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실에서는 동물의 몸을 감싸고 있는 부드러운 털을 면도로 밀어 피부를 노출시킨 후, 노출된 피부에 문지르거나 목구멍으로 밀어 넣는 등의 작업이 이루어진다. 목적했던 테스트가 끝나면 화장품 성분이 몸에 끼친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실험참여동물들을 죽이고 해부한다.
*실험동물로 내몰린 토끼들(출처: Cruelty Free International)
화장품 시판을 위한 국가기관의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제품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동물실험이 거의 최근까지도 필수불가결한 조건이었다. 따라서 유럽의회는 전 세계 국가 중 80%가 여전히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 판매를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물실험은 사람이 화장품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피부에 발라보고 결과를 확인하는 정도가 아니라 '수많은 반복 덧바름'의 결과를 실험한다. 심지어 등의 털을 밀어버린 쥐, 토끼, 기니피그의 피부에 덧바르는 신생 화장품이나 화학제품의 횟수는 '수천 번 덧바르기'로 묘사되기도 한다. 토끼 등 작은 실험동물의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 읽어지는 부분이다.
토끼는 의료기기, 화장품, 생리용 등의 자극성 시험에 이용되는 대표적 실험동물로 매년 수 만 마리가 실험실에서 사라진다. 특히 피부반응이 뛰어나 화장품이나 연고제 등의 독성실험에 활용되어왔다.
실험에 동원되는 동물은 토끼뿐만 아니라 누드마우스와 랫드 등 쥐를 비롯해 햄스터와 기니픽, 비글, 마모셋원숭이, 제브라피시 등으로 다양하다. 이들의 고통과 희생 덕분에 사람은 오늘도 안전한 화장품을 이용한 외모관리가 가능하다. 동물실험 중 몇 가지의 예를 들어보자.
*실험동물 토끼(출처: 동물자유연대)
* 보톡스 동물실험과 생쥐 *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화석기록에 의하면 집쥐의 최초의 기원은 신생대 초기인 기원전 1만여 년쯤으로 추정된다. 즉 농경생활과 함께 인간과 집쥐의 동거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쥐는 유전체 염기서열이 사람과 약 97% 유사성으로 신약물질 검증에 유용하게 쓰인다. 전염병 백신과 치료제 개발 목적의 동물매개실험에 인간과 같이 3만 개의 유전자를 지니고 인간 유전자와의 유사성이 높은 생쥐는 개체 간의 차이도 크지 않아 데이터의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훨씬 유리한 까닭에 실험동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인간의 안전한 보톡스 사용을 위한 실험에는 생쥐가 동원된다. 실험쥐의 복부에 보톡스를 주사한 후 주기적인 관찰을 통해 그들이 점점 마비되어 결국 숨을 헐떡이며 질식하여 죽어가는 수를 확인한다. 통증 완화제는 제공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고통이 심해지는 쥐는 끌려나가 볼펜에 의해 목이 부러져 사망한다. 등이 부러지면 쥐가 훨씬 고통스러우므로 직원들은 목을 부러뜨리는 연습을 미리 한다. 인간의 의약품 테스트를 위한 독성실험에는 첫 번째 실험종인 실험쥐에 이어 두 번째 종으로 개와 원숭이, 또는 미니 돼지를 사용한다.
화장품 업계의 동물실험은 피부와 눈등을 자극하는 고통스러운 실험이다. Dispatch(2017-10-21)에 의하면 동물실험실의 토끼들은 고정틀에 묶여 화장품 안전성 검사인 드레이즈 테스트를 받는다. 즉 마스카라가 눈의 점막을 어느 정도 자극하는지의 연구이다.
눈물이 거의 없어 눈깜박임이 없는 토끼가 화장품용 드레이즈 테스트에 적합한 동물로 선택되었다. 토끼들 눈의 점막에는 몇 시간 간격으로 화학물질이 발라지고 반복되는 덧바름으로 화학물질 범벅이 되어도 씻어 내릴 눈물이 흐르지 않는다. 토끼는 마리당 무려 3,000번 이상 화학물질이 주입된다.
목만 나오게 만들어진 틀에 갇힌 토끼는 눈 속에 수천번 발라진 화장품으로 인한 고통을 받다가 몸부림을 치느라 목뼈가 부러져 죽기도 한다. 그리고 쓰레기봉투에 담겨 태워진다.
지금은 살아있는 토끼 대신 부화가 덜 된 유정란이 든 시험관에 약물을 떨어뜨리고 혈관의 반응을 관찰하는 HET-CAM 테스트로 대체할 수 있게 되었다.
