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자리
“아얏-”
어린 세이는 귀가 따끔해서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할머니가 소독한 바늘로 어린 세이의 귓불을 콕 찔렀던 것이다.
“엄살은…”
할머니는 웃으며 바늘을 소독그릇에 담궜다.
“진짜 아프단 말이야…”
세이는 칭얼대며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바늘에 찔린 귓불에 조그마한 핏방울이 맺혀 있었다.
“어? 할머니 귀에 있는 점이랑 똑같이 생겼네.
할머니 점은 뭐야?”
세이는 자기 귀와 할머니의 귀를 번갈아 보았다.
“이건 할머니의 할머니가 남겨준 거란다.”
“우와—”
“그러니까, 언젠가 너도 네 손녀한테 남겨주면 되겠지?”
“그럼… 나, 되게 오래 살아야겠네.”
세이는 킥킥 웃으며 말하다 물었다.
“근데, 이거 하면 뭐가 좋은데?”
“흔적을 남기는 거지.”
“왜 흔적을 남겨?”
“그래야 할머니를 오래 오래 기억할 테니까.”
세이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뭐가 좋은데?”
“기억하면, 살아있는 거지.”
“어떻게?”
“기억하는 마음속에, 평생-”
세이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거, 엄청 소중한 거구나-”
“그렇지?”
할머니는 부드럽게 세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손길은 봄바람처럼 부드러웠다.
※ 작가 여담.
실제로 그런 친구가 있었다.
자기 마을에서는 아주 어릴 때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귀를 뚫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