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시간은 언제나
일주일의 기다림은 마치 사형을 기다리는 죄수의 마음과 같았다. 최근 속이 쓰리고 염증 수치가 경계선 바로 위였다는 사실은 그 불안을 더욱 키웠다. 의사는 결과를 바로 알려줄 것이지, “지난번 검사에서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의뢰했죠?”라는 말만 남긴 채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지 않았습니다.”
위염, 위혈관이형성증, 빈혈로 이미 취약해진 나에게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의뢰했다는 말은 일주일 동안 끝없는 부정적인 상상을 불러왔다. 진단과 후속 조치를 머릿속으로 수십 번 시뮬레이션했던 그 시간들이 부질없게 느껴졌다. 하지만 헛된 걱정으로 인한 시간과 돈을 아끼고, 무엇보다 심리적으로 해방된 느낌이 감사함과 교차했다.
헬리코박터균의 허상과 실상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는 1982년 호주 의사 배리 마셜과 로빈 워렌이 발견한 나선형 세균입니다. 위 점막에 서식하며 만성 위염, 소화성 궤양, 위암과 밀접하게 연관되죠. 하지만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실제보다 더 크게 다가올 때가 많습니다. 이것이 바로 ‘헬리코박터균의 허상’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오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무조건 치료해야 한다.
진실: 감염된 사람의 절반 이상은 별다른 증상이 없으며 평생 위암 등 심각한 질병으로 발전하지 않습니다. 모든 감염자가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며, 의학적으로 치료가 권고되는 특정 상황에만 제균 치료를 진행합니다.
오해: 헬리코박터균은 위암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진실: 세계보건기구(WHO)가 헬리코박터균을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것은 맞지만, 이는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하나의 요인일 뿐입니다.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며, 감염만으로 위암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오해: 헬리코박터균은 특정 음식이나 습관으로 쉽게 제거된다.
진실: 특정 식품은 보조적인 역할만 할 뿐, 이미 감염된 균을 완전히 박멸하기 위해서는 병원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감염 시 치료는 일반적으로 삼중 요법—두 가지 항생제와 위산억제제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90% 수준의 제균 효과를 보입니다. 필요시 사중 요법이나 2차 치료로 제균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치료 후 재감염은 성인에서 드물지만, 위생과 생활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깨끗한 물과 음식을 섭취하고, 손 씻기를 생활화하며, 가족 간 식기나 수저를 공유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스트레스 관리, 과식이나 자극적인 음식 자제, 정기적인 위 건강 검진도 권장됩니다.
안도감이 밀려오자 의사 선생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잔의 커피를 웃음과 감사와 함께 드렸다. 그동안의 불안과 긴장이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이 기분 좋은 축복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고기가 매일 먹고 싶다는 며느리와 아들, 그리고 “돈을 써야 경제가 돌아간다”는 남편을 위해, 밴댕이 속알배기 같은 내가 큰마음을 먹고 거금의 고기를 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는 축복이 앞으로도 계속 함께하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