* 2023년 영국정부의 컨실러와 파운데이션의 자외선차단제 동물실험 논쟁
1998년 영국은 전 세계에서 최초로 화장품과 성분 안전성 실험에 있어 동물실험을 금지했으며, 2013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화장품 시장인 유럽연합(EU) 전역에서 동물실험 중단을 선포하고, 화장품 동물실험 및 동물실험이 시행된 화장품 수입까지 금지했다. 그리고 인도와 이스라엘등 이웃국가들도 화장품 동물실험금지에 참여했다. 연간 30만 마리의 동물이 화장품을 위한 동물실험에서 희생된 중국에서는 2014년 6월부터 중국 내에서 생산되는 화장품에 대체실험법을 인정하기로 하는 변화를 선택했다.
어떠한 화장품 실험도 금지한 지 10년 후인 2023년 영국 정부는 주로 여성들 용품인 얼굴 잡티 등을 숨겨주는 역할의 컨실러와 파운데이션의 자외선 차단제 성분인 호모실레이트에 대한 화학물질의 근로자 및 환경에 대한 안전성 확보 목적으로 하는 동물실험 재개 관련 사항을 고등법원에 승인요청을 하였다. 고등법원은 정부요청에 동의하였다.
영국정부의 이러한 일부 화장품동물실험요청은 영국 국내뿐만 아니라 EU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유니레버, 바디샵, 부츠 등은 고등법원의 결정과 정부 정책을 강하게 규탄 중이다.
* 자외선 차단제와 헤어샴푸의 화학물질이 산호초에 미치는 악영향*
자외선 차단제 성분은 화학적 원료로 무기자외선차단제는 이산화티타늄이나 산화아연과 같은 광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유기자외선차단제는 옥시벤존이나 옥티녹세이트라는 유기화학 물질을 사용한다. 이 성분들은 피부보호에는 유용하나 환경을 해치는 주범으로 몸속 신경체계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자외선차단제에는 유통기간을 늘려주기 위한 파라벤이나 내용물 변색 방지 목적의 유화제, 살균보존제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그중 벤조페논으로도 불리는 옥시벤존은 벤젠고리 두 개가 연결된 구조로 DNA 염기에 잘 결합하는 특성이 있다. 옥시벤존은 선크림 성분 중 65% 이상 함유되어 있고, 세계에서 판매되는 자외선 차단제 제품 3,500종 이상에 쓰이는 가장 위험한 물질이다. 자외선 차단 효과는 좋지만, 피부 접촉 시 흡수율이 높아 알레르기 원인이 되고, 호르몬 교란, 내분비 대사 장애 등의 원인이 된다. 어린이용 제품에 사용하면 안 된다.
연구에 의하면 매년 6,000~ 14,000여 톤의 자외선 차단제가 산호초 지역으로 방출되고, 자외선 차단제 속의 옥시벤존이 어린 산호초의 DNA를 손상해 기형을 일으키며, 산호초 성장과 암수의 균형 등을 방해한다. 산호는 껍질이 성장해야 몸이 성장하는 것에 맞춰 살아가는데 몸만 성장하고 껍질이 성장이 못해 그 안에서 갇혀 죽게 된다.
예를 들어 총물량의 1조 분의 1 정도인 62 ppt이라는 저농도에서 유해성이 관찰되었다. 즉 올림픽 경기용 수영장 7개 정도의 분량에 아주 옥시벤존 한 방울이 떨어진 상황으로도 산호초에 해로운 것이 발견되었다. 더구나 영향이 적을 것으로 추정된 태평양의 한가운 위치한 미국 하와이 주에서 이런 높은 농도가 관찰되었음은 소량의 옥시벤존이 산호초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연구진은 해석하고 있다. 이 성분은 흔히 쓰는 색조화장품, 마스카라, 립스틱, 헤어스프레이에 특히 특히 화장품 중에 많이 들어있다.
수년 전 호주 대보초 해안(The Great Barrier Reef)의 어느 수영장에는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수영장에 들어가지 말 것을 권유하는 안내판이 있었다. 수영장 입수를 위해 권유문대로 화장품에 들어있는 자외선차단제를 갑자기 닦아내는 수고를 할 관광객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했을까? 더구나 따가운 햇살아래 그대로 맨 얼굴을 내밀 수영객이 있기는 했을까? 실천하기 쉽지 않은 안내문이지만, 덕분에 자외선차단제의 피해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가 되었다. 그곳의 산호초는 이미 극성스러운 의 지속으로 인해 사람들로부터 큰 피해를 입어 파괴되는 중이었다. 30년 전 방문과 20년 전 방문 시기의 산호들과 바다색상이 확연히 차이가 나서 문외한인 일반인의 눈에도 산호생태계의 흔들림이 보일 정도였다.
