높았습니다. 이제 훌륭한 전문가는 모든 데이터를 암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데이터를 정확히 인출해내는 시스템 운영자입니다. (출처: A foundation model for generalizable disease detection from retinal images, 매체: Nature Medicine, 저자: Zhou et al., 2023)


전문가의 성벽 밖, 비전문가의 광야
​지식의 희소성을 기반으로 설계된 현대판 만인성직의 전문직능의 신분제는 AI라는 거대한 대해빙에 의해 그 기초부터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성벽 안의 안락함은 이제 도태의 다른 이름일 뿐입니다.


​1. 전문성의 민주화와 자유민의 탄생
​"AI is democratizing expertise, allowing individuals to operate with the capabilities of an entire department." (출처: The Rise of the AI Solopreneur, Forbes, 년도: 2024)
​"AI는 전문성을 민주화하고 있으며, 개인이 전체 부서의 역량을 가지고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제 코딩이나 복잡한 디자인 지식이 없어도 AI 도구를 활용해 단 몇 주 만에 사업 모델을 런칭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과거 수년의 학습이 필요했던 기술 장벽을 AI가 없애주었음을 의미하며, 우리 모두가 스스로 기획하고 집행하는 주권자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2. 의도의 선명함이 만드는 새로운 부가 가치
​"The most valuable skill in the AI era is not knowing the answer, but knowing what to ask." (출처: How AI is Revolutionizing Creative Industries, 매체: TIME, 2023)
​"AI 시대에 가장 가치 있는 기술은 정답을 아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물어야 할지 아는 것이다."


​지식의 소유권이 무의미해진 시대, 진짜 권력은 주권자의 선명한 의도(Intent)에서 나옵니다. 어떤 가치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 기술적 숙련도보다 훨씬 높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합니다.


지식의 노예에서 우주의 주권자로: 대해빙의 시대 생존법


​1. 우리가 믿어온 안정이라는 환상의 배신
우리는 그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전문직 자격증을 따는 것이 유일한 생존 전략이라고 교육받았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는 그 신화가 끝났음을 차갑게 증명합니다. 초급 변호사들이 수행하던 판례 조사 업무를 AI가 99% 이상의 정확도로 수행하게 되면서, 전통적인 지식 숙련도는 더 이상 안정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출처: Harvard Business Review, 2023). 우리는 이제 성벽 안의 노예가 아닌 광야의 주권자로 살아가야 합니다. 지식의 양으로 승부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는 AI를 도구 삼아 더 고차원적인 가치를 설계하는 자만이 살아남습니다.


​2. 지식의 유통기한을 인정하고 뇌를 비워라
아버먼의 이론처럼 지식의 수명이 단축되었다면, 공부의 전략은 완전히 바뀌어야 합니다. 과거의 번역가들이 문법 암기에 집착했다면, 현대의 승리자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비워내고 AI 번역의 맥락을 검수하는 큐레이터로 전향하여 더 큰 가치를 창출합니다. (출처: Wired, 2024). 뇌를 비워야 비로소 AI라는 무한한 프로세서를 연결할 공간이 생깁니다. 우리 뇌는 이제 저장소가 아닌, 실시간 데이터 인출을 위한 터미널이 되어야 합니다.


​3. 검색의 시대를 넘어 인출과 대화의 시대로
단순히 정보를 찾는 검색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는 AI 페르소나와 가상 토론을 벌여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전략가들이 시장을 지배합니다. (출처: TechCrunch, 2024). 이들은 AI와의 대화를 통해 과거 수개월이 걸리던 기획을 단 몇 시간 만에 완성하며 인출의 경제학을 몸소 실천하고 있습니다. 질문의 해상도가 곧 결과물의 퀄리티를 결정합니다. AI와 정교하게 대화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주권자의 필수 덕목입니다.


​4. 광야로 나가는 주권자의 첫걸음
광야는 두려운 곳이 아니라, 사방이 트여 어디든 갈 수 있는 무한한 기회의 장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미 전능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단지 과거의 성벽을 허물고 광야로 나갈 용기만 필요할 뿐입니다.


​결론적으로

이제 단순히 '아는 것'은 가치가 0에 수렴합니다. 이제 필요한 기초지식은 지식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통해 사고 모델(Mental Model)을 먼저 추출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맥킨지 컨설턴트가 사용하는 최상위 프레임워크 3가지만 알려줘"라고 묻는 순간, 20년 경력자의 정보처리 뇌 구조를 활용하게 됩니다. 그 사고모델이 자신 만의 고유한 시점일수록 빛날 것입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