립스틱이나 마스카라의 옥시벤존은 자외선으로부터의 색깔 변화방지제로 주로 사용된다. 옥시벤존은 내분비계 이상을 초래하는 호르몬 결합 물질로 피부흡수율이 높다. 옥시벤존이 들어 있는 립밤이나 향수 사용 후 알레르기성 피부염이 많이 발생하고 DNA 손상을 일으켜서 표피의 산화 혹은 세포 산의 촉진을 초래한다. 또, 동물 실험에서 투여 시 체중 증가나 간이나 심장기능 손상이 발견되었다. 그래서 바른 뒤에 눈이 시리거나 알레르기가 일어나는 경우 사용을 즉시 멈춰야 한다.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화장품이나 생활용품을 구입할 때 성분표에서 파라벤이나 옥시벤존, 페녹시에탄올 등의 유해 성분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 아직도 화장품실험을 위해 동물이 고통받는 이유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보고서에 의하면, 2016년 EU 전역에서 1,090만 건이 넘는 동물실험이 수행되었고, 영국에서는 2019년 한 해 동안 총 340만 건의 실험이 완료되었다. 또한 영국과 유럽에서 판매되는 수백 개의 화장품에 동물실험을 거친 성분이 포함돼 있음이 알려졌다.
가장 큰 이유는 화학물질의 사용으로부터 건강과 환경을 높은 수준으로 보호하는 EU의 ‘화학물질 관리제도(REACH)’에 있다.독성 데이터와 노동자의 안전 평가에 대한 REACH 요구 사항을 준수하기 위해 동물실험이 진행되고 등록자의 대체 실험 방법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동물실험을 권고하면, 해당기업은 동물실험을 할 수밖에 없다. REACH 법률 하에 화학물질 규제에 따라 동물실험 대상이 될 수 있는 화장품 전용 성분이 약 100여 종에 이른다.
" 대책 없이 '동물실험중지'를 주장하는 게 아니고*
오랫동안 수많은 연구자들의 헌신과 희생과 노력 덕분에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증가하고, 안전하게 화장품을 사용해서 자존감을 높이고 매력을 가꿀 수 있었다. 그리고 헤아릴 수 없는 동물들의 희생이 수반되었다. 수많은 동물보호활동가들의 헌신과 노력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동물보호의 필요성에 공감해가고 있다. 또한 UN과 IAHAIO를 비롯한 국제기관들에서는 "사람과 동물과 자연의 건강과 복지가 하나 One Health, One Wealth, One welfare"임을 알리는 중이다.
이제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대체실험이 가능한 부분이 늘어나고 있고, 기존의 실험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전에 대한 연구가 가능해져서 중복연구를 줄이면 실험동물의 희생이 감소될 수 있고, 고통을 인간처럼 느끼는 척추동물인 실험동물의 극단적 고통을 줄여주자는 실험동물복지정책인 3R 원칙(대체 Replacement, 감소 Reduction, 개선 Refinement)을 돌아보자는 데에 이 글의 목적이 있다.
* 자외선차단제 관련 용어 *
유난히 길고 뜨거웠던 여름 끝자락에 여름 내내 사용한 자외선차단크림은 SPF지수가 높을수록 피부자극이 높아 알레르기의 요인이 되기 쉽다. 또 그만큼 귀가 후에는 잘 닦아줘야 한다. 다음은 신세계에서 공유한 자외선차단지수 관련 정보이다.
UVA 차단 지수 PA
PA(Protection grade of UVA)는 UVA 차단 정도를 + 기호로 나타낸다. '+'가 하나 늘어날 때마다 차단력은 최소 2배씩 증가한다. 일상생활에는 PA++ 정도의 제품을 3~4시간에 한 번씩 덧바르고, 장시간의 야외 활동에는 조금 더 높은 등급의 제품을 바르면 된다.
UVB 차단 지수 SPF
SPF(Sun Protection Factor)는 자외선 중 UVB를 차단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로, SPF 15 이상만 돼도 일상생활에서 자외선을 차단하기에 무리가 없다. 오히려 SPF 지수가 높으면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으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
BROAD SPECTRUM SPF
브로드 스펙트럼 SPF는 UVA와 UVB를 모두 막아준다. 브로드 스펙트럼 SPF 15 이상의 제품을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다른 제품과 함께 사용할 경우, 피부 노화 및 피부암 등의 위험을 줄여주고 화상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다.